[스타트업-ing] 디케터즈 “친환경 박스, 농가도 선호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농작물도 디자인과 마케팅이 중요하다. 소비자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포장재나 로고 디자인을 갖춰야 하고 농작물의 특성에 맞는 브랜딩 및 마케팅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가는 농작물 생산 외의 활동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디케터즈는 농업 디자인 및 마케팅 전문 회사다. 초기에는 농가들의 로고 디자인 제작과 상품 패키지 디자인 관련 교육을 진행했지만, 브랜딩 및 마케팅 측면의 다양한 수요를 파악하고 보다 효과적인 농가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디케터즈는 농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디케터즈는 지난해 서귀포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디자인 및 포장 효율성을 강화한 친환경 농산물 박스를 제작했다. 스마트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칼렛스토어와의 협업으로 제작한 박스는 귤 농가 11곳에 제공했으며, 실제 농가와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를 통해 농가의 브랜딩에도 기여한 것이다.
최미주 디케터즈 대표를 만나 디케터즈와 친환경 농산물 박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디자인·마케팅 솔루션 제공, 디케터즈
IT동아: 안녕하세요, 최미주 대표님. 우선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미주 대표: 안녕하세요, 디케터즈 최미주입니다. 저는 산업 공예를 전공했고 패션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활동했습니다. 중국에 거주하면서 유럽, 미국 등 전 세계를 다니면서 일했어요. 당시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상품 기획, 디자인, 전시 등 다양한 업무를 했습니다. 이후에는 무역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외국 생활이 더 길어지면 이후 한국에 들어왔을 때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13년간의 외국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도에 정착했고 현재 디케터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IT동아: 현재 운영하고 있는 디케터즈는 어떤 회사인가요?
최미주 대표: 디케터즈는 농업 디자인 및 마케팅 전문 회사입니다. 초기에는 제 전공을 살려 디자인 관련 교육 사업을 했습니다. 학원을 운영했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지식배움터에 교육기관으로 등록하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외부 강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농업기술센터와 연이 닿아 디자인 관련 강의와 디자인 제작을 여러 차례 진행했습니다.
협업이 이어질수록 농가나 농업인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고, 디자인 외에도 브랜딩, 마케팅까지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농가들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현재 디케터즈는 홈페이지, 로고, 패키지 등의 디자인 제작과 함께 SNS 및 블로그 운영, 브랜딩 등 마케팅 솔루션, 농가나 농업인에 특화된 마케팅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또한 농가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이와 더불어 농가나 농업인을 위한 고객 관리(CS)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효과적인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농업 분야에 특화된 디케터즈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최미주 대표: 저희의 강점 중 하나는 종합적인 브랜드 전략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목표 시장의 정확한 파악, 경쟁 시장 분석 등을 통해 농가의 독자적이고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도록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농가는 자신만의 차별성을 토대로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어요. 물론 소비자에게도 좀 더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죠.
또한 저희는 농업 시장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제공합니다. 소비자 선호도, 시장 트렌드 등을 분석해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 및 실행함으로써 농가의 성과를 높이는데 기여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는 농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 지식을 토대로 디자인과 마케팅을 통합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농업의 경우 독특한 시장 환경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긍정적인 인상과 브랜드 인지도를 형성하기 위해 디자인과 마케팅이 통합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저희는 이러한 강점을 기반으로 농가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농가도 선호하는 친환경 박스
IT동아: 지난해 귤 농가를 위한 친환경 박스를 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최미주 대표: 지난해 8월부터 약 4개월간 서귀포 농업기술센터 지원으로 ‘작지만 강한 농부, 혼디귤농부’ 11개 농가와 친환경 패키지 지원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5kg 용량의 친환경 박스를 제작해 농가에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해당 사업을 진행하면서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박스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지인이 칼렛스토어를 추천했습니다. 칼렛스토어는 스마트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친환경 포장재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칼렛스토어를 직접 방문해 다양한 상품을 보고 저희에게 맞는 것을 선정한 후 그것을 기반으로 몰드, 사이즈 등을 다시 설계했어요. 칼렛스토어 디자인 서비스를 이용해 원하는 디자인의 도안 작업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친환경 포장재 전문 플랫폼이다 보니 덕분에 재질, 강도, 방수성, 친환경 등 여러 방면에서 우수한 박스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IT동아: 박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떤 특징이 있나요?
최미주 대표: 저희는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박스 모서리를 누르면 단단하게 잠기는 박스를 채택했고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스티커 대신 스탬프를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테이프 작업이 어려운 어르신도 편하고 빠르게 포장할 수 있었습니다.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실제 작업자의 편의까지 고려한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덮는 궤짝 형태로 디자인했습니다. 포개는 식으로 접으니 충분히 두꺼워져 완충재를 넣지 않아도 내부에 있는 상품을 안전하게 보호합니다.
IT동아: 실제 농가의 반응은 어땠나요?
최미주 대표: 박스의 모든 제작 과정을 농가 대표들과 함께했습니다. 연령대가 4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데, 어르신들도 함께 자리해서 원하는 이야기나 그림을 받아서 그것을 기반으로 도안을 만들었습니다. 대부분 촌스럽지 않고 예쁜 디자인을 원했는데, 그런 부분을 모두 취합했습니다. 제작 과정에서도 시제품을 보고 의견을 내면 바로 반영했습니다.
박스의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하다 보니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특히 친환경을 위해 무농약 재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농약에 친환경 박스까지 사용하니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들 박스는 실제 농가가 귤 판매 시 이용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주감귤박람회 때 전시도 했습니다. 한 농가에서는 박스가 튼튼하고 예뻐서 아이들 장난감 담는 용도로 재활용하고 있다는 소비자 후기도 들려주었습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디케터즈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미주 대표: 지난해 박스를 제공한 11개 농가의 경우 하나 같이 다음 시즌에도 계속 만들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들 농가의 디자인, 마케팅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데, 다음 박스 제작도 함께할 것 같습니다.
또한 저희는 현재 진행 중인 디자인, 마케팅 사업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대로 농업인이나 농작물에 최적화되고 디자인부터 마케팅까지 연결되는 AtoZ 솔루션을 제공해 각 농가의 브랜딩, 마케팅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사업 영역 확장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업 분야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저희의 디자인 역량과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좀 더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