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개선된 공간음향으로 몰입감 강화 ‘LG 톤프리 UT90S’

한만혁 mh@itdonga.com

[IT동아 한만혁 기자] 음향기기 제조사의 목표는 사용자가 음악에 몰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좀 더 편한 착용감을 위해 인체공학 디자인을 적용하고 내부 구조를 개선한다. 음악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도록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노이즈 캔슬링이다. 주변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음악에 몰입하도록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기능이다. 다양한 제조사가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는 제품을 내놨고 덕분에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를 달성했다. 최근에는 10만 원대 전후 제품에서도 기대 이상의 소음 감소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최근에는 노이즈 캔슬링을 넘어 공간음향이 주목받고 있다. 공간음향은 사운드 자체를 입체적으로 바꿔 생동감과 현실감을 더하는 것으로, 사용자는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할 때 한층 높은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다.

LG전자가 선보인 톤프리 UT90S(이하 UT90S)는 노이즈 캔슬링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지원하는 무선 이어폰이다. 지난해 선보인 톤프리 UT90Q의 후속작으로, 머리 움직임에 따라 소리의 거리감과 방향을 바꾸는 헤드 트래킹(Head Tracking) 기술뿐 아니라 관련 효과를 개인 취향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옵티마이저(Optimizer) 기능도 추가했다.

LG전자가 선보인 톤프리 UT90S / 출처=IT동아
LG전자가 선보인 톤프리 UT90S / 출처=IT동아

싹 바뀐 디자인

우선 UT90S의 디자인부터 살펴보자. LG전자는 그동안 고수하던 톤프리 디자인을 완전히 바꿨다. 이어버드는 기둥이 길게 뻗은 ‘콩나물’ 형태가 아닌 세로로 길쭉한 타원형이다. 300명의 귀 모양을 3D로 모델링하고 이를 기반으로 UT90S를 시뮬레이션하면서 최적의 디자인을 찾았다. 덕분에 귀에 잘 고정되면서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오래 착용하고 있어도 이질감이나 불편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바깥쪽에는 터치패드를 달았다. 터치 횟수에 따라 음악 재생 및 정지, 음량, 트랙 이동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길게 누르면 노이즈 캔슬링이나 주변 소리 듣기 모드가 실행된다. 각 기능은 전용 앱 ‘LG 톤프리’에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소리가 나오는 부분은 세로로 긴 모양이다. 이어팁 역시 그에 맞춰 세로로 긴 타원형이다. 덕분에 귓구멍을 효과적으로 밀폐한다. 소음을 효율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설계다. 이어팁 안쪽은 스펀지 소재를 덧대었다. 귀지나 먼지를 걸러내 이어폰 안쪽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이어팁은 크기에 따라 3쌍을 제공한다. 이어팁 안에 넣는 스펀지도 4개 더 들어있다.

이어버드와 이어팁 디자인을 바꿨다. 이어팁에는 이물질 유입 방지를 위해 스펀지를 덧대었다 / 출처=IT동아
이어버드와 이어팁 디자인을 바꿨다. 이어팁에는 이물질 유입 방지를 위해 스펀지를 덧대었다 / 출처=IT동아

케이스의 경우 전작은 화장품 케이스를 연상케 하는 원형이었지만 이번에는 가로로 긴 타원형으로 제작했다. 무광택 플라스틱 재질로 모서리를 둥글게 마감해 손에 쥐기 편하다. 뚜껑은 부드럽게 열고 닫힌다. 위아래를 연결하는 자석은 적당한 장력을 유지한다.

앞쪽에는 2개의 LED가 있다. 위쪽은 배터리 상태 표시등이다. 배터리 잔량이 부족하면 붉은색, 충전이 완료되면 녹색으로 바뀐다. 아래쪽은 UV나노 케어 표시등이다. UV나노 케어는 265~285nm 파장의 UV LED를 통해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폐렴균 99.9%를 살균하는 기능이다. 덕분에 이어버드와 이어팁을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UV나노 케어는 충전 중일 때만 작동한다. 상시 소독을 원하면 앱을 통해 설정을 바꾸면 된다. 참고로 케이스 뚜껑을 열 때 켜지는 파란색 불빛은 UV LED가 아닌 단순 조명 효과다.

케이스 내부에는 무드등을, 외부에는 동작 상태를 알려주는 LED와 플러그앤와이어리스 모드 버튼을 달았다 / 출처=IT동아
케이스 내부에는 무드등을, 외부에는 동작 상태를 알려주는 LED와 플러그앤와이어리스 모드 버튼을 달았다 / 출처=IT동아

케이스 왼쪽에는 플러그앤와이어리스 모드를 활성화하는 슬라이드 버튼이 있다. UT90S의 케이스는 블루투스 송신기 역할을 한다. TV, PC, 휴대용 게임기 등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는 오디오 기기를 무선으로 즐길 수 있게 돕는다. 이를 위해 USB 타입C - 타입A, USB 타입C - 3.5mm 케이블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각각 USB 타입C 단자를 UT90S 케이스에 꽂고 다른 쪽 단자를 원하는 기기에 연결해 음악이나 사운드를 재생하면 UT90S 이어버드에서 무선으로 감상할 수 있다.

뒷면에는 USB 타입C 단자를 배치했다. 배터리 충전이나 앞서 설명한 플러그앤 와이어리스 모드를 위한 단자다. 물론 무선 충전도 지원한다.

배터리 수명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끈 상태에서 이어버드 최대 9시간, 케이스 사용 시 최대 36시간이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면 각각 최대 5시간, 20시간이다. 5분 충전으로 최대 1시간 동안 음악을 재생하는 급속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크기는 케이스가 65.0x29.9x32.6mm, 무게는 이어버드 5.7g, 케이스 43.0g이다.

몰입감 높이는 공간음향·노이즈 캔슬링

LG전자가 UT90S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공간음향이다. 공간음향은 돌비 애트모스 헤드 트래킹, 버추얼 사운드(Virtual Sound) 기술로 구현한다. 우선 음악,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의 사운드를 입체적인 사운드로 변환한다. 3D로 제작한 사운드가 아니어도 충분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사용자 머리 움직임을 인식하고 소리의 거리감과 방향을 조절한다. 이전에는 음악을 듣다가 고개를 돌려도 왼쪽에 있는 악기는 계속 왼쪽에 있었다. 하지만 헤드 트래킹 기능을 켜면 음악 재생 시점을 기준으로 정면이 설정되고 이후 고개를 돌려도 음악이 나오는 방향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음악을 듣다가 뒤를 돌아보면 왼쪽에서 들리던 악기 소리가 오른쪽으로 간다. 영상을 볼 때도 왼쪽에서 이야기하는 배우는 내가 고개를 돌려도 계속 그 자리에 있다. 이어폰을 끼고 있지만 마치 영화관이나 무대에서 감상하는 느낌이다.

UT90S는 돌비 애트모스 헤드 트래킹과 버추얼 사운드로 한층 강화된 공간음향을 제공한다 / 출처=IT동아
UT90S는 돌비 애트모스 헤드 트래킹과 버추얼 사운드로 한층 강화된 공간음향을 제공한다 / 출처=IT동아

UT90S는 머리의 작은 움직임까지 감지해 소리를 변환한다. 듀얼 모니터 환경에서 한쪽 모니터를 보다가 고개를 다른 모니터로 돌려도 소리 변화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참고로 헤드 트래킹 기능은 이동 중 사용해도 상관없다. 걷다가 방향을 전환한 경우 처음에는 소리가 한쪽으로 쏠리지만 조금만 걸어가면 그 방향을 정면으로 인식해 무대가 이동한다.

이번에는 옵티마이저(Optimizer) 기능도 추가했다. 잔향 효과의 강도를 3가지 레벨로 조절할 수 있다. 콘텐츠나 개인 취향에 따라 원하는 만큼 효과를 더하거나 뺄 수 있다.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도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다 / 출처=IT동아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도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다 / 출처=IT동아

노이즈 캔슬링도 지원한다. 공간음향과 함께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다. UT90S는 사용자의 착용 상태를 감지하고 소음 감소 수준을 조절하는 적응형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적용했다. 덕분에 어떤 환경에서든 최적의 소음 감소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출퇴근길 대중교통은 물론 시끄러운 번화가나 카페에서도 주변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음악이나 영상에 집중할 수 있다. 특히 강의나 팟캐스트, 조용한 분위기에서 대사가 나오는 영화도 선명하게 들을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과 짝을 이루는 주변 소리 듣기 모드의 경우 듣기 모드, 대화 모드로 나뉜다. 듣기 모드는 주변 소리 전체를 들려주고 대화 모드는 사람의 목소리가 포함된 중음역을 키우는 방식이다. 목소리를 따로 분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과 대화할 때는 유용하다. 단 두 가지 모드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앱을 이용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기능을 선택하고 싶지만 다소 번거롭다. 또한 주변 소리 듣기 모드를 켜면 화이트 노이즈로 인해 외부 소리가 다소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UT90S는 3개의 마이크와 보이스 픽업 유닛(VPU)으로 통화 품질을 개선했다. VPU는 얼굴의 뼈, 근육을 통해 목소리를 감지하고 주변 소음을 인식한 후, 목소리와 불필요한 소리를 구분해 선명한 통화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덕분에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상대방에게 깨끗한 음성을 전달할 수 있다.

주변이 조용한 경우 속삭임 모드를 이용하면 된다. 오른쪽 이어버드를 입 근처에 두고 작은 목소리로 통화하는 기능이다. 이때 마이크는 오른쪽으로 고정된다. 큰 소리로 말할 경우 오히려 통화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속삭임 모드는 앱 내 톤프리 랩에서 설정할 수 있다.

전용 앱에서는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세부 설정을 조작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전용 앱에서는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세부 설정을 조작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전용 앱에서는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세부 설정을 조작할 수 있다. 주변 소리 제어, 이퀄라이저, 돌비 헤드 트래킹, 돌비 애트모스 옵티마이저, 터치패드 기능 등의 설정이 가능하다. 톤프리 랩을 이용하면 UV나노 동작 시간 설정, 게임 모드, 속삭임 모드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최대 2대의 멀티포인트와 5대의 멀티페어링도 지원한다. 멀티포인트는 2대의 기기에 동시에 연결하는 기능이며 멀티페어링은 초기 페어링 과정 없이 바로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이다.

단단하고 깔끔한 사운드

앞서 언급한 대로 UT90S는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공간음향과 노이즈 캔슬링 등의 기술을 적용했다. 하지만 이들 기능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사운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UT90S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그래핀 소재 진동판을 적용했다. 그래핀은 종이처럼 가볍지만 금속만큼 단단해 보다 풍부한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는 소재다. 또한 영국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사 메리디안과 함께 개발했다. 블루투스 5.4와 SBC, AAC, aptX 어댑티브 등의 코덱을 지원하고 스냅드래곤 사운드도 적용했다. 기본적인 사운드가 충분하다는 말이다.

단단하고 깔끔한 고품질 사운드를 구현한다 / 출처=IT동아
단단하고 깔끔한 고품질 사운드를 구현한다 / 출처=IT동아

전반적인 사운드는 단단하면서도 깔끔하다. 각 음역은 서로의 영역에 영향을 주지 않고 선명하게 분리되어 있다. 다양한 악기가 나오는 곡도 세밀하게 표현한다.

저음은 강하지만 잔향이 거의 없어 깨끗한 느낌이다. 보컬이나 리드 기타는 한 발 앞에 있어 강한 힘이 느껴진다. 고음역의 경우 다소 부드럽게 다듬었다. 덕분에 치찰음도 거의 없고 오래 들어도 피로감이 없다.

깊이감이나 공간감이 좋아 넓은 무대를 그려낸다. 여기에 돌비 애트모스 기능을 더하면 무대는 한층 더 넓어진다. 영화 ‘위대한 쇼맨’ OST나 아델 ‘Hello’ 같은 곡에서 그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참고로 돌비 애트모스 헤드 트래킹 기능을 좀 더 명확하게 느끼고 싶다면 레드 제플린 ‘Stairway to Heaven’이나 영화 ‘버드맨’ OST ‘Doors and Distance’를 추천한다. 좌우 분리가 선명해 입체감이나 헤드 트래킹 기능을 좀 더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UT90S는 공간음향을 경험하기에 충분한 무선 이어폰이다 / 출처=IT동아
UT90S는 공간음향을 경험하기에 충분한 무선 이어폰이다 / 출처=IT동아

최근 음향기기는 공간음향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새롭게 출시되는 헤드폰, 이어폰, 스피커는 물론 OTT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UT90S는 돌비 애트모스 헤드 트래킹과 버추얼 사운드, 주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단단하고 선명한 고품질 사운드를 통해 기존 이어폰보다 한층 강화된 몰입감을 제공한다.

게다가 공간 효과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옵티마이저, 인체공학 디자인과 이어팁 기반의 편안한 착용감, 다양한 기기를 무선으로 즐길 수 있는 플러그앤와이어리스, UV나노 케어 살균 기능 등 유용한 부가기능까지 겸비하고 있다. 주변 소리 듣기 모드나 다소 짧은 배터리 수명이 아쉽지만 공간음향을 제대로 경험하기에 충분한 최적의 무선 이어폰이다. 가격은 출시가 기준 24만 9000원이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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