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전윤종 원장, "산업기술 연구개발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IT동아]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이하 산기평)'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우리나라 유망 산업기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혁신사업을 기획, 평가, 지원하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산하 준정부 전문기관이다.
2009년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 설립되어 올해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기술주도 혁신성장, 기술기반 산업강국'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의 연구개발 정책에 따라 다양한 산업기술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본원은 대구광역시에, 서울과 대전에 각각 분원을 두고 있다.
지난 해 산기평 원장으로 부임된 전윤종 원장은 30년 간 산업부에서 통상무역 및 과학기술 정책/기획 업무를 담당했던 국가 산업기술 전문가다. 부임 후 그는 가장 먼저 원의 이름을 바꿨다.
"'관리'라는 단어 자체가 아무래도 상하 구조의 일방적인 활동의 뉘앙스가 있어서, 기술 연구개발의 주체인 기관이나 기업 등과 동등한 위치에서 상호 원만한 소통을 하려는 취지로 단어를 교체했습니다. 연구개발 전문기관으로서 사업/과제 기획에 좀더 충실하고 연구현장의 수요 반영을 강화하면서, 연구개발 사업을 '기획'하고 그 사업을 '평가', 지원하는 것입니다."
전 원장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기획’이 연구개발 성과 창출의 첫 단추라 여기고 있다. 따라서 연구개발 기획 강화는 현재 우리나라가 당면한 산업 이슈 해결과 전 세계 첨단기술 시장 선점에서 능동적 역할을 하리라 그는 기대한다.
산기평은 연구개발 전문기관 최초로 '롬 플러스(ROME+, R&D Open Meta Platform)'라는 데이터 기반의 혁신 플랫폼을 적용해, 2억 건의 기술 데이터를 분석, 가공, 개방하고 이를 토대로 한 데이터 기반 사업 및 과제 기획을 추진하고 있다.
"ROME+는 우리나라의 모든 기술 연구개발 데이터를 집대성해 기술 혁신의 단초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 원의 의지가 담긴 디지털 혁신 플랫폼입니다. 이 디지털 혁신에 대한 만족도가 90%를 넘은 만큼 그 성과도 긍정적이고, 다른 전문기관의 벤치마킹 문의도 부쩍 늘었습니다. 궁극적으로 전 산업기술 분야의 디지털 혁신으로 확대하고, 이로써 초격차 산업기술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고자 합니다."
산기평은 이에 따라 미래의 국가 경쟁 원동력이 될 핵심 산업 분야인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디스플레이, 로봇, 바이오 등의 초격차 산업에서 연구개발 형태의 과제를 기획하고, 이를 수행, 개발하는 중소/중견/강소기업 또는 연구소, 대학 등을 육성 및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전 원장은 취임 후 1년 동안 원의 내외부 내실과 역량을 강화했다. 연구현장에 걸림이 되는 개발 규제는 선제적으로 완화하고, 제도나 정책의 보완점은 정부에 적극 건의함으로써 연구자와 정부간 중간자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이를 인정받아 올해까지 국가 청렴도 평가에서 7년 연속 ‘우수’ 등급을,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도 ‘A’ 등급을 받았다.
"대내적으로는 우리 원 내부 구성원 간의 원활한 소통과 투명한 업무 처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현장 소통에 집중하며, 건설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토록 독려하고 있고요. 원내 메신저를 열어 두고 직원들의 자유로운 생각과 의견, 아이디어를 항상 귀담아듣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려, 다른 나라와의 연구개발 교류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미국-중국 경제 대립 등으로 국가의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공급망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우리 원도 다각적 접근법을 시도하려 합니다. 소부장 연구개발 핵심 품목의 기술 내재화, 경제안보 핵심 품목의 투자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고, 소부장 으뜸기업을 선정, 지원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육성하려 합니다. 또한, 기술 자립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해 미래 첨단소재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산기평은 현재 첨단산업 분야의 국제공동 연구개발 사업 지원을 비롯해, 글로벌 혁신기관과의 협력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국내외 연구자가 참여하는 ‘글로벌기술전략포럼’을 매년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 개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대한민국 산업기술 R&D대전'을 30년째 주관하고 있다. 올해는 오는 12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며, 산업부와 산기평이 지원한 우수 연구개발 결과를 국민과 공유하고, 미래 유망 기술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기술 교류의 장이다.
이외 올해 미국 항공사인 보잉, 반도체 산학연구 컨소시엄(SRC), 사우스웨스트 연구소(SwRI) 등과 중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최근 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암빅(AMBIC), 솔리드파워(Solid Power), 매스로보틱스(Mass Robotics) 등과도 첨단산업 분야 기술협력을 체결했다. 전통적 기술 강국인 독일과는 반도체, 인공지능, 미래 자동차 분야의 기술 협력센터를 설립했고, 로봇 산업기술 관련 협력도 강화했다.
"대외 협력 경험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미래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이나 스웨덴 등과도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국내외 연구자가 자유롭게 협업할 수 있는 개발 환경을 조성하려 합니다. 아울러, 해외 연구자가 우리나라 연구개발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거나, 공동연구 성과가 우리나라에도 유입될 수 있도록 지식재산권 활용 방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 원장의 3년 임기 중 지난 1년 간의 활동은 이렇듯 '내부 결속'과 '외부 확장'이라는 두 키워드로 나뉜다. 1년의 짧은 기간이지만 내외부의 성과도, 그에 따른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후 2년은 전 원장에게도, 기술평가원에도, 나아가 국내 연구개발 분야에도 귀중한 시간이다.
"재임 중이든 퇴임 후든 무엇보다, 우리 원 450여 명의 구성원들이 스트레스 없이 사명감을 가지고 기술 연구개발 육성/지원 업무에 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관련 기업/기관 관계자들이 자유롭게 기술개발을 이어가도록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국가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토대라 생각합니다. 올 한해 연구개발 기획과 평가 역량 강화에 집중한 대로, 내년 이후도 조직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고 글로벌 협력을 좀더 확대하는데 집중하겠습니다.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효과도 물론 기대합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