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복귀로 끝난 오픈AI 쿠데타…'AI 개발론'에 무게추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세간을 떠들석하게 만든 오픈AI 내홍 사태가 샘 올트먼(Sam Altman)의 복귀로 결말지어졌다. 인공지능(AI) 개발의 속도와 안전성을 놓고 불거졌던 갈등이 개발 노선에 선 올트먼의 승리로 끝나면서 오픈AI의 사업 확장과 개발 속도에도 더욱 추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오픈AI는 지난 22일(이하 현지 시간) 올트먼이 오픈AI 최고경영책임자(CEO)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샘 올트먼과 함께 회사를 떠났던 그레그 브록만(Greg Brockman) 전 이사회 의장 또한 회사에 다시 합류했다. 샘 올트먼을 축출했던 이사회는 지식 공유 플랫폼 쿼라(Quora)의 CEO 애덤 디엔젤로(Adam DeAngelo)를 제외하고 모두 퇴진하고 새 구성원이 합류하면서 사실상 물갈이 됐다. 새 의장에는 브렛 테일러(Bret Taylor) 전 세일즈포스 CEO가 이름을 올렸고,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미 하버드대학교 교수도 새롭게 합류했다. 여기에 올트먼까지 포함해 4명으로 출발한 새 이사회는 향후 9명까지 인원을 늘릴 예정이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앞서 오픈AI는 지난 17일 “올트먼이 계속 회사를 이끌 능력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울트먼을 해임한 바 있다. 구체적 해임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외신들은 AI 개발의 속도를 중시하는 노선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노선 사이의 갈등이 폭발한 사건으로 평가했다.

샘 올트먼 축출을 주도한 이사회 구성원들은 AI의 개발의 속도보다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반면, 올트먼은 과감한 개발과 사업 확장에 초점을 뒀다. 오픈AI는 범용 AI로 인류에 헌신하는 데 목적을 둔 비영리 연구단체로 출발했지만, 막대한 연구 비용을 조달하고, 단체를 유지하기 위해 별도 영리 법인을 설립해 샘 올트먼의 주도로 영리 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출시한 챗GPT가 열풍을 일으키며 약 860억 달러(약 111조 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스타 기업으로 떠오른 게 오히려 갈등의 화근이 됐다.

비영리 단체에 뿌리를 둔 이사회 눈에는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와 사업 확장에 몰두하는 올트먼의 행보가 AI의 안전성 우려를 무시하는 것으로 비쳐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트먼은 최근 사우디 국부펀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 주요 투자자들과 접촉하며 AI 칩세트 스타트업을 만들려 시도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행동 또한 이사회의 심기를 거스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올트먼과 이사회의 갈등이 이미 1년 넘게 이어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조지타운 대학 보안·신흥 기술 센터 이사이자 기존 이사회 구성원이었던 헬렌 토너(Helen Toner)와의 갈등이 극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헬렌 토너가 센터에서 공동 집필한 논문에서 경쟁사인 엔스로픽은 칭찬하고, 오픈AI는 비판한 게 올트먼의 불만을 샀다. 결국 둘 사이 갈등이 표면화된 후 이사회가 올트먼이 아닌 토너의 편에 선 게 이번 축출 사태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 출처=셔터스톡
샘 올트먼 오픈AI CEO / 출처=셔터스톡

하지만 이사회와 달리 오픈AI 직원 대다수는 샘 올트먼의 편에 서면서 상황이 다시 반전됐다. 오픈AI 직원 약 770명 중 700명 이상이 반발 성명에 이름을 올리며 기존 이사회의 퇴진과 올트먼 복귀를 요청할 정도로 여론이 악화됐다. 이처럼 사태가 극단적으로 치닫자 축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 또한 입장을 뒤집어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수츠케버는 “이사회의 행동에 동참한 걸 깊이 후회한다”면서 “오픈AI를 해치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오픈AI 내홍이 사실상 올트먼의 완승으로 끝나면서 AI 개발과 상용화에도 거침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AI 개발과 안전성 사이 무게추가 개발 쪽으로 기울고 있는 건 오픈AI만 겪고 있는 일은 아니다. 책임 있는 AI 개발을 강조했던 빅테크 기업들이 AI 경쟁이 심화하자 슬그머니 AI 안전성을 담당하는 팀을 축소하거나 해체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3월 관련 팀을 해체했고, 메타 또한 최근 ‘책임감 있는 인공지능’ 팀을 해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오픈AI 이사회 재편으로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지분을 49% 보유하고 있지만 의사회 의석이 없어 그동안은 오픈AI 의사 결정에 관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며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새 이사회 합류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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