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에듀캔버스 “적성·진로, 종합 진단으로 개인 맞춤형 교육 제공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적성과 진로는 조기에 찾는 것이 유리하다. 좀 더 효율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없이 앞날을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찾지 못한 채 학교 교육을 받고 있다.
진로 및 취업 교육 업계에서 강사로 활동하던 이에렌 에듀캔버스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의 흥미, 적성, 성향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관련 직무를 미리 체험하면서 자신에게 적합한 미래를 설계하는 진로 교육 솔루션 ‘α-612’를 만들고 있다.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위해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우수한 강사진과 메타버스를 활용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에듀캔버스는 진로 교육 솔루션을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추후에는 성인 진로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에듀캔버스를 이끌고 있는 이에렌 대표를 만나 α-612와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진로 교육 개선을 위해 창업
IT동아: 안녕하세요, 이에렌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에렌 대표: 안녕하세요, 에듀캔버스 이에렌입니다. 저는 10여 년 동안 진로, 취업 분야의 교육 업계에서 강사 활동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고, 그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지난 2022년 8월 에듀테크 기업 에듀캔버스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IT동아: 에듀캔버스를 설립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에렌 대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다 보니 많은 불편함과 숨겨진 니즈를 알 수 있었습니다.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학생들이 자기 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교육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앞으로 뭘 할 수 있고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컸어요.
또 하나는 지역별 교육 접근성 차이가 크다는 것입니다. 지방에 있는 학교의 경우 특강이나 외부 교육을 진행하려고 해도 강사 섭외가 어려워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어요. 지리적인 문제가 커요. 대부분의 강사 인력이 수도권에 몰려 있거든요. 아무래도 진로나 직업에 대해 체험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어요. 이런 부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취업 교육 중 하나로 기업가 정신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문득 학생들에게 강의 하는 내용을 나는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더군요. 그래서 전문성을 기르고자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에 진학했어요. 그러면서 앞서 언급한 문제들에 정면으로 도전해 보자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마침 교육부에서도 학생들의 진로 및 진학 방향 설계를 중시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어요. 중학생 대상 자유학기제나 고교학점제가 대표적인 예인데요.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학기제 수업입니다. 고교학점제는 2025년에 전체 고등학교에 적용되는 제도인데, 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는 제도에요. 이를 통해 진로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제대로 준비하라는 것이죠. 대학교에서도 입시 면접 때 전공 관련 준비를 얼마나 했는지에 비중을 두는 추세거든요. 저는 이 부분에서 사업의 기회가 있다고 판단해서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학생의 진로와 미래 설계를 돕는 에듀캔버스
IT동아: 에듀캔버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에렌 대표: 에듀캔버스는 진로 및 취업 전문 교육 기업입니다. 에듀테크와 체험, 게이미피케이션을 융합한 교육으로 학생들이 진로와 미래를 설계하도록 돕는 3단계 진로 교육 솔루션 ‘α-612’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IT동아: 진로 교육 솔루션 이름이 특이합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이에렌 대표: 요즘 학생들을 알파(α) 세대라고 하잖아요. 그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α’를 붙였고요. ‘612’는 프랑스 소설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가 살고 있는 소행성 ‘B612’에서 따왔습니다. 소설을 보면 어린 왕자가 여러 행성을 다니면서 자신이나 세상에 대해 알게 되는데, 저희 솔루션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직무와 직업을 탐색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돕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IT동아: 3단계라고 하셨는데요. 어떻게 구성되나요?
이에렌 대표: 첫 번째 단계는 학생들의 흥미, 적성, 성향을 종합적으로 진단합니다. 학생들의 진로를 결정하려면 다양한 요인을 다각도로 살펴야 합니다. 저희는 교육학 석박사로 구성된 연구진과 협업해 성향을 확인하는 성격 5요인, 직업적 흥미를 확인하는 홀랜드 성격 유형,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 등 다양한 이론을 기반으로 개인의 흥미, 적성, 성향, 가치관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문항을 개발했어요.
두 번째 단계에서는 앞서 진단한 내용을 기반으로 학생에게 적합한 학습 유형과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학습 콘텐츠는 관련 학과 정보 및 직업 정보, 직무전문가 영상, 직업 체험관 등인데요. 이를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관련 정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를 통해 해당 직업을 미리 체험해 볼 수도 있어요. 세 번째 단계는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심화 컨설팅과 학습 관리를 제공합니다. 학습 노트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α-612는 학생의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진로를 진단하고, 개인 맞춤형 진로 학습 콘텐츠로 진로를 탐색하며, 이를 바탕으로 심화 컨설팅 및 학습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솔루션이죠.
IT동아: 현재 개발 단계는 어떻게 되나요?
이에렌 대표: 현재 진로 진단 및 직업 체험관은 개발 완료한 상태입니다. 저희 홈페이지를 통해 체험할 수 있어요. 나머지 부분은 한창 개발 중인데요. 내년 상반기에는 3단계까지 완성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저희는 특히 AI 알고리즘 개발에 신경 쓰고 있어요. AI 알고리즘은 1단계에서 진단한 내용을 기반으로 진학 및 직무 계열을 예측하고 학습 유형과 콘텐츠를 추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죠.
현재 실제 학생들의 유형과 그들이 선택한 대학 학과를 비교 분석하면서 특정 유형에 속하는 학생이 선호하는 학습 유형과 학습 콘텐츠에 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어요. 내부에 AI 관련 인력, 외부에 AI 전문가를 자문으로 두고 꼼꼼하게 개발하면서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입니다. AI 알고리즘이 적용되면 개인 맞춤형 학습 유형 및 콘텐츠 추천을 좀 더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IT동아: 직업 체험관에는 어떤 직업이 있나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에렌 대표: 현재 26개 직업 체험관을 구축했어요. 크게 일반 직업관, 미래 직업관으로 나뉘는데요. 일반 직업관은 크리에이터, 의료전문가 등 16개가 있어요. 교육부가 매년 발표하는 초중고등학생 선호 직업군 순위의 인기 직업군과 홀랜드 이론의 유형별 추천 직업군에서 선정했어요.
미래 직업관은 드론 콘텐츠 전문가, 사이버 평판 관리자 등 10개 체험관으로 구성됩니다. 교육부가 제공하는 진로 정보망 커리어넷, 고용노동부 고용정보시스템 워크넷에 게재된 유망 미래 직업 중 이슈가 되고 있는 기술을 고려해 선별했습니다.
직업 체험관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축해 놨어요. 덕분에 시공간 제약 없이 진로를 탐색하고 정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처음 에듀캔버스를 시작할 때 문제점으로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가 지역별 교육 접근성 차이였습니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메타버스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콘텐츠 개발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습니다. 대부분의 활동이 비대면이었어요. 이런 부분을 고려해 가상공간에서 직무나 직업을 충분히 체험하도록 메타버스 진로 체험관을 구축하게 됐습니다.
직업 체험관에 들어가면 아바타가 해당 직업군 관련 옷으로 갈아입고 동영상이나 사진 자료를 통해 직업에 대해 탐색합니다. 퀴즈나 방 탈출 게임을 통해 해당 직업에 대해 학습했던 내용을 복기하고요. 강사가 실시간으로 함께 하면서 보다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지난 7월 일자리재단 산하 경기IT새일센터에서 ‘부모와 함께하는 진로 체험교육’에 저희 솔루션을 활용했는데요.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전시회에서도 실제 교육 현장에 적용하고 싶다는 반응이에요. 교육기관을 위한 전자 조달시스템 ‘S2B 학교장터’에 등록해 달라는 요청도 많이 있고요. 그래서 내년에 솔루션 완성되면 S2B 학교장터에도 등록하려고 합니다.
개인 맞춤형·게이미피케이션·융합·강사진
IT동아: 에듀캔버스 솔루션의 반응이 좋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에렌 대표: 저희 솔루션의 강점 때문인 것 같습니다. 4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요. 우선 저희는 개인 맞춤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각자 자신만의 성향과 흥미, 적성을 가지고 있고 학습 속도나 수준이 모두 달라요. 이런 학생들을 천편일률적인 잣대로 교육하는 것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학생들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개인화된 맞춤 진로 로드맵과 학습 관리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저희가 AI 알고리즘 개발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이유에요.
두 번째 강점은 게이미피케이션입니다. 게임이 아닌 것에 재미 요소를 부여해 게임처럼 만드는 것을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이 개념을 교육에 적용했어요. 교육의 경우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 못하면 효과가 없어요. 저희는 같은 내용이라도 좀 더 재미있게 즐길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흥미진단 카드도 게임처럼 즐기도록 했고, 직업 체험관에도 퀴즈나 방 탈출 게임 요소를 적용했어요.
세 번째 강점은 융합입니다. 저희는 기술, 인문학, 게임 등 다양한 요소와 접목하면서 새로운 융합 교육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직무 웹툰입니다. 메타버스 내 미래 직업관을 배경으로 웹툰을 제작했는데요. 웹툰 콘텐츠와 스토리의 문화적인 측면, 메타버스의 기술적 측면을 직무 교육과 융합한 것이죠. 웹툰은 저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유튜브, 블로그,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네 번째 강점은 진로 및 직무 교육 강사진입니다. 저희는 전국에 200명 이상 강사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강사 출신이다 보니 우수한 강사진을 비교적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어요. 단순히 강사진만 보유한 것이 아니라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철학과 솔루션에 맞는 교안을 만들고 그것이 교육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강사진을 교육합니다.
IT동아: 현재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고 계시는데 그간 어려움은 없었나요?
이에렌 대표: 저희도 이제 막 1년 넘은 터라 여느 초기 스타트업처럼 자금, 인력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역부족인 상황도 자주 마주하게 되네요. 그럴 때마다 주변의 도움과 협업으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어요. 스타트업은 결코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네트워킹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희는 지난해 11월 경기콘텐츠진흥원 산하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 입주했는데요. 여기에서는 매월 ‘월간 반상회’를 열어요. 입주기업 대표끼리 만나서 네트워킹하는 시간이죠. 다른 스타트업 대표와 그간의 상황을 나누면서 좋은 정보나 사업 운영, 직원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CEO가 아니면 나누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심화 컨설팅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세무, 회계, 특허, 투자 유치, 글로벌 진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제가 필요한 부분을 따로 요청할 수도 있어요. 저희의 경우 내년에 베트남과 대만 등 아시아를 타깃으로 프리미엄 교육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요청했더니 관련 분야 전문가를 섭외해서 글로벌 진출에 대한 컨설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IT동아: 글로벌 진출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에듀캔버스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에렌 대표: 저희는 장기적인 지속 성장을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선 내년에 베트남과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고 해요. 베트남의 경우 교육열이 굉장히 높습니다. 월급의 1/3 이상을 사교육으로 소비한다는 보고서도 있고요. 그래서 저희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한인 대상 프리미엄 교육 시장을 시작으로 현지인 대상 교육 시장으로 확장하려고 합니다. 메타버스 콘텐츠 부분은 현지 대학과 연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추후 α-612에 기업 추천까지 추가해 종합 진로 튜터링 서비스로 키울 예정입니다. 대상도 성인까지 확대하고자 합니다. 사실 진로는 학생들만의 고민이 아니거든요. 본인의 경력이나 적성을 고려해 이직 및 전직까지 컨설팅하는 성인 진로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