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식품 분야 혁신 이끈 기업 한 자리에… `2023 A-벤처스` 시상식
[IT동아 권택경 기자] 한때 반도체, 정보통신기술 등 첨단 산업에 가려지기도 했던 농업 및 농식품 분야 산업은 최근 오히려 다시 그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기후변화, 지방소멸 등 위기가 겹치면서 식량안보, 친환경, 지역상생과 같은 가치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생명공학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해 농업 및 농식품 분야 산업를 혁신하려는 시도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혁신 사례를 이끄는 대표 유망 기업들을 ‘A-벤처스’라고 한다.
A-벤처스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사업으로, 농식품 분야 벤처, 창업 기업 1사를 매월 선정하여 창업 선도 사례로 소개하는 사업이다. 농업(Agri) 및 식품분야 벤처기업이라는 뜻과 영화 ‘어벤저스’ 속 동명의 집단처럼 해당 분야의 드림팀이라는 뜻을 함께 담고 있다.
A-벤처스 기업은 재단이 운영하는 전국 농식품벤처창업센터에서 농식품 분야 벤처육성 지원사업을 수혜 중인 기업을 추천하여 매출액, 성장가능성 등 다양한 조건을 평가하는 내외부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한다. 매월 8개 권역별 센터에서 각 1곳, 본원에서 1곳을 후보로 추천해 총 9곳을 추린 뒤 치열한 선별과 심사 과정을 거친다. 선정 기업에게는 기업 인지도 제고와 판로 확보를 위한 홍보 활동을 지원하며 연말 시상식을 통해 창업기업 간 네트워킹 기회 지원한다.
올해 2023년에도 12개 A-벤처스 기업이 탄생해 11월 15일 세종특별자치시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세종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업기술진흥원 관계자와 A-벤처스 기업들이 참여해 기업을 소개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이셀(대표 사성진)은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바이오 소재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2020년 현대자동차에서 분사 창업했다. 버섯 균사체는 배양 형태에 따라 대체육, 대체가죽, 대체우레탄폼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해 차세대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는다. 마이셀은 원재료 배양부터 소재화, 설비 개발, 양산 및 부산물 활용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리하베스트(대표 민명준)는 식품 부산물을 업사클링해 새로운 원료와 식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맥주나 식혜 등의 생산과정에서 남는 부산물을 활용한 밀가루 대체 원료 ‘리너지(Re:nerge) 등을 개발했다. 밀가루보다 식이섬유는 20배 이상, 단백질은 2배 이상 풍부해 베이커리, 면류 등 다양한 식품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아이오크롭스(대표 조진형)는 인공지능·로봇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 기술 기업이다. 재배자의 역량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지는 문제를 기술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재배 전략 수립부터, 생산 및 유통 관리 등 감과 경험에 의존했던 농업 경영 및 농작업 관리를 첨단 기술 기반으로 전환한다.
일루베이션(대표 전현일)은 양돈 모바일 체중 관리기 ‘뷰(Viiew)’를 만든 기업이다. 3D 스캔으로 돼지의 입체 데이터를 분석해 몸무게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듯 돼지 옆면을 촬영하기만 하면 된다. 계속 움직이며 저항하는 돼지를 일일이 저울에 올려 체중을 재는 작업에서 발생하는 불편과 비용을 줄였다.
팜커넥트(대표 김무현)는 스마트팜 운영에 필요한 농업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전국 농가에서 수집한 환경 및 생육 정보를 AI 빅데이터를 분석해 수확 시기, 수확량, 장애 발생 등 미래 생육 예측 정보를 제공한다.
가야바이오(대표 김희겸)는 동물생명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기능성 사료를 만드는 기업이다. 가축들이 배출하는 메탄과 아산화질소를 저감하는 저메탄, 저아산화질소 사료,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항생제저감 사료, 오메가3 함량을 높여주는 오메가밸런스 사료 등을 개발해 축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와 고민을 해결한다.
루츠랩(대표 김명원)은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공급하는 소재 전문기업이다. 미세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석세포 기반 친환경 연마소재를 만든다. 석세포는 배의 껍질이나 과심에서 추출할 수 있는 물질이다. 유과나 낙과 등 농가에서 버려지는 배를 활용해 생산할 수 있어 폐기물 문제 해결, 탄소배출량 감소, 지역농가 상생에도 기여한다.
그라스메디(대표 최진식)는 반려동물을 위한 의약품을 개발하는 제약회사다. 의약품 제조에 필요한 신규 물질을 확보하고, 이를 반려동물에게 적용하기 용이하도록 한 형태로 가공하는 제형 제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동물행동학을 적용해 핥거나 먹어도 유효 성분이 유지되도록 한 제재 제형 기술이 그 예시다. 현재는 유병률이 높지만 전용 의약품이 없는 부족한 반려동물용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등을 주로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미스터아빠(대표 서준렬)는 농산물을 산지에서 판매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통합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소규모 농가에는 판로를 찾아주고, 동네슈퍼나 식당 등에서는 빠르고 편하게 신선한 농산물을 배달받을 수 있도록 했다. 미스터아빠는 지난 10월 열린 ‘2023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 결선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에이트테크(대표 박태형)는 AI 기반 폐기물 자동 선별 로봇 ‘에이트론’을 개발한 기업이다. 폐기물 분류에 최적화된 인공 신경망과 기존 자동화 장비로는 분류가 어려웠던 폐기물도 선별할 수 있는 하드웨어 모두 자체 개발했다.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기존 선별 작업을 자동화해 선별 속도는 높이고 비용은 줄인다.
HN노바텍(대표 김양희)은 대체육 향미 소재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에서 고기 맛을 낼 수 있는 성분을 추출한 아미노산 복합체와 이를 활용한 다양한 대체식품을 개발한다. 최근에는 눈개승마 나물에서 추출한 아미노산 복합체인 ACOM-G를 추가로 개발해 원료 다각화에도 성공했다.
도시곳간(대표 민요한)은 프리미엄 반찬 편집숍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로컬푸드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상품 발굴과 자체상표(PB) 상품 개발을 통해 농촌과 도시의 상생협력을 추구한다. 고객들에겐 데이터 분석 기반의 공급 관리와 수요 예측으로 재고율을 크게 낮췄다. 또한 매장이 입점한 상권과 지역 주민 성향을 파악해 지역 맞춤 특화 반찬도 제공한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벤처창업본부 강신호 본부장은 “오늘 시상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고, 새롭게 창업하는 스타트업들도 발전할 수 있도록 농진원이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