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물류 자동화의 마지막 퍼즐, 플라잎의 AI 로봇으로 채운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약 209조 원에 달한다. 전년보다 무려 10.3%가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시장을 차지하려는 유통 거인들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특히 ‘로켓 배송’을 앞세운 쿠팡 약진이 두드려지면서 이커머스 기업들의 배송 경쟁도 날로 심화하고 있다. 익일배송은 물론이고, 당일배송도 보편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물류센터의 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과 효율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실제로 현재 대부분의 물류센터에는 이미 일정 부분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된 상태다. 대표적인 게 GTP(Goods To Person)와 DPS(Digital Picking System) 두 가지다. GTP는 상품을 작업자 앞까지 가져다주는 방식이고, DPS는 작업자가 불빛으로 작업자에게 담아야 할 상품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어떤 방식이든 상품을 고객의 장바구니로 옮기는 과정은 인력에 의존해야 한다. 로봇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플라잎(PLAIF)은 이 마지막 연결고리까지 자동화할 수 있는 AI 로봇 솔루션 개발을 위해 최근 한국도로공사와 ‘김천 스마트 물류 복합시설 활용 기술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플라잎은 산업용·협동 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엔지니어가 사전에 프로그래밍한 동작을 반복하는 데 그치는 산업용·협동 로봇에 플라잎의 AI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면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며 작동하는 AI 로봇으로 탈바꿈한다.
이번 협약은 한국도로공사가 내년 초 운영예정인 김천 스마트 물류 복합시설 테스트베드로 제공해 물류기술 개발과 실증연구를 지원하고, 실제 개발이 완료된 기술은 김천 스마트 물류 복합시설에 실제로 적용해 상용화까지 추진하는 내용이다. 플라잎 외에도 크래프트아이디, 니나노컴퍼니 두 곳도 ‘김천 스마트 물류 복합시설 활용기술개발’ 협약을 맺고 첨단 물류기술 개발에 나선다.
플라잎은 이번 사업을 통해 실제 물류센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AI 피스피킹(Piece Picking) 로봇을 완성할 계획이다. 피스피킹은 로봇으로 상자나 선반에서 물건을 꺼내는 빈피킹(Bin-Picking) 기술 중에서도 여러 종류의 제품이 뒤섞인 물류 현장에 최적화한 솔루션을 일컫는 말이다.
AI 피스피킹 로봇은 GTP의 마지막 피킹 작업을 자동화하는 역할을 한다. 자동화 설비가 작업자 대신 AI 피스피킹 로봇 앞으로 상품을 전달하면 로봇이 이를 집어 옮기는 방식이다. 단순히 사전 학습한 패턴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눈과 감각을 지닌 채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는 자율 피킹 로봇이 필요한 작업이다.
플라잎은 이미 현재 제품의 자세(6D pose)를 인식하고, 겹쳐져 있는 제품을 구별하고, 최적의 방법과 경로로 이를 집어 옮길 수 있는 로봇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달 중으로는 수만 가지에 달하는 제품들의 자세를 사전 학습 없이 인식할 수 있는 AI 슈퍼모델도 적용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플라잎은 지금까지 축적한 로봇 AI 기술을 실제 물류현장에서 검증 및 고도화한 뒤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완제품 형태로 완성할 계획이다. 거치대, 로봇, 카메라, AI 컨트롤러 등이 모두 구비된 모듈 시스템으로, 물류센터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플라잎 측의 설명이다. 시간당 1000개 이상의 물건을 95% 이상의 정확도로 피킹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정태영 플라잎 대표는 “플라잎은 로봇의 눈과 스스로 행동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감각까지 부여할 수 있는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면서 "AI 피스피킹 로봇, 더 나아가 자율 피킹 로봇을 통해 물류센터를 진정한 스마트 물류센터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