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맞는 사이즈 한 번에 찾아 재고 줄인다…패션테크 기업 ‘예스나우’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 김동진 기자] “딱 맞는 사이즈를 한 번에 찾아 정확하게 주문할 수 있다면, 소비자는 같은 제품을 또다시 구매할 필요가 없습니다. 판매자는 이러한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물량만큼만 제품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재고가 줄어드는 이유입니다. 기술로 이같은 선순환을 일으키기 위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패션테크 기업 예스나우 황예슬 대표의 말이다. 황예슬 대표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입장을 두루 경험한 결과를 토대로 AI 기반 정교한 사이즈 추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솔루션 개발 과정과 고객사 현황, 극복해야 할 과제와 향후 계획 등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황예슬 예스나우 대표 / 출처=IT동아
황예슬 예스나우 대표 / 출처=IT동아

이론과 실전을 두루 경험…패션테크 기업 창업의 기반

황예슬 대표는 평소 패션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관련 아이템을 자주 구매했으며, 직접 쇼핑몰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동시에 서울대학교에서 지역정보학을 전공으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는 과정에서 수요량과 최적 가격 예측 모델을 연구했다. 덕분에 모델링과 딥러닝 기법을 익혀 솔루션을 직접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론과 실전을 두루 경험한 셈이다.

황예슬 대표는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며 여러 문의를 접수해 보니, 사이즈가 가장 응대하기 어렵고 애매했다. 또 반품 재고를 계절이 지날 때까지 판매하지 못하면, 버릴 수밖에 없는 게 너무 아까웠다”며 “딱 맞는 사이즈를 한 번에 찾으면 소비자도 번거롭게 반품할 필요가 없고, 기업도 고객 응대나 재고관리와 같은 업무를 개선하는 선순환을 형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이즈 솔루션 ‘핏파인더’…한섬, 블랙야크, 위비스 등 고객사 확보

예스나우의 솔루션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적합한 사이즈를 추천하는 AI 자동 실측 서비스, ‘핏파인더’와 판매자를 위한 업무 자동화 솔루션 ‘핏디스커버리’로 구성됐다.

핏파인더는 부위별 사이즈 등 상품의 세부 데이터를 사진을 기반으로 자동 측정한 후 텍스트나 숫자로 표준화하는 방식으로 효율적인 쇼핑몰 운영을 돕는다. 기존 줄자를 이용해 부위별 사이즈를 측정하고 기록해 엑셀로 입력하는 불편함을 개선한 서비스다.

핏파인더 작동 예시 / 출처=예스나우
핏파인더 작동 예시 / 출처=예스나우

소비자는 AI가 측정한 실측데이터를 기반으로 핏파인더의 사이즈 추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성별과 출생 연도, 키, 몸무게, 신체 특징 등의 설문을 바탕으로 확보한 데이터가 초개인화 서비스의 배경이다. 카테고리를 넘어 패션 아이템의 색상과 스타일, 프린트 등 다양한 필터기능도 제공해 소비자가 더욱 빠르게 원하는 상품을 찾도록 돕는다. 예스나우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15만명 이상의 소비자 SCV(Single Customer View) 데이터를 축적했다고 밝혔다.

초개인화 서비스를 위한 설문 / 출처=예스나우
초개인화 서비스를 위한 설문 / 출처=예스나우

황예슬 대표는 “예스나우 자체 집계 결과, 핏파인더의 사이즈 추천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의 교환·반품률은 평균 40% 감소했으며, 추천 재이용률은 60% 이상”이라며 “덕분에 한섬과 블랙야크, 위비스 등 패션 기업뿐만 아니라 더발론, 키세, 도우터 등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저스트 크래프트, 피유피 등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와 같은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핏파인더로 소비자 개개인에 맞는 상품을 알맞게 추천해 재고 소진을 돕기 때문에 기업들에 어필할 수 있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면세점 등에서도 재고 자산이 크게 늘고 있는데,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재고를 판매하기 위한 적당한 채널이 없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핏파인더를 적극 활용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재고를 맞춤형으로 할인가에 구입할 수 있고, 기업은 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층 분류할 수 있는 자동화 AI 개발 과제…재고 없는 시장 형성하고파

예스나우는 집계한 데이터의 소비자층을 자동으로 세분화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기능이 구현되면 판매자는 수집한 데이터에서 소비자층을 분류하는 데 쓰이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황예슬 대표는 “쇼핑몰 온라인, 상품기획팀은 매일 데이터 추출과 가공, 분석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이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면 적은 인력으로도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다.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도 있다”며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직관성을 키우고 데이터 추출과 가공도 SQL이나 파이썬 없이도 쉽고 편리하게 볼 수 있는 고급필터 기능을 제공해 유용하다. 상품과 소비자, 매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할 수 있는 패션 MD를 위한 자동화 솔루션 ‘핏디스커버리’를 개발한 이유”라고 말했다.

핏디스커버리 작동 이미지 / 출처=예스나우
핏디스커버리 작동 이미지 / 출처=예스나우
예스나우의 고급필터 기능 / 출처=예스나우
예스나우의 고급필터 기능 / 출처=예스나우

그는 이어 “소비자층을 자동으로 세분화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 아이템들이 ‘예술’, 또는 ‘문화’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다는 점을 AI에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예스나우의 향후 계획과 목표에 대해 들었다.

황예슬 대표는 “내년에는 또 다른 서비스인 핏인텔리전스를 론칭해 소비자와 판매자의 매개 역할을 하는 올인원 솔루션 구축을 달성하고자 한다”며 “핏인텔리전스를 통해 온라인 주문 수량을 자동으로 예측하고 브랜드 품목별 트랜드 분석과 원단 품질 불량을 사전에 알려주는 서비스까지 자동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궁극적인 목표는 ‘제로 인벤토리’ 즉, 불필요한 재고를 생산하지 않는 데 예스나우가 기여하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면 재고가 남지 않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팔릴 만큼만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하게 사이즈를 추천해 같은 옷을 두 번 사는 일이 없도록 만드는 일에서부터 정확한 수요량 예측까지 구현해 수요와 공급이 일치되는 이상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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