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 바뀌었다”…마케팅·브랜딩 인사이트 나눈 DMBS 2023
[IT동아 권택경 기자]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디지털 전략과 브랜드 철학을 공유하는 비즈니스 컨퍼런스가 열렸다.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슈피겐홀에서 ‘디지털 마케팅 & 브랜딩 세미나 2023(DMBS 2023)'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디지털 마케터들의 재직자 커뮤니티인 ‘청년마케터’, 글로벌 마케터 커뮤니티 ‘알바트로스’, 페스티버(슈피겐코리아) 등이 참여한 이날 행사에서는 콘텐츠, 브랜드, 데이터, 마케팅이 각각 비즈니스에 주는 영향을 주제로 연사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첫 연사로는 ‘리뷰마케팅’의 저자이자 소셜 미디어 및 디지털 마케팅 컨설팅 업체인 왓이즈넥스트의 박찬우 대표가 단상에 올라 ‘고객의 목소리가 숨어있는 리뷰 콘텐츠’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박찬우 대표는 미국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의 냉동 김밥 사례처럼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리뷰 콘텐츠는 품절 대란까지 일으킬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지만 많은 기업들이 고객의 자발적 리뷰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현재 많은 기업들은 리뷰 이벤트나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해 입맛에 맞는 리뷰를 만들어 내고, 이를 바이럴에 활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지면서, 인플루언서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고 박 대표는 진단했다. 결국 기존 리뷰 마케팅은 돈을 들여 고객의 반감을 사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새로운 방법으로 ‘리뷰 커뮤니케이션’을 제안한다. 자발적으로 리뷰를 작성하게끔 장려하고, 리뷰에 담긴 고객의 인사이트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구독을 중단한 고객들이 남긴 불만을 반영해 제품을 개선하고, 개선된 제품을 불만을 남긴 고객에게 보내주며 재구독을 이끌어낸 와이즐리, 오디오북 후기를 남긴 이들 중 ‘굿리스너’를 선정해 선물을 증정하는 윌라의 사례 등이 그 예시다.
이어 도영민 밀리의 서재 마케팅 디렉터가 ‘독서와 무제한 친해지리’라는 주제로 밀리의 서재 사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도 디렉터는 “95%가 독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 독서로 이어지는 건 47%에 불과하다”면서 “독서율을 높이고 도서출판 시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게 밀리의 서재”라고 소개했다.
도 디렉터는 밀리의 서재가 무제한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고, 스마트폰에 유저 경험을 최적화한 게 독서의 금액적 장벽과 거리적 장벽을 없애기 위한 고민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30분 요약 오디오북 출시, Z세대를 위해 채팅 형태로 책을 소비할 수 있게 한 챗북, 책 내용을 풀어서 설명해 주는 도슨트북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1부 마지막 연사로는 김태훈 LG U+ 광고사업단 단장(상무)가 ‘모든 비즈니스는 콘텐츠다’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김 단장은 “필요에 의해 물건을 사는 고객은 5%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95%는 타인의 의견, 가격, 마케팅 문구, 브랜드 영향력, 할인행사, 셀럽의 추천으로 물건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고객이 감정적인 건 사람이기 때문이다. 뇌의 구조 자체가 그렇다”면서 뇌에서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신피질이 아닌, 감정적 영역을 담당하는 변연계를 자극하는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TV를 광고할 때 화면 크기나 패널의 장점을 강조하는 마케팅보다 ‘가전은 LG’와 같은 브랜드 이미지가 더 유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 연설 등을 통해 이런 브랜드 이미지를 꾸준히 구축하고 있는 애플도 대표적인 사례다. 김 단장은 “기업의 브랜드 자체를 고객들은 콘텐츠로 인식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외에도 정해찬 현대자동차 국내브랜드전략팀 매니저, 신동호 모나미 마케팅 팀장, 명완식 세일즈포스 솔루션 엔지니어, 백승록 아이지에이웍스(IGAWorks) 컨설팅 부문 대표, 김기동 브렉퍼스트 대표, 한창희 딜로이트 이사 등이 강연에 나서 인사이트를 나눴다.
DMBS 2023을 기획한 박윤찬 청년마케터 헤드 디렉터는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콘텐츠와 브랜딩, 데이터, 그리고 재무적 관점으로 마케팅 전략을 설계하는 시선이 고루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