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파이어플라이 정식 공개··· 크레딧 도입하고 서비스 확장 노려
[IT동아 남시현 기자] 어도비의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파이어플라이(Firefly)가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파이어플라이는 프롬프트를 입력해 이미지에 필요한 내용을 생성하거나 추가하는 기능 등이 포함돼 있으며, 올해 3월 21일부터 6개월 간 웹 애플리케이션 버전과 포토샵 베타 서비스로 시범 운영돼왔다. 이번에 공개된 정식 버전은 웹 앱은 물론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어도비 익스프레스 워크플로우에 통합된 버전으로 제공되며, 기업용 어도비 파이어플라이도 함께 출시된다. 또한 영문 버전만 쓸 수 있었던 초기 버전과 다르게 한국어를 포함한 100개 언어로 텍스트 프롬프트를 지원한다.
데이터 안전 확보한 어도비, 유일한 상업용 생성형 AI로 주목
어도비 파이어플라이가 다른 생성형 서비스와 비교해 주목받는 이유는 학습용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을 확보한 서비스라서다. 다른 생성형 서비스인 미드저니는 지난 1월 세 명의 예술가로부터 저작권 침해 및 이미지 모방을 이유로 고발당했다. 연방지방법원은 지난달 소송을 기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원고가 새로운 불만을 제기하도록 허용하기로 해 다시 고소당할 수 있다. 스테이블디퓨전을 서비스하는 스테빌리티AI 역시 허가 없이 1200만 장 이상의 사진을 복제한 혐의로 게티이미지로부터 고소당한 상태다.
반면 어도비 파이어플라이는 어도비의 이미지 마켓인 스톡(Stock)을 통해 상업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데이터와 개방형 라이선스 콘텐츠, 저작권 제약이 없는 기타 퍼블릭 도메인 콘텐츠만을 활용해 학습했다. 어도비는 파이어플라이 사용으로 인한 저작권 침해 주장이 발생할 경우 법적으로 보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손해배상금까지 지불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생성형 AI로 떠오른 상황이다.
포토샵 25.0 버전에 추가된 파이어플라이 정식 버전은?
이번 포토샵 데스크톱 2023년 9월 릴리스(버전 25.0) 버전에 추가된 파이어플라이 기능은 생성형 채우기와 생성형 확장, 개선된 제거도구와 개선된 상황별 작업 표시줄이다. 생성형 채우기는 이미지를 부분 선택하고 프롬포트를 입력하면 이미지의 콘텐츠를 메시지에 맞게 수정한다. 생성형 확장은 이미지 데이터가 없는 부분을 생성형 이미지로 만들어서 넣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흰색 배경의 증명사진이 있다면, 백색 배경과 주변부 영역을 추가로 선택한 다음 원하는 다른 배경을 추가 넣을 수 있다.
개선된 제거도구는 기존에 새로 추가된 인공지능 기반의 제거도구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직전 버전의 제거 도구는 브러시 툴 형태로 이미지의 일부분을 인공지능으로 합성해서 없애는 수준이었는데, 새 버전부터 오브젝트를 선택하거나 덮는 것으로 이미지를 제거할 수 있고 속도도 한층 빨라졌다. 또한 생성형 채우기와 함께 등장한 상황별 작업 표시줄 기능도 이미지 선택이나 프롬프트 입력에 마스킹이나 관련된 작업 기능을 바로가기로 제공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영상 기능은 물론 협업 관계도 기대 모아
어도비 파이어플라이가 사실상 유일한 상업용 생성형 AI로 떠오른 만큼, 관련 업계와의 협업과 러브콜도 꾸준히 받고 있다. 어도비는 파이어플라이 출시 직후인 3월 22일에 미국의 GPU 제조사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을 맺고 차세대 고급 생성형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상황이다.
엔비디아와 어도비가 만드는 차세대 생성형 AI 모델은 어도비 포토샵과 애프터 이펙트 등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주력 제품군은 물론 엔비디아 피카소 클라우드 서비스로 출시되고, 외부 개발자가 쓸 수 있도록 제공된다. 또한 어도비의 콘텐츠 진위 이니셔티브로 자격 증명을 할 수 있어 저작권 등에 대해서도 안전하게 쓸 수 있다.
또한 엔비디아는 지난 5월 30일 개최된 컴퓨텍스에서 다국적 광고 그룹 WPP와의 협력안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어도비와 게티이미지를 포함한 3D 디자인, 제조, 크리에이티브 공급망 등의 생태계와 WPP의 제작자가 생성형 AI로 콘텐츠를 제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 8월 8일에는 IBM의 기업 대상 콘텐츠 컨설팅에 파이어플라이를 활용하는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IBM의 데이터 및 AI 전문 컨설턴트가 생성형 AI가 수반된 작업을 할 때 파이어플라이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식이다.
생성 자원 부담됐나··· 크레딧 제도 도입
어도비 파이어플라이가 상업 서비스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수익성 확보도 시작됐다. 어도비는 정식 발표에서 AI 모델로 콘텐츠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월 ‘생성 크레딧’을 할당하고 생성 가능한 데이터에 제약을 두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생성 크레딧은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전체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는 월 1000크레딧, 단일 앱 이용자는 500크레딧, 23년 11월 이전 포토그래피 플랜 구독자는 250크레딧, 이후 구독자와 라이트룸 단일 이용자는 100크레딧, 인카피 및 서브스턴스 3D, 아크로뱃 프로 이용자는 25크레딧이 제공된다. 유료 구독자는 크레딧을 모두 소모해도 생성형 AI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수 있으나, 우선 순위가 밀려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어도비가 상업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파이어플라이가 정식 발표된 뒤 어도비 주가는 2.09% 오른 553.56달러로 마감했는데, 8월 CPI 발표로 인해 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선방한 셈이다. 어도비가 생성형 AI의 상업적 성공과 시장 확장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