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기다렸던 최신 앱 업데이트, 나만 늦게 뜨는 이유는?
[IT동아 권택경 기자] 앱이나 운영체제 새 버전이 출시된 후 확인해 보면, 정작 내 기기에서는 업데이트가 안 뜨거나 적용이 되지 않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이나 주변 지인 사례를 보면 나와는 달리 이미 업데이트를 받은 경우를 확인할 수 있죠. 이렇게 누군가에겐 업데이트가 먼저 적용되고, 누군가에겐 뒤늦게 적용되는 일은 왜 생길까요. oilXXXX님이 보내주신 질문입니다.
“최근 친구랑 카페에서 스마트폰으로 같이 트위터를 보다가 앱 화면이 조금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친구 폰에서는 아이콘이랑 앱 내 로고가 새 이름인 엑스로 바뀌었는데 저는 여전히 트위터로 남아있더라고요. 같은 앱에 같은 제조사 스마트폰인데도 왜 누군 변경 내용이 바로 적용되는데, 누군 뒤늦게 적용되는지 궁금합니다.” (일부 내용 편집)
안정성을 위한 순차 배포
사연처럼 같은 앱, 같은 스마트폰을 쓰는데도 누군가에겐 앱 업데이트가 빨리 적용되고, 누군가에겐 늦게 적용되는 일은 드물지 않게 일어납니다. 이는 앱 업데이트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인데요. 개발자들이 의도적으로 앱 업데이트를 전체 이용자가 아니라 일부 이용자들에게만 먼저 배포하는 겁니다. 이렇게 앱을 순차적으로 배포하는 방식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단계적 출시(Staged Rollout), 애플 앱스토어는 점진적 출시(Phased Releases)라고 부릅니다.
모든 앱이 모든 경우에 이 순차 배포 방식을 채용하는 건 아니지만 많은 앱이 순차 배포 방식을 활용하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이 방식이 새 버전을 좀 더 안정적으로 배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새 버전에 치명적인 버그나 오류가 있는데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모든 이용자에게 배포를 해버렸다면 파장도 크겠죠. 하지만 일부 이용자에게 순차 배포를 했다면 문제가 확대되기 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앱 버전 업데이트 외에도 운영체제, 펌웨어 등의 업데이트에도 순차 배포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의 무선 업데이트(OTA, OverTheAir) 또한 대부분 순차적으로 배포됩니다.
앱 버전 업데이트가 아니더라도 서버 차원에서 앱 기능이나 화면 구성을 바꾸는 일도 가능한데, 이를 통해 새 기능 출시나 변경사항 적용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때도 있습니다. 가령 지난달 중순 메타의 스레드 또한 대규모 신기능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앱을 업데이트하더라도 바로 새 기능이 적용되는 게 아니라 서버에서 순차적으로 기능을 적용하는 방식을 택한 바 있습니다.
물론 새 기능을 1분 1초라도 빨리 체험해 보고 싶은 이용자라면, 이 순차 배포 방식이 조금은 답답할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배포 대상이 선정되는지도 궁금할 테고요. 결론을 말하자면, 별다른 기준이 없고 순전히 무작위로 대상을 선정합니다. 개발자가 지정한 비율 혹은 스토어 정책에 따라 정해진 비율에 맞춰 임의의 이용자들에게 배포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조사나 스토어 정책에 따라 특정 국가로 배포 지역을 제한할 수도 있고, 순차 배포라 하더라도 직접 수동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방법을 열어 두기도 합니다.
업데이트 순번이 늦어지는 걸 꼭 안 좋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만큼 좀 더 안정성이 검증된 후에 받을 수 있으니, 혹시 있을 초기 오류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도 낮아집니다. 나름의 장점도 있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오히려 미리 업데이트를 받은 이용자들은 일종의 테스터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셈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나 신기능이 바로바로 적용되지 않더라도, 조금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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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