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추락하는 SSD·D램 가격, 소비자 시장 동향은?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경기침체로 인한 반도체 재고가 소비자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반도체 생산 기업들이 반도체 생산을 축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SSD 및 eMMC, UFS 같은 제품의 가격이 수요 부진으로 계속 하락해 3분기 중 전반적인 반도체 가격도 앞선 분기와 마찬가지로 약 3~8%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낸드 플래시 웨이퍼가 3분기 중 가격이 인상될 수 있어서 4분기 중에는 가격 하락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은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중 노트북 출하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돼 SSD 수요가 소폭 회복할 수 있지만 SSD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지는 못해 전체 가격은 약 8~13%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용 SSD의 경우 인터넷 제공 업체 및 기관 수요가 출하량을 자극하고, 또 생산 감소의 효과에 힘입어 3분기 하락 폭은 5~10% 정도에 수렴할 것으로 본다. 낸드 플래시의 경우 3분기에 재고 압박이 완화되어 가격 정책이 변경될 것이며, 공급과 수요 균형이 가격 상승 추세를 유지해 약 0~5%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30~40% 이상 하락한 SSD 가격, 더 떨어질 듯

지난 4월 1주차 SSD 가격과 5월 4주차 SSD 가격 비교. 출처=다나와리서치
지난 4월 1주차 SSD 가격과 5월 4주차 SSD 가격 비교. 출처=다나와리서치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현재 소비자 시장의 SSD 가격대도 1년 전보다 약 30~40%까지 하락했다. 특히 주력 용량대인 1TB 및 2TB의 하락세가 상당한 편이고, 고가의 제품인 4TB 제품도 브랜드에 따라 큰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나와리서치가 지난 4월 1주 차부터 5월 4주 차 사이 집계한 SSD 가격 등락폭에 따르면, NVMe 1TB 피시아이 익스프레스(PCIe) 4세대의 4월 첫 주 가격은 평균 14만694원이었지만, 5월 4주 차는 5.13% 감소한 13만3480원이었고, 500GB 제품의 경우 9만8063원에서 16.93% 떨어진 8만148원으로 집계됐다. 이전 세대 제품인 PCIe 3세대 1TB 제품도 13.83%, 500GB 제품도 2.21% 소폭 감소했다.

제 24회 반도체대전(SEDEX2022)에 전시되었던 SK 하이닉스 골드 P31 및 플래티넘 P41. 출처=SK하이닉스
제 24회 반도체대전(SEDEX2022)에 전시되었던 SK 하이닉스 골드 P31 및 플래티넘 P41. 출처=SK하이닉스

6개월 및 1년 추이를 살펴보면 가격 하락폭이 훨씬 크다. SK하이닉스 플래티넘 P41 M.2 NVMe 1TB 제품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8월 20만9천원 대였지만, 23년 6월 현재 13만9천 원 대에 판매되고 있다. 할인이 붙으면 12만8천 원대까지 떨어진다. PCIe 4세대 초기 제품인 마이크론 크루셜 P5 Plus M.2 NVMe 1TB의 경우도 지난해 8월 15만4천원 대였지만, 현재 8만5천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해당 제품의 경우 지난주 아마존에서 53.99달러(한화 약 7만200원)에 판매돼 사실상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만약 SSD를 구매할 계획이라면 PCIe 4.0 1TB를 선택하는 게 가장 경제적이다. 특히 저장 장치의 성능을 유지하는 D램 탑재 SSD 1TB도 10만 원 아래까지 떨어진 만큼 D램 탑재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만약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및 AMD 라이젠 3000 시리즈 이전 출시된 구형 PC를 사용할 SSD를 찾는다면, 메인보드가 PCIe 4.0을 지원하지 않으니 5~6만 원대까지 떨어진 PCIe 3.0 NVMe 1TB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DDR4만큼 저렴해진 DDR5 메모리

DDR5 메모리의 가격은 1년 만에 DDR4 수준으로 내려왔다. 출처=다나와
DDR5 메모리의 가격은 1년 만에 DDR4 수준으로 내려왔다. 출처=다나와

D램 메모리 가격도 납득할 만한 가격대가 됐다. 1년 전만 해도 6만5천 원대였던 삼성전자 DDR4-3200 16GB의 가격은 현재 3만5천 원으로 내려왔고, 같은 시기 9만8천 원대였던 삼성전자 DDR5-4800 16GB는 4만1천 원대를 기록한 뒤 현재 4만 5천 원대다.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및 AMD 라이젠 7000 시리즈로 D램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D램 가격 역시 1년 만에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즉 1년 전에 DDR4 16GB를 살 금액으로 현재는 DDR5 16GB를 구매하고 남는다.

물론 예시로 든 삼성전자 DDR5 제품은 초기형 제품인 만큼 작년 말부터 올해 초 사이 출시된 5600MHz 속도 제품의 가격대는 조금 더 높다. SK 하이닉스 DDR5-5600의 경우 8GB가 5만3천원, 16GB가 8만330원으로 높으며, 마이크론 크루셜 DDR5-5600 CL46 16GB도 4만8천 원대다. 따라서 신형 시스템을 맞출 경우에는 메모리 가격은 등락폭을 고려하지 않고 용량과 브랜드를 보고 구매하면 된다.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왜일까?

지난 5월 삼성전자가 공개한 12나노 급 16GB DDR5 D램. 출처=삼성전자
지난 5월 삼성전자가 공개한 12나노 급 16GB DDR5 D램. 출처=삼성전자

지난 2021년,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인해 자동차 납기일이 1년 이상 지연되는 경우가 있었다. 반대로 지금은 반도체 생산 과잉으로 인한 재고가 쌓이면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을 겪고 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이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생산해야 하는 특수한 구조의 산업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 공정은 매우 복잡하며, 미세한 변동이 제품의 품질과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금처럼 반도체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더라도 생산 효율 및 투입 비용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을 중단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반도체 제조사들도 처음에 제품을 생산할 때 까다롭게 수요를 예측하고 생산에 돌입하지만, 외부 시장의 상황에 따라 수요 및 공급이 맞지 않게 되면 이번처럼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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