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생성형 AI가 바꾸고 있는 일상
[IT동아 권명관 기자] 본지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편집부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본지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SKT
제목: SKT A.(에이닷), 더 스마트한 ‘대화형 AI’로 진화
원문 요약: SK텔레콤이 에이닷(A.) 안의 다양한 콘텐츠를 개인 선호도에 따라 즐길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UX)을 개편하고, 감성형 인공지능(이하 AI) 에이전트를 추가하는 등 에이닷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SKT는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AI 챗봇 전용 대화방을 에이닷 안에 개설했다. 사용자는 캐릭터와 채팅하며 일상과 고민을 나눌 수 있고, 캐릭터가 먼저 안부를 묻는 등 소통할 수 있다. 또한, SKT는 에이닷 안에 MS 애저 오픈AI(Azure Open AI) 서비스의 ChatGPT 모델을 활용한 ‘챗T’도 추가했다.
해설: 에이닷은 SKT가 지난 2022년 5월부터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개인화 AI 비서로, GPT-3 한국어 버전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처음 상용화한 서비스다. 사용자가 에이닷과 채팅 또는 대화하면 원하는 것을 추천하거나 실행해 준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에서 무엇을 볼지 고민될 때, 취향에 맞는 노래를 플레이리스트에 담고 싶을 때, 캘린더에 일정을 등록하고 확인할 때 등의 일을 대신 처리해 준다. 이후 SKT는 2022년 6월 에이닷 iOS 버전을 선보이며 이용자 풀을 확대했다.
초기에 에이닷으로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은 한정되어 있었지만, 업데이트를 통해 TV를 보거나(A.TV),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A.게임) 기능을 확장했다. 지난 2022년 11월에는 사진을 AI 기술을 활용해 보정해주는 A.포토 기능도 추가했으며, 올해초에는 사용자가 에이닷과 나눈 대화 중 중요한 정보를 기억하는 ‘장기기억’ 기술도 더했다.
이번에 SKT가 추가한 기능의 핵심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고도화다. 에이닷이 사용자와 단답형으로 대화하지 않고,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복잡한 의도를 파악해 연속적으로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멀티턴 방식의 대화(Multiturn Dialog)’를 처리할 수 있다. 처음 SKT가 에이닷을 선보이며 언급했던, 성장하는 AI에 대응하는 형태다.
에이닷에 활용된 GPT-3처럼,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는 우리의 일상 속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이점을 제공하는 AI 기술 중 하나인 생성형 AI는 다양한 유형의 산업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기존 데이터에서 패턴을 학습한 다음 지식을 사용해 새롭고 고유한 결과를 생성한다. 생성형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모방하는 매우 사실적이고 복잡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어 게임, 엔터테인먼트, 제품디자인과 같은 많은 산업에서 효율적인 도구로 각광받는다.
오픈AI(OpenAI)의 챗GPT(ChatGPT) 등장 이후 기존 빅테크 기업과 스타트업은 초거대 언어모델(LLM) 중심의 AI 생성 모델 경쟁을 본격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챗GPT), 구글(LAMDA)을 비롯해 메타(LLAMA), 아마존(Tiran Text), 세일즈포스(Private AI model), 앤트로픽AI(Claude), 바이두(ERNIE), 알리바바(M6), 텐센트(Hunyuan), 화웨이(Pangu-α)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기업은 모두 뛰어들었다.
이러한 생성형 AI를 활용해 의료, 제조, 교육, 금융, 마케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카카오브레인은 흉부 엑스레이(X-ray) 의료영상 판독문 초안을 생성형 AI를 통해 작성하는 솔루션을 공개했으며, 국내 스타트업 나니아랩스는 합성데이터를 생성하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조물의 개념설계(콘셉 디자인)안을 생성하는 솔루션 ‘아슬란 GD’ 개발하고 있다. 스타트업 오노마AI는 자체 생성형 AI모델 ‘투툰’과 챗GPT를 결합한 ‘투툰GPT’를 공개해 콘티 형식의 이미지 생성 서비스도 제공한다. KT와 LG유플러스(LG U+)도 SKT의 에이닷과 같은 서비스를 선보였다. 두 업체 모두 챗GPT를 활용해 KT는 ‘믿음’, LG U+는 ‘익시’를 개발 중이다.
이처럼 생성형 AI의 등장은 많은 변화를 야기했다. 가장 큰 변화는 검색이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검색 키워드를 입력하고, 관련있는 링크 또는 자료를 찾았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대화 또는 채팅을 통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생성 정보를 결합해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검색엔진 ‘Bing’에 GPT-4를 통합한 이유다.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산업은 기회일 수 있지만, 위기일 수도 있다. 국내외 빅테크 기업은 AI 산업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해 AI 전용 반도체, AI 기반 모델, 다양한 AI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는데, 각각의 영역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은 모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다. 이대로 지체되어 있을 경우 빅테크 기업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이에 네이버, 카카오, LG,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한국어에 집중한 생성형 AI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이다. SKT가 에이닷을 선보인 이유다. 이제 AI 인프라와 신뢰성 있는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필수인 시대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