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저칼로리 아이스크림·디저트 대중화”

[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IT동아 차주경 기자] 찌는 듯한 더운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난다. 몇 개라도 먹을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한 개는 밥 한 공기 분량 혹은 그 이상의 칼로리를 가졌기에 마음껏 먹기 꺼려진다.

이종범 스키니피그크리머리 대표.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이종범 스키니피그크리머리 대표.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아이스크림이 칼로리가 높은 이유는 설탕, 유지방 등 고칼로리 재료로 만들어서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기업 스키니피그크리머리는 기존과 다른 방안,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으면서 살 찔 우려도 덜어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재료, 공법을 모두 바꿔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과 디저트를 만드는 것이다.

스키니 피그(Skinny Pig), 날씬한 돼지라는 단어에 이들의 기업 이념이 담겼다. 칼로리가 낮은, 그럼에도 칼로리가 높은 아이스크림만큼 맛있어 자주 먹게 되는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다. 이 이념을 강조하려고 돼지를 연상케 하는 핑크 색, 업계의 이단아라는 의미의 검은 색을 합해 브랜드 색상도 만들었다.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제품군.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제품군.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스키니피그크리머리는 아이스크림의 고칼로리 재료인 설탕의 사용량을 줄이고 알룰로스와 에리트리톨, 스테비아 등 0칼로리 대체 감미료를 적극 활용한다. 각각의 비율과 맛을 알맞게 조절해 설탕으로 만든 아이스크림 고유의 단 맛, 소비자들이 골고루 좋아하는 단 맛을 살리는 점이 이들의 기술이다.

이들은 아이스크림의 또 하나의 고칼로리 재료인 유지방 사용량도 최소화했다. 지방을 줄여 아이스크림을 만들면, 부드러운 식감이 아니라 셔벗처럼 서걱서걱한 식감이 날 수 있다. 스키니피그크리머리는 계란, 우유 등 단백질 소재와 식이섬유를 사용해 고유의 식감을 재현했다. 그러면 유지방만큼의 칼로리를 줄이고 고유의 부드러운 식감을 살리면서 몸에 좋은 소재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제조 기술을 연구 개발한 끝에, 스키니피그크리머리는 2018년 6월 파인트 크기의 아이스크림 세 종류를 선보였다. 초콜릿, 솔티드캐러맬, 피넛버터다. 이름만 들어도 살이 찔 듯 느껴지는 고칼로리 제품군이다.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제품군.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제품군.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이들은 첫 제품들의 맛을 일부러 고칼로리를 연상케 하도록 만들었다. 맛의 이름과 제품의 실제 칼로리간 차이를 소비자들이 느끼도록, 그래서 강한 인상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맛있지만, 칼로리가 높아 참아야 했던 아이스크림의 맛을 저칼로리로 부담 없이 즐기도록 돕는 제품 개념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다.

맛있는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스키니피그가 시장에 나오자 소비자들이 먼저 관심을 나타냈다. 출시 이후 꾸준히 소비자가 모이며 마니아층도 쌓였다. 스키니피그크리머리는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보급하려고, 이들에게 친숙한 초콜릿과 바닐라, 녹차 맛 제품을 추가로 선보였다.

약 3년 동안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즐기던 소비자들은, 상품 제작에 적극 의견을 냈다. 파인트, 컵 제품뿐만 아니라 가볍게 즐기는 새로운 형태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스키니피그크리머리는 2022년부터 신제품을 연구 개발했다. 그리고 신제품 ‘모나카’와 ‘밀크쉐이크 파우치’를 내놨다.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제품군.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제품군.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모나카는 바삭한 과자에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넣어 만든 제품이다. 설탕, 유지방 사용량을 줄이고 저칼로리 소재를 사용해 맛과 식감을 살렸다. 여기에 짠 맛의 핑크솔트 시럽을 넣어서 단 맛을 강조했다. 밀크쉐이크 파우치도 저칼로리 소재로 만든다. 언제 어디든 들고 다니면서 먹기 좋다.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소재와 제작 공법, 제품을 보면 아주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종범 스키니피그크리머리 대표의 경험, 임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녹아 있는 덕분이다.

이종범 대표는 단 음식과 디저트를 즐겨 먹었지만, 체격이 큰 탓에 살을 빼려고 식단을 조절해야 했다. 이 때 자신이 느낀 고민, 다이어트 때문에 달고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궁리했다. 당시 해외 기업이 만든 저칼로리 디저트가 있었으나, 대부분 맛이 없었다. 디저트의 본질인 맛이 없으니 인기도 없었고 시장 규모도 작았다.

2022년 강원 양양 서피비치에 설치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자판기.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2022년 강원 양양 서피비치에 설치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자판기.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이종범 대표는 저칼로리 디저트 시장을 꾸준히 조사 분석했다. 그러던 가운데 2017년, 디저트 가운데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시장이 미국을 중심으로 급격히 성장하는 점을 발견했다. 이에 이종범 대표는 집에 아이스크림 제작 설비를 들여놓고 연구 개발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와 뜻을 함께 할 임직원을 모은다.

식품공학을 전공 후 대기업에서 상품을 개발하던 연구원, 외식 업계와 파인 다이닝에서 디저트를 만들던 전문가가 속속 합류했다. 마케팅과 홍보 인력도 들어왔다. 눈에 띄는 것은, 이들 모두가 젊은 세대라는 점이다. 이들은 ‘그 누구도 달콤한 즐거움을 포기하면 안된다’는 이념 아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연구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2018년 6월 스키니피그크리머리는 첫 제품을 시장에 선보인다.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제품군.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제품군.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이들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은 많은 인기를 끌었다. 기존과 다른 재료, 공법으로 만들면서도 우유를 포함한 필수 재료는 고급만 썼다. 가격도 일반 고급 아이스크림 수준으로 유지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300만 개 이상 판매했다. 스키니피그크리머리는 마켓컬리, 쿠팡 등 주요 신선식품 쇼핑몰에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판매 중이다. 자체 온라인 쇼핑몰도 꾸몄고, 올해 안에 오프라인으로 판매망을 넓히려 한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도 2021년부터 스키니피그크리머리와 함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보급에 나섰다. 식품 스타트업의 기본기를 다질 교육 프로그램, 사업화 지원금에 이어 주관 투자 프로그램에 선정해 투자금 유치를 이끌었다.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제품군.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제품군.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이종범 대표는 우리나라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시장이 꾸준히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음료 시장에서 제로 칼로리 제품 유행이 일었다. 설탕과 같은 단 맛을 내면서 인체 무해하고 칼로리는 적은 감미료도 속속 나온다. 맛은 같은데, 살이 덜 찌는 디저트가 있다면? 자연스레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논리다.

장벽은 있다. 아이스크림은 ‘먹고 싶을 때 먹는’ 디저트다. 반면, 스키니피그크리머리의 아이스크림은 지금 주문 후 배송받아야 먹는다.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으로의 제품 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여기에 적합한 유형의 상품 개발에도 매진한다고 밝혔다.

임팩트어스 데모데이에서 발표 중인 이종범 대표.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임팩트어스 데모데이에서 발표 중인 이종범 대표. 출처 = 스키니피그크리머리

이종범 대표는 “아이스크림을 시작으로 베이커리, 스낵과 음료 등 다양한 저칼로리 디저트를 선보이겠다. 2024년에는 스키니피그크리머리 매장도 낼 계획이다.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맛있는, 그러면서도 칼로리는 적은 디저트를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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