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투포투 “디자인·품질로 승부하는 친환경 패션 잡화 브랜드”
※ 동국대학교의 캠퍼스타운은 ‘Hi! 동국, Hello 중구’라는 문구를 내걸면서,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를 지역의 주민과 기업들에게 ‘상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들은 현재 스타트업 30곳에 창업공간과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지원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업사이클링(새활용)은 쓰레기나 산업 폐기물을 분해해 새로운 원료로 만드는 리사이클링과 달리, 디자인이나 가치를 더해 전혀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버려지는 폐기물을 줄이고, 새로운 자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 덕분에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패션 업계다. 스위스 패션 잡화 브랜드 ‘프라이탁’은 5년 이상 사용한 트럭 방수 덮개와 타이어 튜브를 활용해 가방과 지갑을 만든다.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역시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의류, 신발 등을 생산하고 있다.
투포투(ToforTo)는 폐가죽 기반의 재생가죽으로 가방, 벨트 등 패션 잡화를 만드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재생가죽에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고품질 제작 기술을 더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완성한다.
24년 경력의 잡화 디자이너, 폐가죽 문제를 고민하다
투포투를 창업한 전미연 대표는 삼성물산, 에스콰이어, 피에르가르뎅 등 유명 브랜드에서 패션 잡화 디자이너로 24년간 일했다. 특히 삼성물산에서는 지난해까지 총 14년간 근무하면서 잡화 부분 수석 디자이너를 역임했다. 또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패션 잡화 전시회 미펠(MiPEL)에서 직접 디자인한 일모(ILMO) 브랜드를 선보이며 해외 바이어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당시 전 대표는 폐가죽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가죽은 가공할 때 두께에 따라 상단면, 중간면, 하단면으로 분리한다. 그중 상단면과 중간면만 사용하고 하단면은 버린다. 상단면과 중간면도 모두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영역마다 컬러와 재질이 달라 적지 않은 부분이 폐가죽으로 분류된다. 폐가죽은 처리하는 것도 문제다. 가죽의 경우 썩지 않게 화학 처리를 하기 때문에 땅에 묻거나 소각할 때 토지오염과 대기오염을 유발한다.
전 대표는 “가공과 재단 단계에서만 가죽 원단의 약 40%가 버려지는데, 이는 연간 60만 톤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며 “24년간 가죽을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폐가죽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침 이들 폐가죽을 재생가죽으로 만드는 업체 아코플래닝, 민트앤블루와 연이 닿았다. 품질 좋은 재생가죽을 해외 명품 브랜드에 수출하는 곳이다. 해외 패션 업계는 재생가죽 사용에 적극적이다. 명품 패션 브랜드도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국내 패션 잡화 업계에서 재생가죽의 사용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 이유는 소비자 선호도와 가격 탓이다. 전 대표는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진짜 가죽을 선호하기 때문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재생가죽을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인조가죽보다 2~3배 비싼 재생가죽의 가격도 발목을 잡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국내에도 친환경을 내건 브랜드가 있지만 대부분 인조가죽을 사용하는 수준이다. 인조가죽은 폴리에스터, 폴리우레탄을 조합한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친환경 소재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전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전 대표는 아코플래닝, 민트앤블루의 질 좋은 재생가죽과 자신의 잡화 전문 역량을 더하면 충분히 좋은 친환경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좋은 식재료가 있는데 요리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며 창업을 결심한 계기를 전했다. 이름은 투포투로 지었다. ‘Today for Tomorrow’의 줄임말로, 내일을 위해 오늘 실천하자는 의미다.
디자인·품질 좋은 친환경 패션 잡화
투포투는 단순히 친환경 브랜드라는 점만 강조하지 않는다. 전 대표는 “패션은 디자인과 품질이 우선이다”라며 “친환경, 재생가죽이라고 하면 디자인이나 품질이 낮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이를 깨고 싶다”고 강조했다.
투포투는 골프에 특화된 스포티 모던 캐주얼 잡화를 선보이고 있다. 개성과 참신함을 선호하는 MZ세대를 타깃으로, 그들이 지향하는 실용적이고 유니크한 디자인과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골프가 인기 스포츠로 부상하면서 골프 패션 산업도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대부분 의류 브랜드다. 잡화 전문가 입장에서, 그리고 골프를 즐기는 입장에서 보면 내구성, 실용성, 소재 등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투포투가 골프 잡화에 특화한 이유다. 물론 골프 외에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스포티 캐주얼 콘셉트로 여러 가지 상황에 어울리도록 디자인했다.
실용성이나 내구성도 강점이다. 마모가 쉬운 모서리 부분은 가죽으로 보강했다. 방수, 자외선 차단 기능도 담았다. 내부 주머니는 다양한 물건을 알차게 넣을 수 있도록 구성해 실용성을 높였다. 전 대표가 전문가의 눈으로 내부까지 꼼꼼하게 확인한다고. 이를 통해 MZ세대가 지향하는 가치소비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제작은 OEM으로 해결한다. 고품질 제작 기술을 가진 생산업체를 통해서다. 전 대표는 “잡화 업계에 24년간 몸담았던 만큼 소재, 제작 등 다양한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며 “디자이너의 자존심을 걸고 최고의 디자인, 품질로 만들고 있다”고 자신했다.
투포투는 오는 7월 정식 론칭 예정이다. 핸드백, 벨트, 볼 마커, 보스턴백, 볼 케이스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투포투 자사몰을 비롯해 대형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부족한 부분 해결
투포투는 정식 론칭 전이지만 올해 5월 기준 누적 매출 약 8,000만 원을 달성했다.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덕이다. 이를 통해 친환경 전시회와 크라우드 펀딩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의 지원도 한몫했다. 지난해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창업활동비와 입주공간을 지원받았다. 정부 지원사업 소개 등 사업 전개에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도 이어졌다.
특히 마케팅 부분에서의 지원이 컸다. 패션 잡화 브랜드의 특성상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활동이 중요하다. 이는 디자인과 품질이 좋다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전 대표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과의 협업으로 부족한 마케팅 활동을 해결하고 있다. 스타트업 홍보 행사, 언론 홍보 기회를 통해 브랜드 신뢰도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전 대표는 오는 7월 정식 론칭을 기점으로 사업 전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는 “재생가죽을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업사이클링하고 MZ 세대의 가치소비 성향을 충족시키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디자인과 품질이 좋은 친환경 패션 잡화 브랜드로 자리매김 후 글로벌 패션 시장에 진출해 우리나라 패션 산업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