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 센싱' 앞세워 드론 시장 공략하는 '씨너렉스' [스타트업-ing]
[IT동아 김동진 기자] 씨너렉스는 자율주행차와 드론 등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초정밀 위치정보 기반 위성 항법 장치를 개발, 공급하는 기업이다. 위성 항법 시스템(GPS)은 지구 궤도를 도는 다수 위성이 쏘는 신호를 활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데 쓰인다. 지상의 기준국을 기반으로 위성 신호 오차를 보정해 평균 2cm 미만의 초정밀 위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씨너렉스는 ‘리모트 센싱’ 기술을 앞세워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이어 드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리모트 센싱 기술은 무엇이고, 드론에 활용할 시 유용한 점은 무엇인지 드론 제어 및 자율주행 알고리즘 개발 담당, 박도현 씨너렉스 연구원을 통해 들어봤다.
초정밀 위치 정보의 확장성…'드론 플라잉 어시스턴트'
씨너렉스가 보유한 초정밀 위치 정보 기술은 다양한 확장성을 지닌다. 박도현 연구원은 “씨너렉스 주력 기술은 2cm 미만의 정확도를 보증하는 초정밀 위치 항법 장치(SMC-2000)”라며 “이 같은 정확도는 관측 센서를 탑재한 인공위성을 통해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하는 리모트센싱(Remote Sensing) 기술과 위성 신호의 오차를 보정해 주는 지상 기준국의 조합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성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리모트 센싱 기술의 장점은 데이터의 종류나 범위, 위치 등을 기계의 성능에 맞춰 얼마든지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온도나 기압, 물체의 위치정보에 맞춤화한 데이터를 얻고 싶거나 반도체의 한 부분, 다수의 은하와 관련한 데이터까지도 원하는 대로 얻을 수 있다”며 “특히 인공지능과 로봇 공학의 발전으로 오래된 건물의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안정성 검사, 지구 온난화 실시간 모니터링, 제품 생산 및 검사 공정의 자동화 등 리모트 센싱의 활용 방법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박도현 연구원은 이어 “리모트센싱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초정밀 위치 항법 장치는 최근 드론에 탑재돼 안정적인 운영을 돕는 드론 플라잉 어시스턴트(Drone Flying Assistant)에 활용되고 있다. 씨너렉스 드론 제어 및 자율주행 알고리즘 개발은 드론이 정해진 경로로 정확하게 운행하는 데 필요한 드론 플라잉 어시스턴트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리모트센싱 기술을 적용한 초정밀 위성 항법 장치를 드론에 탑재해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으면, 농작물 생육 상태 관찰 등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고 사람이 접근하기 위험한 지역의 데이터를 축적할 수도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적용 가능 대상 중 드론에 집중하는 이유를 묻자 박 연구원은 “‘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가장 큰 이유”라며 “로봇 기술을 응용하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크게 기술의 안전성과 안정성, 필요성으로 나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거나,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상용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앞서 언급한 리모트 센싱 기술 활용에 있어서 이 두 가지를 만족시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운용되는 기기의 정확한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드론의 경우 다른 기기에 비해 장애물 없이 하늘 위 환경에 노출되는 빈도수가 높아 상대적으로 위치 추적이 용이하고 하드웨어상 문제가 없다면, 탐사에 있어 신뢰도가 높은 기기 중 하나다. 필요성의 측면에서 드론의 경우, 고도의 전환이 자유로워 데이터 범위를 쉽게 지정할 수 있고, 목표물을 추적하는 것에 유리하며, 교통 및 운송 수단으로써 정체 현상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사람이나 수평 주행만이 가능한 로봇이 이동할 수 없는 높은 위치에 접근하기 쉬워 공장이나 오래된 건물 등 다양한 지역을 탐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드론 제어를 위한 무한 테스트…선행 연구 사례 부족 극복해야
아무리 장애물이 없는 하늘에서도 GPS 모듈의 성능에 따라 드론의 이착륙과 주행 안정감에 큰 차이를 보이곤 한다. 2cm 미만의 초정밀 위치 정보를 확보하기까지 씨너렉스가 겪은 시행착오는 무엇일까.
박도현 연구원은 “가장 최근에 겪은 시행착오는 드론 제어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한 개발 환경 구축이었다. 드론에 들어가는 펌웨어와 활용하려는 패키지 간 버전 충돌이 발생해 안정적이면서 동시에 다수의 드론에 적용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매진했던 기억이 있다”며 “또 C언어 기반의 드론 제어와 관련한 예시 코드가 부족해 드론의 저속 제어를 위한 알고리즘 확립하는 데에도 여러 번의 주행 테스트와 알고리즘 수정이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드론으로의 GPS 적용과 활용 모두 상대적으로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논문, 코드, 실사용 예제 등의 참고 자료가 매우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기존에 사용된 방식이 없어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하거나, 이미 존재하더라도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오류가 발생하다 보니, 타 분야에 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문제를 동반한 복합적인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것 같다”며 “완전한 상용화를 위해서는 위치 정보나 네트워크(LTE) 활용이 어려운 오지 등 음역 지역을 안전하게 통과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게 가장 어려운 과제이자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정교한 드론 제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피드백을 활용한다는 박도현 연구원.
그는 “동료들보다 조금 일찍 출근해서 간단한 수학 문제나 코딩 문제를 풀며 뇌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보통 주에 한 번 프로젝트 성취와 방향성에 관한 미팅을 진행하고 이후에는 미팅에서 나온 피드백과 정해진 일정에 따라서 코딩과 검색을 반복하고 필요한 부품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며 “참고할 만한 선행 자료가 없는 영역에서 피드백은 드론 플라잉 어시스턴트를 정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한 번은 드론이 날아가는 영상과 경로대로 가고 있는지 살피는 영상을 한꺼번에 보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수렴해 경로를 벗어나면 경고음이 나도록 설계해 어려움을 극복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드론 플라잉 어시스턴트 고도화…자율주행 모듈 개발 목표
끝으로 박도현 연구원에게 씨너렉스 연구 개발진으로서 올해 계획과 주요 목표는 무엇인지 물었다.
박 연구원은 “드론 플라잉 어시스턴트 고도화와 드론 상용화, 자율주행 모듈 개발 등 3가지 목표를 설정했다”며 “먼저 드론 플라잉 어시스턴트를 보다 유저 친화적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드론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드론을 비행하다 보면 드론 조작과 현재 상태를 동시에 확인하는 것이 생각보다 잘 이뤄지지 않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드론 비행 코스별 경로 이탈 알림음을 추가한 드론 플라잉 어시스턴트를 씨너렉스에서 개발했고, 드론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드론 상용화 과제의 경우 지난 4월 26일 자사의 초정밀 위치 항법 장치(SMC-2000)를 탑재한 드론으로 오프보드(하드웨어 기반 자율 비행)의 안정적인 이착륙 및 저속 주행에 성공했다. 이를 토대로 SMC-2000의 LTE 기능을 활용하여 중장거리 비행과 이를 제어할 관제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또 저속 주행 차량 및 로봇에 사용될 자율주행 모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체코 무인기 협회장, 케냐 민간항공청 국장, 방글라데시 지적 국장 등 주요 인사가 참여하는 ‘2023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에도 참가해 지금까지 갈고닦은 기술과 제품을 글로벌을 상대로 선보일 계획이다. 많은 관심 바란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