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생활한방연구소 “손쉽게 먹고 효과 보는 K 한방 전파”
[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IT동아 차주경 기자] 우리나라 전통 의학 책 ‘동의보감’은 많은 정보를 가졌다. 수명을 늘리고 병에 잘 걸리지 않도록 돕는 약재와 치료 방법, 무수한 약초의 이름과 효능, 이들을 조합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래서 동의보감은 오늘날 한의학과 한방의 교과서이자, 이들 학문의 완성도를 높인 주역으로 인정 받는다.
하지만, 동의보감의 책 권수는 25권이나 된다. 게다가 전문 서적이라서 일반 소비자는 읽고 이해하기도, 내용을 활용하기도 어렵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각종 치료 방법과 한약의 혜택을 누구나 손쉽게 누리게 하려던, 나아가 우리나라 고유 한의학의 효능을 세계에 알리려던 한약사 부부가 세운 기업이 ‘생활한방연구소’다.
김현수 생활한방연구소 대표는 최은숙 한약사와 함께 창업 후 브랜드 ‘바라기(BARAGI)’를 만들었다. ‘소비자들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한약사의 마음을 담은 그릇’이라는 의미다. 동의보감의 풍부한 한방 정보를 일반 소비자들이 손쉽게 접하고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 누구나 자연의 원료를 접해서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도 바라기 브랜드에 더했다.
생활한방연구소 바라기의 제품군은 한방 건강식품과 한약, 크게 두 개다. 한방 건강식품은 ▲ 결명자로 만든 숙취해소 음료 ‘말똥말똥’ ▲여성을 위한 약쑥액 ‘따뜻따뜻’ ▲배도라지로 만들어 어린이 목 건강에 좋은 젤리 ‘또랑또랑’ ▲남성 활력 산수유 농축액 ‘뿔근뿔근’ ▲‘도라지 캔디’ 등이다.
한약 제품군으로는 ▲녹용과 당귀, 산수유로 만든 ‘공&침향’ ▲인삼, 지황과 복령에 벌꿀까지 섞어 만든 ‘경&옥’ ▲활력을 높이는 ‘침향’ ▲경희대학교와 원광대학교가 효능을 검증한 다이어트한약 ‘월비탕’ 등이 있다. 물론, 쌍화탕과 십전대보탕 등 한약 차도 다룬다.
김현수 대표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내려온 한방을 자연 치유법의 집대성이라고 소개한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분이기에, 자연의 원료를 쓰면 각종 병을 다스리고 예방도 된다는 논리도 편다. 실제로 우리는 보양식으로 인삼을, 몸이 찰 때 약쑥이나 생강을 즐겨 먹는다. 바라기는 접근하기 어려운 한방이 아니라 생활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한방을 추구한다.
김현수 대표는 최은숙 한약사와 바라기 제품군의 개성을 더했다. 먼저 자연 원료 고유의 성분을 강화하는 기술을 적용해 효능을 높였다. 예를 들어, 쑥은 물로 끓이면 약효가 사라진다. 생활한방연구소는 물 대신 술로 쑥을 끓여 유효 성분을 높인 후 따뜻따뜻을 만든다.
결명자는 음주 전후의 기억이 사라지는 블랙아웃을 막는 효과를 낸다. 여기에 간을 보호하는 약재를 넣어 간과 뇌 모두를 보듬는 제품이 말똥말똥이다. 뿔근뿔근도 자연의 원료를 발효해 흡수율을 높이는 고유의 기술로 만든다.
김현수 대표는 도라지의 특정 유효 성분을 강화하는 기술을 이전 받아 또랑또랑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먹기 쉽도록 젤리 형태로 만드는 아이디어도 발휘했다. 도라지 캔디는 떫지 않고 은은한 단 맛이 난다. 설탕 대신 조청으로 맛을 낸 덕분에 당뇨 환자가 먹어도 된다. 말을 많이 하는, 목소리를 크게 자주 내는 사람에게 권한다. 이 제품은 출시 5개월 만에 200만 알 가까이 팔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먹으면서 한방 지식을 쌓도록, 포장 곳곳에 한약 처방을 브랜드 요소로 넣은 점도 독특하다. 한약이 가진 효능과 발현 원리를 알기 쉽게 전달하면 한방의 장점이 자연스레 전파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생활한방연구소는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선물 수요가 늘어날 때를 고려해 패키지 구성과 선물 세트를 마련하고 할인 행사도 수시로 연다.
한약도 다룬다. 치질과 변비, 불면증과 비염 등 소비자를 괴롭히는 각종 질병을 완화할 한약을 매장에서 수십 시간 이상 직접 달인다. 덕분에 쌍화탕, 십전대보탕 등 대중 한약은 예약을 해야 살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김현수 대표는 세계 곳곳에 한방의 효능을 자신 있게 전파한다고 말한다. 누구나 한방을 손쉽게 접하고 효능을 체험하도록 이끌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조차 한방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효과가 적다는, 잘못 활용하면 몸에 치명적이라는 오해도 많았다. 그래서 생활한방연구소와 바라기 브랜드를 알리기 어려웠다.
이들에게 손을 내민 것이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다. 생활한방연구소는 2020년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에 따뜻따뜻을 출품해 우수상을 받았다.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도라지의 유효 성분 플라티코딘 D를 강화하는 기술을 이전 받아, 농업기술실용화 R&D 과제를 거쳐 또랑또랑을 개발했다.
김현수 대표는 농산업 기업을 체계적으로 전폭 지원하고, 창업자의 어려움을 공감하며 함께 해결하려 힘 쓰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덕분에 성장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농산업과 한방 등 우리나라만이 가진 콘텐츠를 브랜드로 만들어 세계에 알리는데 가장 큰 힘을 주는 파트너로도 소개했다.
생활한방연구소의 도전 과제는 더 크게 성장하는 것, 그래서 바라기라는 브랜드를 우리나라와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세계인 모두가 함께 즐길 한방 제품과 서비스를 보급하는 것도 그렇다. 꾸준히 브랜드 가치를 높일 제품을 연구 개발하고 알린 덕분에, 이들은 창업 후 3년간 매년 매출을 두 배씩 올렸다고 한다.
이 성과를 토대로 김현수 대표는 우리나라의 영업 체계를 확대한다. 생활한방연구소의 제품, 기술을 알릴 매장을 서울 청담동에 이어 서울 종로 인근에 마련한다. 올해 안에 매장을 두 곳 더 열고, 2024년에는 전국 주요 도시 곳곳에 생활한방연구소를 세울 계획이다.
온라인 판로도 개척한다. 이미 현대백화점을 비롯한 주요 오프라인 유통가, 컬리와 같은 유명 온라인 유통가에 생활한방연구소 바라기 제품을 공급 중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포함해 온오프라인 판매 영역을 넓혀 소비자들이 쉽게 제품을 접하도록 이끌 예정이다.
콘텐츠 마케팅도 강화한다. 김현수 대표는 바라기의 브랜드와 한방 제품을 알릴 온라인 채널을 운영 중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지에서 ‘바라기’를 검색하면, 생활한방연구소의 철학이 담긴 각종 디지털 콘텐츠가 나온다. 재미와 지식을 모두 가져다주는 한방 지식, 일상에서 간편하게 건강을 지키는 약재와 생활 습관을 전달한다. 이렇게 한방을 알리면, 지금까지 한방에 씌워진 각종 편견과 오해를 걷어낼 것으로도 믿는다.
생활한방연구소는 우리나라에서 기반을 튼튼히 다진 후, 바라기 브랜드를 해외에 소개한다. 먼저 공략할 곳은 한방 문화권에 속하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일본 시장이다. 이미 베트남에 일부 제품을 공급 중이다. 바라기 제품의 입소문을 듣고 서울 청담 생활한방연구소를 방문하는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도 꾸준히 늘어난다고 한다. 호주에 도라지 캔디도 수출 중이다. 나아가 이들은 규모가 큰 미국 시장에 진출해 우리나라 고유의 한방의 효능을 널리 알린다.
김현수 대표는 “왕을 치료할 때 쓴 궁중의학 한방의 장점을 살려 누구나 일상에서 손쉽게 먹고 효능을 누리도록 제품을 만들었다. 자연 건강법이자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의학 기술인 한방을 최신 유행에 맞게 재해석, 건강 지키는 문화인 ‘K 한방 콘텐츠’로 만들어 세계에 전파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