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과대포장’ 넘어 ‘착한 포장’이 뜬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5월은 ‘가정의 달’로 통한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을 비롯해 고마운 분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기념일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뜻으로 전하는 선물 중 상당수가 과대포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또한, 이용하는 포장재가 중 상당수가 친환경이지 못한 소재라 환경 오염의 우려가 크며, 폐기물 분리배출에도 어려움을 주기도 했다.
서울시는 2021년 5월에 '가정의 달 과대포장 집중 단속'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시내에 있는 유통업체에서 1,033건을 점검, 포장 기준을 위반한 102건을 적발했다. 또한 시내 제조업체 제품 47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과대포장은 불필요한 비용을 증가시켜 소비자 부담을 높일 뿐 아니라 자원낭비, 그리고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하지만 최근 이런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는 추세다. 과거의 친환경이 단순히 구호에 그쳤다면, 최근의 친환경은 실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덕목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역시 ‘좋은’ 것을 넘어 ‘착한’ 제품과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실제 최근 기업들은 같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이더라도 포장재의 친환경성을 강하게 부각하고 있다. 이달 17일 롯데마트에서 출시한 ‘스위텔 토마토’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용기에 담아 출시했다는 점을 앞세웠다. 고분자 형태의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방법으로 제조한 100% 재생 플라스틱 기반 용기를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용기에 비해 생산단가가 높지만, 자원 재활용률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 외에도 롯데마트는 스티로폼 박스, 젤 아이스팩 등의 기존 플라스틱 기반 포장재를 줄이고 재생 용지 및 재활용 원단 등에 기반한 친환경 포장재의 이용 비율을 높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6일, 휴대전화 택배상자, 매장 쇼핑백 등의 포장재를 모두 친환경 소재로 바꾼다고 밝혔다. 택배상자를 모두 재활용 종이로 제조하는 한편, 택배 송장을 붙이기 위한 특수 라벨도 적용한다. 이 라벨은 검은색으로 제작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손쉽게 떼어 분리 배출도 가능하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자원 재활용률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친환경 포장재로 제품 본체 구성품까지 겸하는 아이디어도 등장했다. 코웨이가 지난 18일 2023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 출품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상을 수상한 콘셉트 제품인 ‘페이퍼 정수기’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종이 재질의 제품 포장재를 정수기 외관 케이스로 조립해 사용할 수 있다. 구성부품 역시 나사 등의 복잡한 부품 없이 끼워 맞춰 조립하는 모듈형 구조를 도입했다.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인 에이수스(ASUS) 역시 최신 노트북인 ‘젠북 S 13 OLED’를 지난 21일 발표하면서 제품의 설계 및 제조, 그리고 포장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과정에 친환경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노트북 포장재의 경우, FSC(국제산림관리위원회)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를 적용했으며, 포장재 일부는 노트북 스탠드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친환경 포장재의 개발 및 생산, 그리고 유통까지 이르는 생태계를 구성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친환경 포장재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칼렛스토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칼렛바이오’가 대표적인 사례다. 칼렛바이오는 포장재 생산업체에 친환경 포장재 포토폴리오 및 유통 경로를 제공하며, 수요자들은 칼렛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친환경 포장재를 맞춤 주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칼렛바이오는 펼친 상태로 보관하다 접착제나 테이프 없이 돌돌 말아 간편하게 포장을 마감할 수 있는 100% 재활용 소재의 친환경 포장재인 ‘에코롤러박스’를 개발해 2023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서 한국포장기술사회장상을 수상하는 등,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겸비한 새로운 포장재의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칼렛바이오의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포장재의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작업 효율성, 분리배출 편의성까지 겸비한 혁신적 친환경 포장재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라며, “포장재 수요 기업 외에도 포장재 생산 기업, 그리고 소비자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착한 포장재’ 생태계 구축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