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초창패 2022] 아론그룹 “맞춤형 간편결제, 미래 핀테크 마중물”
※고려대학교는 2023년 초기창업패키지 주관기관이다. 지금까지 스타트업 103곳에게 초기 운영 자금과 맞춤형 컨설팅, 실증 검증 등 지원을 제공해 성장을 이끌었다. 2023년 고려대학교 초기창업패키지를 딛고 도약할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간편결제 서비스는 쓰기 편하다. 스마트폰이나 PC에 간편결제 서비스만 설치하면, 현금이나 카드를 여러 장 가지고 다닐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결제한다. 소비자들도 간편결제 서비스를 많이 쓴다. 한국은행의 2022년 조사 결과 우리나라에서만 매일 약 7,230억 원, 연간 약 262조 원 상당의 간편결제 거래가 이뤄진다.
기업도 소비자에게 편의를 주려고 각종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한다. 그런데, 사실 이 과정은 아주 복잡하고 어렵다. 간편결제 서비스마다 연동 과정과 절차가 모두 달라 적용하기 어렵고, 이것을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와 연결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까닭이다. 게다가, 간편결제 서비스의 결제 형태는 거의 획일화됐다. 내 상품이나 서비스에 알맞은 특화형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아주 어려웠다.
금융, 핀테크 업계에서 오래 일한 한 기업인이 이 불편을 해소할 아이디어를 냈다. 수 주일씩 걸리던 간편결제 서비스 도입 과정을 단 30여 분만에 마치는 스타트업, 상품이나 서비스의 특성에 가장 어울리는 맞춤형 간편결제 프로세스를 만드는 스타트업 ‘아론그룹’이다.
박신영 대표는 아론그룹을 ‘결제를 만드는 기업’으로 소개한다. PG(Payment Gateway, 결제와 정산 업무를 대신하는 기업)사와 기업 사이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연동 과정을 주관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PG사와 손을 잡으려면, 수많은 문서를 마련하고 각기 다른 결제 서비스를 하나하나 찾아 상품이나 서비스에 맞게 수정해야 했다.
아론그룹은 이 과정 자체를 간결하고 편리하게 정리한다. PG사와 기업 사이의 소통 창구도 일원화해 운영 효율을 높인다. 나아가 이들은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가장 적합한, 그리고 유용한 형태로 결제 프로세스를 맞춤형 개발한다. 세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영리활동에 필수인 결제 기술의 도입 편의, 효율화를 추구한다.
상품이나 서비스는 꾸준히 발전했지만, 결제 프로세스는 그렇지 않다. 박신영 대표는 새로운 시대와 진화한 기술에 어울리는 결제 프로세스를 만들려고 실력을 가진 임직원을 모았다. 먼저 금융 업계에서 올해 일했고 해외 사정도 잘 아는 금융전문가, 에릭 심 공동대표와 함께 아론그룹을 세웠다. 기술의 연구 개발은 박신영 대표가, 해외 시장 개척과 영업은 에릭 심 대표가 각각 맡는다.
아론그룹의 임직원 가운데 80%는 10년 이상 결제 기술을 개발해 온 베테랑 개발자다. 이들을 해외 지사에 파견, 현지 간편결제 시장의 특성을 익히고 기술을 배우도록 돕는 것이 아론그룹의 특징이다. 다른 나라의 핀테크 기술과 특성을 이해해야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해외 기업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줄 능력을 갖는다는 것이 박신영 대표의 지론이다.
조직 구성을 마친 아론그룹은 우리나라와 해외에 적용할 간편결제 기술, 프로세스를 조금씩 고도화했다. 우리나라 PG사 11곳, 해외 PG사 10곳과 협력해 세계 곳곳에 1,000곳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했다. 이들에게 새로운, 간편하고 효율 좋은 맞춤형 결제 프로세스를 제공해 수익을 만들었고, 이 수익을 고스란히 사세 확장과 인재 확보에 투자했다. 세계 결제 시장도 함께 겨냥했다.
앞서 언급한 간편결제 시장의 불편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문제다. 결제 기술은 한 번 뿌리를 내리면 거의 바뀌지 않는다. 이미 자리 잡은 결제 기술을 바꾸려 하면 그 만큼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까닭이다. 이에 아론그룹은 세계 간편결제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선진 핀테크 기술을 적용, 시장을 선점할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아론그룹은 탄자니아와 같은 신흥 시장, 호주와 일본과 영국 등 금융 선진 시장에 진출했다. 나라별 간편결제 시장의 유행, 특징을 분석하고 가장 알맞은 기술을 개발해 보급했다. 현금을 주로 쓰는 일본에는 통합형 POS(Point Of Sales, 판매관리 시스템)를 공급했다. 일본 소비자들이 수많은 포인트 카드를 가지고 다니느라 힘들어하지 않도록, 일본 기업 300여개 사의 포인트를 일원화 관리하는 모바일 시스템도 선보였다.
탄자니아 소비자들은 통신사의 포인트를 현금처럼 쓴다. 하지만, 이 경우 결제 시간이 1분이 넘게 걸릴 정도로 느리다. 아론그룹은 이를 단 7초만에 결제하는 기술을 공급, 많은 인기를 모았다. 호주와 영국에도 각각 간편 수납 시스템과 B2B 뱅킹 시스템을 소개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자리를 잡으면, 박신영 대표는 다음 계획으로 ‘크로스보더 결제 서비스’를 구축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혹은 반대로 해외 기업이 우리나라에 진출할 때 가장 알맞고 쓰기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한다. 그러면 나라와 나라간 결제의 장벽을 허물고, 세계 어디에서나 손쉽게 쓰는 결제 서비스가 태어난다. 이 결제 서비스는 쓰기 편리할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결제 환경과 문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형태로 맞춤형 설계 가능하다.
박신영 대표는 아론그룹의 성장 비결 중 하나가 ‘초기창업패키지 지원’이라고 말한다. 서비스 스타트업은 특성상, 기술 개발을 마치고 시장에 자리 잡아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자연스레 자금난, 인력난에 시달린다. 아론그룹도 그랬다. 그는 고려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의 초기창업패키지에 지원, 선정된 덕분에 초기 단계의 자금난을 벗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박신영 대표는 함께 경쟁한 스타트업 대표들의 열정과 계획, 비전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스타트업 대표라면 꼭 잘 짜여진 초기창업패키지에 지원, 기업을 운영하는 마음가짐을 배우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그는 사업 계획을 알리는 자세와 전략, 특허를 포함한 기업의 가치 평가 방법, 복잡한 인증 절차와 기업 운영 노하우를 배운 점도 요긴했다고 한다. 이어 회계법인과 VC로의 투자 연계로도 이어졌다면서, 고려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의 초기창업패키지가 스타트업 운영의 기술 전반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어려움을 딛고 성장한 아론그룹은, 세계 곳곳으로 선진 간편결제 서비스를 전파하는데 힘을 쏟는다. 먼저 5월부터 일본 결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미 일본 지사 조직 구성을 마치고 현지 PG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가맹점 500여 곳도 확보했다. 이들은 간편결제뿐만 아니라 포인트 통합도 일원화, 운영 효율을 높일 것이다.
아론그룹이 가장 먼저 진출한 해외 시장, 탄자니아의 결제 서비스 선진화 역시 중요한 도전 과제다. 탄자니아의 주요 결제 수단, 통신 포인트와의 연동과 대응을 마쳤고 가맹점 수도 순조롭게 늘렸다. 최근 탄자니아 정부는 아론그룹의 기술을 국가 결제 플랫폼으로 인정, 힘을 실었다.
호주에서 활약할 간편 수납 시스템은 가을경 완성 예정이다. 영국에서도 B2B 뱅킹 시스템을 상용화한 후, 유럽연합 국가로 확장할 목적으로 영업조직을 구성 중이다.
해외 시장으로의 결제 기술 공급과 현지 기업과의 동반 성장 등 경험을 쌓은 후, 아론그룹은 맞춤형 결제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를 노린다. 무기는 ‘현지화’다.
먼저 한 나라의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동시에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결제 서비스들의 특징을 파악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그 나라에 진출할 때 가장 알맞은 결제 서비스를 맞춤형 설계해 제공한다. 그러면, 그 기업은 해외 소비자에게 발빠르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이는 곧 매출과 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해외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할 때에도 아론그룹은 맞춤형 결제 서비스를 설계해 제공한다. 믿고 쓰는, 안전성과 안정성 모두 갖춘 맞춤형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해외 기업은 우리나라의 시장과 소비자에 큰 매력을 느낄 것이다. 이처럼 결제 서비스를 고도화, 맞춤형 설계해 세계 곳곳의 시장과 소비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것이 아론그룹의 목표다.
박신영 대표는 “우리나라의 선진 결제 기술을 다른 나라에 보급하면서 다른 나라의 좋은 결제 기술을 우리나라에 이식, 세계인 모두가 가장 쉽고 편리하게 쓰는 결제 서비스를 만들겠다.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 시장에 발 딛을 때, 해외 기업이 우리나라의 문을 두드릴 때 믿고 쓰는 결제 서비스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