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을 현실로 바꾸는 ‘딥테크’, 정부도 인재 양성에 팔 걷어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인공지능(이하 AI)이나 자율주행 같은 기술은 최근 들어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이런 기술의 개념 구상 및 연구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진행되었다. AI라는 용어가 학계에 처음 등장하고, 아주 기초적인 자율주행차의 시제품이 등장한 것이 1950년대의 일이니 말이다.

물론, 당시 이런 기술 개념은 ‘놀랍긴 하지만 상용화는 거의 불가능’이라는 평가를 받곤 했다. 하지만 각종 기술의 발달, 그리고 상상력과 실력을 겸비한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의 끊임없는 도전 끝에 비로소 현실화되었다. 그리고 구글이나 오픈AI(챗GPT), 테슬라와 같은 관련 기업들은 업계 전반을 주름잡는 ‘큰 손’으로 등극했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이처럼 과거에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지만 현재는 실현을 넘어 상용화에 근접한 기술, 그리고 이것 없이 미래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영향력이 큰 기술을 ‘딥테크(Deep Tech)’라고 부른다. 이는 2010년대 후반을 즈음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용어로, 남들이 따라하기 힘든 독보적인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을 정의할 때 주로 언급하곤 한다.

2023년 현재, 주요 딥테크 분야는 AI, 자율주행, 나노기술, 양자컴퓨팅, 드론, 로봇, 바이오기술, 사물인터넷(IoT), 우주 개발 등을 들 수 있다. 대부분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면서 참신한 아이디어 및 도전정신이 필요한 분야다.

딥테크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독보적인 성과를 낸 대표적인 기업이라면 2002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의 우주 탐사/개발 기업인 ‘스페이스엑스(SpaceX)’를 들 수 있다. 우주 분야는 막대한 비용 및 높은 기술력, 그리고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스페이스엑스 역시 설립 당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출처=스페이스엑스)
(출처=스페이스엑스)

하지만 스페이스엑스는 끈기 있게 기술 개발 및 인력 확보에 나섰고, 2012년에는 최초의 상용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추진체 로켓의 회수 및 재활용, 신개념 우주복의 개발 등의 성과를 내며 높은 주목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 외에도 스페이스엑스는 우주 관광, 화성 개발 등을 비롯한 다양한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기준으로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계획도 눈에 띄지만, 이런 것이야 말로 ‘딥테크’의 진수라고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정부에서도 딥테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지원하는 각종 정책 및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벤처부(이하 중기부)는 올해부터 첨단 미래기술 분야에서 5년간 1000개 이상의 ‘초격차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작년 11월 16일, 중기부는 유망 딥테크 기업 300여개사가 모여 성과를 공유하고 창업∙벤처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2022 신산업 스타트업 테크엑스포’를 3일간 개최했다. 이를 통해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를 비롯한 각 분야별 딥테크 기업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고, 학계‧산업계 전문가와 기업인, 투자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관련인사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딥테크에 특화된 기술 창업자 및 미래 창업자를 기르기 위한 육성 프로그램도 발표하고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달 30일 ‘2023년도 혁신창업스쿨 교육생 모집’ 공고를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혁신기술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 창업자 대상으로 비즈니스 모델 및 창업 실무 교육을 제공하는 ‘혁신창업스쿨 트랙’외에 미래 첨단기술과 인문학 이해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발굴해 실현 가능한 모델로 발전시키는 미래 창업자를 양성하는 ‘딥테크스쿨 트랙’이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출처=한국기술벤처재단)
(출처=한국기술벤처재단)

특히 딥테크스쿨 트랙의 경우, 대학생 및 졸업생, 연구소 재직자 등 외에도 창업경진대회 수상자나 투자 유치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자 등, 딥테크 분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일반인 전반이 모집 대상이다. 40여명의 정원을 모집, 온∙오프라인 교육을 통해 프로젝트를 발굴 및 수행하며, 프로젝트 완료 후 우수 교육생에게는 글로벌 딥테크 현장 방문 및 사업화 연계 등의 지원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2023년도 혁신창업스쿨 교육생 모집 사업은 3월 30일부터 오는 5월 2일까지 K-스타트업(K-Startup) 창업지원포털을 통한 온라인 접수로 지원할 수 있다. 이번 사업에서 딥테크스쿨 트랙을 주관하는 한국기술벤처재단의 관계자는 “딥테크라는 용어가 아직 생소하지만, 이미 다수의 딥테크 기업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미래 첨단기술에 관심 있는 인재들이 이번 사업에 많이 참여하길 바란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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