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진짜’ 미국 선생님들 수업이 한가득, ‘아웃스쿨’
[IT동아 김영우 기자] 언어 습득 속도는 나이가 어릴 수록 빠르다고 한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많이 나눌수록 해당 언어에 익숙해지는 속도도 빨라진다. 외국어를 익히기 위해 어린이들이 영어 유치원을 다니고, 몇몇 학생들은 해외 연수나 유학을 가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특히 어학 연수나 유학의 경우, 아직 몸과 마음이 미성숙한 어린 학생에게는 위험 부담도 크다. 하지만 네트워크 인프라의 발달 덕분에 집에서도 외국인 교사와 실시간 소통하며 학습이 가능한 온라인 홈스쿨링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아웃스쿨(OUTSCHOOL)’도 그 중의 하나다.
아웃스쿨은 2015년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업체로, 2023년 현재 전세계를 상대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용자 수 역시 100만명에 이른다고 아웃스쿨은 밝힌 바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한국어 사이트도 오픈해 한국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본격화했다.
어학, 기술, 취미 등까지 망라한 방대한 수업 카테고리
현지인 교사 기반의 온라인 홈스쿨링 서비스는 이미 여럿 있지만, 아웃스쿨은 단순히 비영어권 학생 대상으로 언어를 가르치기 위해 설립된 서비스가 아니다. 어학뿐만 아니라 취미, 생활, 예술, 사회, 과학, 수학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 다양한 수업이 준비되어 있는데, 그야말로 미국의 교육기관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구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령 역시 3세부터 18세까지 다양한 수준의 수업을 맞춤 제공한다.
수업의 카테고리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교육과 놀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수업도 다수 준비되어 있다. 예를 들어 ‘만화 그리기’, ‘체스 강습’과 같은 취미 생활 관련 수업, ‘마인크래프트’, ‘동물의 숲’, ‘어몽어스’와 같은 비디오 게임을 소재로 한 수업도 적잖게 눈에 띈다. 최근 미국에서 교육과 오락을 결합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교육형태가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코딩 전반, 파이썬, 자바와 같이 최근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IT 관련 카테고리는 물론, 물리학, 기하학, 생물학과 같은 전통적인 학문 카테고리도 다수 준비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물론 영어나 스페인어, 프랑스어와 같은 어학 수업 역시 제공한다.
PC, 스마트 기기만 있으면 바로 이용 가능
아웃스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회원 가입이 먼저다. 이메일을 이용한 일반 가입 외에 구글이나 페이스 북 등의 소셜 계정을 통한 가입 및 로그인도 가능하다. 가입 과정에 자녀의 나이나 관심 카테고리 등도 입력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자녀에게 적합한 수업을 추천하는 개인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계정을 생성하면 원하는 수업에 등록이 가능하다. 각 수업마다 다른 일정을 가지고 있지만 대개 주 1회 내지는 주 2~3회 일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시간대 별로 같은 수업을 일 2회 제공하기도 하는 등, 수업의 특성 및 교사의 성향에 따른 다양한 선택이 주어진다. 각 수업의 정원 역시 제각각이지만 대개 3~10명 사이인 경우가 많다.
수업 시간 역시 30분 정도로 짧게 진행되는 수업도 있지만 1시간, 90분 등 상당히 긴 시간동안 진행되는 것도 있다. 그리고 각 수업의 정원 및 추천 나이도 표시되어 있어 미리 확인이 가능하다.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수업마다 다른데, 1수업 당 15달러(약 1만 9,000원) 정도의 저렴한 것도 있으며, 40달러(약 5만 2,000원)의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도 있다. 미리 일정액의 금액을 충전해 두면 편리하다.
등록한 수업이 시작되면 이용자는 온라인 교실로 접속해 수업을 듣게 된다. 수업은 온라인 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통해 이루어지며,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 교사와 이용자가 직접 소통하며 수업이 이루어지므로 당연히 사용자의 시스템에는 카메라와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핵심 키워드는 ‘소수정예’, ‘실시간’, ‘양방향’
이번 리뷰에선 만 10세의 아동이 참여했으며,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제2 외국어로서의 영어) 및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외국어로서의 영어)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초보자를 위한 내셔널 지오그래픽 읽기 클럽(National Geographic Club for Beginners)’ 수업을 들었다. 8~12세를 대상으로 하는 35분 수업이다.
수업은 미국 현지의 교사가 진행했으며, 자연과학 잡지인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이트에 개재된 사진과 텍스트를 해석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교사가 특정 문장 및 단어를 지목하고, 해당 텍스트의 의미 및 활용을 설명했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중간중간마다 참여 학생을 지목해 해당 학생이 이를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또한 줌 플랫폼의 기능을 이용, 교사가 자신의 화면을 공유하며 그 위에 직접 예문이나 설명을 적어가며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만약 학생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좀 더 쉬운 지문을 제시해 이해를 이끌어내기도 했고, 텍스트가 아닌 사진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는 등, 양방향 소통의 특징이 잘 살아있었다. 3~5명 정원의 수업이었기에 학교나 학원 보다는 ‘과외’에 더 가까운 느낌의 수업이 이어졌다.
시간 관계상 아주 다양한 수업을 체험하지는 못했지만, 이것 만으로도 이웃스쿨의 대략적인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가장 큰 장점이라면 역시 현장감이다. 자격을 인정받은 현지(주로 미국) 교사가 직접 진행하며, 소수의 인원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수업이 이루어지기에 정말로 미국의 강의실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방대한 카테고리의 수업이 제공되기에 이용자의 성향이나 나이, 외국어 수준을 비롯한 세세한 조건에 대응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만 3세의 유아부터 18세의 고등학생까지, 그리고 초보자는 물론, 현지인 수준의 언어 능력을 갖춘 고급 학습자까지 모두 만족할 만하다.
너무 ‘생생한’ 현지 체험, 양면성도 있어
다만, ‘생생한 현지 교육’을 온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은 의외의 양면성도 있었다. 대부분의 수업을 미국 현지 교사가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수업 스케줄 역시 미국 시간 기준인 것이 많다. 물론 한국 시간 기준으로 오전 일찍, 혹은 밤 늦게 진행되는 수업이라면 그럭저럭 참여할 만하고, 비영어권의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수업이라면 오후 5~6시 전후에 진행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 외의 상당수 수업은 한국 시간 기준으론 새벽 시간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아웃스쿨은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개발된 서비스가 아니며, 미국을 거점으로 하는 글로벌 홈스쿨링 플랫폼이라는 점을 알아 두자. ‘외국어 학습’이 아닌 ‘외국의 학습’을 체험하는 서비스라는 의미다. 대부분의 교사들 역시 자신이 담당한 교육 카테고리에 최선을 다하긴 하겠지만, 한국인 학습자들 만을 위해 제공하는 특별한 배려를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 그야말로 미국 학교로 유학 온 느낌을 아웃스쿨에서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생생한’, ‘날 것 그대로’의 현지 교육을 PC나 스마트 기기만 있으면 어디서나 체험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방대한 수업 카테고리를 제공한다는 점은 아웃스쿨만의 차별점이자 경쟁력임이 분명하다. 골라 배우는 재미가 있는 미국인 가정교사를 원한다면, 그리고 내 자녀가 글로벌 기준의 교육 시스템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을 찾는다면 아웃스쿨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