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에서도 맥처럼 아이폰 연동 가능?…아이폰 연결 기능, 미리 써보니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애플 기기의 장점으로 꼽히는 게 애플 기기 간의 연속성이다. 연속성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서로 다른 기기의 사용 경험이 마치 하나의 기기처럼 이어지는 걸 말한다. 아이폰에서 온 알림이나 전화, 메시지를 아이패드나 맥북에서 확인할 수 있고, 답장을 보내거나 전화 거는 일이 가능한 게 대표적인 예시다.

그동안 이러한 연속성을 제대로 누리려면 애플 기기로만 생태계를 꾸려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윈도 PC 또한 ‘휴대폰과 연결’ 앱을 통해 스마트폰을 PC와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긴 하지만 아이폰과는 연결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2월말 ‘휴대폰과 연결’ 앱의 아이폰 지원을 발표하고, 미리보기 버전을 출시했다. 과연 윈도에서도 애플 생태계만큼 유기적인 연동이 가능할까? 이를 미리 체험해봤다.

아직 제한되는 기능 많지만…통화 녹음 가능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기본 앱인 '휴대폰과 연결'. 일부 이용자들에게 아이폰 연결 기능을 미리보기로 제공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기본 앱인 '휴대폰과 연결'. 일부 이용자들에게 아이폰 연결 기능을 미리보기로 제공 중이다.

‘휴대폰과 연결’ 앱의 아이폰 연동 기능은 현재 시험 버전 설치에 동의한 윈도 인사이더 프로그램 참가자 대상으로만 선별적으로 미리보기 기능을 제공 중이다. 프리뷰를 제공받은 참가자들은 ‘휴대폰과 연결’에서 아이폰 연동을 선택할 수 있다. 화면에 표시되는 QR 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인식시킨 뒤 간단한 확인 절차만 거치면 연동 설정이 끝난다.

연동 설정을 할 때 스마트폰에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특징인데, 이는 앱 클립 기능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앱 클립 기능은 앱 전체가 아니라 필요한 기능만 그때그때 떼어와 쓰는 기능인데, 그 덕분에 설정 과정이 훨씬 간편하고 빨랐다.

참고로 연결은 블루투스를 통해 이뤄지므로 블루투스 기능을 기본 제공하는 노트북이 아닌 데스크톱 PC라면 별도 동글이나 블루투스 지원 메인보드가 필요하다.

연동 후에는 휴대폰과 연결 앱에서 아이폰 알림을 확인하거나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아이폰에 저장된 연락처를 검색하거나, 통화 기록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통화를 할 때는 노트북에 내장된 스피커나 마이크 혹은 유선 이어셋을 활용해야 한다. PC와 무선으로 연결된 블루투스 이어폰 등으로 통화하는 건 아쉽게도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

메시지는 연결됐을 때 주고받은 내용만 기록된다
메시지는 연결됐을 때 주고받은 내용만 기록된다

이 외에도 아직은 여러모로 제한되는 기능이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메시지 내용 기록이 일회성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전에 주고받았던 메시지 기록을 확인할 수 없다. PC가 꺼져있거나 외출 등으로 블루투스 연결이 끊겨 있었을 때 주고받았던 메시지 기록이 PC에 남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직 PC와 아이폰이 연결된 상태에서 받았던 메시지만 그때그때 기록으로 남는다. 이마저도 PC를 재부팅하거나 ‘휴대폰과의 연결’ 앱을 종료하는 등 연결 세션을 종료할 경우 저장되지 않고 날아간다. 물론 아이폰에는 정상적으로 기록이 남지만, 적어도 PC에서 이를 다시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다.

메시지로 사진 및 영상을 보낼 수 없고 오직 텍스트만 보낼 수 있는 점, 그룹 메시지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다.

아직은 미리보기 버전이므로 일부 단점들은 추후 개선될 여지가 있지만, 맥에서처럼 물 흐르듯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사용 경험을 기대하기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애플 기기끼리는 블루투스 통신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동기화까지 활용하지만, 아이폰과 윈도는 오직 블루투스 통신만 사용하는 등 연동 방식에서부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반디캠' 등 화면 녹화·녹음 기능이 있는 앱과 함께 이용하면 통화 녹음도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다
'반디캠' 등 화면 녹화·녹음 기능이 있는 앱과 함께 이용하면 통화 녹음도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다

한계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활용 가치는 있다. 무엇보다도 ‘휴대폰과 연결’ 기능을 활용하면 비교적 손쉽게 통화 녹음이 가능하다. ‘반디캠’ 등 PC에서 화면 녹화나 녹음이 가능한 앱을 실행해 통화 중인 PC 화면과 오디오를 그대로 기록하면 된다. 물론 PC 연결이라는 조건이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외출 중 갑작스럽게 걸려 온 통화에 대응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기록을 남길 필요가 있는 전화를 걸기 전이라면 요긴하게 활용해볼 수 있겠다.

빠른 사진 동기화 원하면, ‘인텔 유니슨’도 좋은 대안

‘휴대폰과 연결’의 아이폰 연결 기능은 아직 전체 일반 이용자에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다른 앱도 있다. 바로 인텔의 유니슨(Unison)이다. 유니슨을 이용하려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PC 앱을 내려받으면 된다. 인텔 측은 인텔 이보 플랫폼 인증을 받은 PC에서만 이용 가능하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AMD CPU를 사용하는 PC에서도 정상적으로 설치와 실행이 가능하다.

‘휴대폰과 연결’ 기능과 비슷하게 QR 코드를 카메라로 촬영한 뒤 확인 절차를 진행하면 PC와 아이폰을 연결할 수 있다. 다만 앱 클릭 기능을 활용하는 ‘휴대폰과 연결’ 앱과 달리 유니슨은 연동을 위해 아이폰에도 반드시 앱을 설치해야 한다.

인텔 유니슨 앱
인텔 유니슨 앱

전화와 메시지 수발신, 연락처 확인 등 대체로 ‘휴대폰과 연결’과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추가로 아이폰 사진 앨범을 확인할 수 있는 갤러리, PC와 아이폰 사이에서 빠르게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파일 전송 기능을 추가로 제공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특히 갤러리 기능은 윈도 아이클라우드 공식 앱보다도 빠르게 동기화되기 때문에 PC에서 아이폰 사진을 확인하거나 전송해야 할 일이 많다면 유니슨 앱이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메시지를 주고받는 게 가능은 하지만 대화 기록이 전혀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방금 주고받은 메시지조차도 수초 후에 사라져버린다. 메시지를 확인하는 용도로는 사실상 활용이 어렵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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