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상위 1% 성능, MSI 타이탄 GT77HX 13VI로 살펴본 13세대 인텔 코어 i9-13950HX
[IT동아 김영우 기자] ‘PC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사는 것이 가장 좋다’는 농담이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제품이 계속 출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디자인이나 부가 기능만 변경된 신제품과 내부의 핵심 사양까지 변경된 신제품은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주목해야 하는 신제품은 당연히 후자다. 특히 최신 세대 CPU(중앙처리장치)를 탑재한 PC는 시스템 전반의 성능이 껑충 뛴다. CPU는 PC 시스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3년 3월 현재 기준으로 가장 주목할 만한 CPU는 1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시리즈(코드명 랩터레이크)다. 특히 노트북용 버전인 13세대 코어 모바일 버전은 지난 3월 2일에 출시된 그야말로 최신 중의 최신 모델이며, 이를 탑재한 노트북도 이제 막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으니 소비자들의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제 막 나온 13세대 코어 모바일 프로세서, 그 중에서도 최상위급 모델 중 하나인 코어 i9-13950HX을 탑재한 MSI 타이탄 GT77HX 13VI(MSI TITAN GT77HX 13VI) 게이밍 노트북을 통해 그 성능을 확인해보자. 특히 MSI 타이탄 GT77HX 13VI는 디자인, 화면, GPU(그래픽처리장치), 연결 인터페이스 등을 비롯한 다른 구성품 역시 CPU의 등급에 걸맞게 매우 호화로운 제품이라 이 점도 살펴볼 만 하다.
참고로 이번 리뷰에 이용한 MSI 타이탄 GT77HX 13VI은 해외 출시 모델이다. 국내에 출시된 같은 모델명의 제품과는 일부 구성이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알린다.
플래그십 모델에 걸맞은 묵직한 존재감
타이탄 시리즈는 MSI의 플래그십급 게이밍 노트북이다. 타이탄 GT77HX 13VI 역시 17.3 인치의 큰 화면 덕분에 존재감이 상당하며, 무게 역시 3.3kg으로 육중한 편이다. 참고로 동봉된 전원 어댑터 역시 무게가 1kg에 달할 정도로 크고 무겁다. 노트북 본체가 워낙 고사양이기에 330W의 고용량 전원 어댑터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대개 노트북이 크고 무거우면 큰 단점이라고 지적 받곤 하지만, 이 제품은 애당초 높은 휴대성보다 극한의 성능을 기대하고 사는 제품군이기에 딱히 지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휴대용 노트북’의 개념보단, ‘이동 가능한 데스크톱’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탑재된 화면의 세부 사양도 눈에 띈다. 아주 작은 LED를 촘촘하게 배치해 광원으로 이용하는 미니 LED(Mini LED)기반 IPS급 패널을 적용했는데, 이는 밝기 및 명암비, 컬러 표현능력을 비롯한 대부분의 측면에서 일반 LCD 대비 유리하다.
이와 더불어 일반 풀HD급 해상도(1920x1080) 보다 4배 더 정밀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4K급(3840x2160) 해상도를 지원하며, 화면 주사율도 최대 144Hz까지 높일 수 있다. 1초에 140장의 이미지를 전환하며 움직이는 화면을 구현하므로, 60Hz의 일반 모니터에 비해 한층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잔상도 최소화된 화면을 볼 수 있다. 아주 미세한 끊김이나 잔상까지 느끼는 민감한 게이머라면 주목할 만하다.
키보드도 특별하다. 데스크톱 키보드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스틸시리즈의 키보드를 적용했는데, 이 키보드는 체리(Cherry)사의 기계식 스위치를 품었다. 물론 데스크톱용 기계식 키보드와 감각이 같진 않지만 일반적인 노트북 키보드에 비해 눌리는 깊이가 깊으며, 쫀득한 반발력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각양각색으로 빛나는 RGB LED도 품고 있어 게이밍 키보드 특유의 감각을 노트북에서도 어느정도 기대할 수 있다.
제품의 위상, 성격 드러낸 연결 인터페이스 구성
측면 인터페이스 구성도 제품의 위상과 성격을 잘 반영했다. 1개의 전원 포트 외에 총 3개의 USB 3.2 Gen2(=USB 3.1) 규격 타입-A 포트, 그리고 2개의 썬더볼트4 규격 타입-C 포트를 달았다. 포트 수도 충분하며, 최신 인터페이스인 썬더볼트4를 지원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썬더볼트4는 최대 40Gbps의 높은 대역폭을 통해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며, 모니터를 연결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변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타이탄 GT77HX 13VI는 그 외에도 4K/120Hz 및 8K/240Hz 영상 출력이 가능한 HDMI 2.1 포트, 최대 2.5Gbps 속도로 유선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고속 이더넷 포트(인텔 킬러 E3100 기반)를 갖췄으며, 내부적으로는 최신 무선 규격인 와이파이6E(AX1960급) 지원 무선랜 및 블루투스 5.3 기능도 품었다. 내부 사양만큼이나 각종 인터페이스 역시 최상급의 사양을 자랑한다.
총 32 쓰레드의 하이브리드 코어 구성, 13세대 인텔 코어 i9-13950HX
외부 구성 이상으로 중요한 건 역시 내부 사양이다. 특히 13세대 인텔 코어 i9-13950HX는 현재까지 나온 노트북용 CPU 중에서도 최상위급의 사양을 갖췄다. 13세대 코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고성능을 추구하는 ‘P코어’와 전력 효율을 중시한 ‘E코어’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고성능을 요구하는 작업에는 P코어 위주로 운용해 빠르게 작업을 끝낼 수 있고 부하가 적은 작업을 할 때는 E코어를 적극 활용해 전력 소모 및 소음, 발열을 억제한다. 그리고 여러 종류의 작업을 동시에 하거나 다중 코어 처리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때는 모든 코어를 동시에 활용해 처리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13세대 코어의 장점이다.
13세대 인텔 코어 i9-13950HX는 8개의 P코어와 16개의 E코어를 함께 품었다. 그리고 P코어에는 1개의 물리적 코어를 논리적으로 둘로 나눠 마치 전체 코어의 수가 2배로 늘어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하이퍼쓰레딩’ 기술을 적용해 16개의 쓰레드(처리단위)를 발휘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13세대 인텔 코어 i9-13950HX를 탑재한 노트북의 시스템 정보를 보면 무려 32개의 논리 프로세서(P코어 16 쓰레드+E코어 16 쓰레드)가 탑재된 것으로 표시된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만한 광경이다.
클럭 속도는 2.2GHz가 기본이지만 부하가 걸리는 작업을 할 때는 속도가 최대 5.5GHz까지 자동으로 향상된다. 평상시엔 낮은 클럭으로 구동해 전력을 아끼다가 필요할 때만 순간적으로 최대 성능을 이용하는 형태다. 앞서 설명한 하이브리드 코어 구조와 마찬가지로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추구하는 설계라 할 수 있다. 때문에 13세대 인텔 코어 i9-13950HX의 소비 전력은 45~157W 사이로 유동적이다. 이 외에도 13세대 인텔 코어 i9-13950HX는 체감적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CPU내 임시 저장공간인 스마트 캐시도 36MB로 넉넉하게 품고 있다.
그 외에 타이탄 GT77HX 13VI는 시스템 메모리는 최신 규격인 DDR5 메모리(5600 클럭)를 64GB 탑재했으며, 저장공간 역시 고속으로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는 PCIe 4.0 인터페이스 기반의 NVMe SSD 4TB를 품었다. 여기에 최상위급 GPU인 지포스 RTX 4090(16GB)가 짝을 맞추고 있다. 이 정도 사양이면 2023년 3월 현재 팔리는 시장에 노트북 중에서도 상위 1%에 해당한다.
그리고 노트북에 이 정도 고성능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강력한 냉각 시스템도 탑재한 점도 인상적이다. 다만, 게임을 구동하거나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등의 부하가 걸리는 작업을 할때 냉각팬 소리가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측정해 본 성능은?
성능을 확인해 보기 위해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구동해봤다. 게임 구동 능력을 테스트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3D마크(3DMark)의 경우, 파이어스트라이크(Fire Strike) 모드에서 총점 34,433점, 타임스파이(Time Spy) 모드에서 20,133점을 기록했다.
어지간한 게이밍 데스크톱 PC가 부럽지 않은 점수인데,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파이어스트라이크 모드의 물리 점수(Physics Score) 항목과 타임스파이 모드의 CPU 점수(CPU Score) 항목이다. 각각 12,705점과 14,597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데스크톱용 13세대 코어 i7 제품군과 거의 대등한 점수다. 기존의 노트북 CPU는 같은 시기에 나온 데스크톱 CPU에 비해 2등급 이상 낮은 성능을 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13세대 코어는 이 격차를 1등급 정도로 줄였다.
‘사이버펑크 2077’의 벤치마크 메뉴를 통해 실제 게임 구동능력도 확인해봤다. 화면 해상도는 4K, 그래픽 품질은 레이트레이싱 : 울트라 상태에서 구동했다. 측정된 성능은 평균 FPS(초당평균프레임) 85.60, 최대 FPS 141.44, 최소 FPS 52.21이다. 최대 FPS가 높은 건 GPU의 역할이 크겠지만, 평균과 최소 FPS의 차이가 적은 건 CPU의 역할이 크다. 특히 최소 FPS가 높을수록 한층 안정적인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므로 게이밍용 CPU로서 코어 i9-13950HX의 능력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CPU의 3D 렌더링 능력을 가늠하기 위해 블렌더(Blender) 3.5도 구동해봤다. 3개의 이미지를 렌더링하며 분당 처리 프레임을 점수로 환산하는 벤치마크 모드에선 203.338047(monster), 126,989159(junkshop), 90,531758(classroom)를 기록했다. 또한 블렌더 데스트에서 샘플용으로 자주 이용하는 ‘BMW27’ 이미지를 처리하는 시간은 1분 26.18초를 기록했다. 이 정도 성능이면 사실상 전문가를 위한 워크스테이션 노트북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13세대 코어 i9-13950HX이 게이밍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이나 과학 연구와 같은 고급 작업에도 충분히 활용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
상위 1% 성능의 노트북을 윈하는 사람이라면
MSI 타이탄 GT77HX 13VI 노트북을 통해 확인해 본 13세대 인텔 코어 i9-13950HX의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전작인 12세대 제품을 능가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같은 시기의 데스크톱용 CPU에도 바짝 근접하는 성능을 발휘했다. 일반적인 노트북용 CPU는 전력 소비나 물리적인 크기를 줄이기 위해 일정 수준 이하로 성능이 제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13세대 코어, 특히 그 중에서도 HX 시리즈는 예외인 것 같다. 노트북 시장이 데스크톱 시장을 제치고 PC 생태계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최근의 상황이 잘 반영된 것 같다.
CPU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이용한 MSI 타이탄 GT77HX 13VI 역시 CPU의 위상에 걸맞은 디자인 및 화면, 인터페이스 구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13세대 코어 i9-13950HX의 고성능과 어우러져 대부분의 게임을 4K 해상도에서 원활히 구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그 외의 전문적인 작업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만한 역량을 뽐냈다. 참고로 2023년 3월 현재, 이번 리뷰 제품 수준의 사양을 갖춘 MSI 타이탄 GT77HX 13VI는 700만원대 전후로 판매되고 있다. 상당한 고가이지만 ‘돈 값’을 한다면 문제될 건 없다. 당대 상위 1%의 제품을 소유하고자 큰 지출을 각오하는 소비자는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