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이퀄라이저’는 어떻게 쓰는 건가요?
[IT동아 한만혁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및 서비스의 선택에 고민이 있는 독자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음악 듣기가 쉬워지면서, 이제는 음악을 제대로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값비싼 오디오 장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굳이 새로운 장비를 들이지 않고 자신이 보유한 장비만으로도 음악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이퀄라이저(Equalizer, EQ)’를 이용하는 것이죠. 음역대를 조절해 최적의 사운드를 구현하는 방법입니다. 마침 'mabXXXXX'님이 이퀄라이저에 대해 문의를 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근에 무선 이어폰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전용 앱을 설치하고 메뉴를 보니 EQ라는 항목이 있네요. 처음 보는 메뉴라 자세히 살펴 보니 음질을 조절하는 기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사용법은 자세히 안 나와 있네요. EQ는 어떻게 쓰는 건가요? (일부 내용 편집)
사운드 특성을 결정하는 이퀄라이저
소리는 공기가 진동하면서 발생합니다. 진동이 적으면 낮은 소리, 많으면 높은 소리가 나죠. 이때 1초 동안 진동하는 수를 ‘주파수’라고 부릅니다. 단위는 Hz(헤르츠)고요. 그러니까 소리가 1초에 1번 진동하면 주파수는 1Hz, 200번 진동하면 200Hz입니다.
이퀄라이저는 바로 이 주파수를 키우거나 줄이는 장비(혹은 기능)입니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20~20,000Hz 주파수를 일정 범위로 나누고, 각 영역의 볼륨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겁니다. 이때 일정 범위로 나눈 주파수를 ‘밴드’라고 부릅니다. 밴드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주파수를 잘게 나눴다는 것이니, 좀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퀄라이저는 오디오 기기의 사운드 특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흔히 '소니의 음색은 따뜻하다', '뱅앤올룹슨 사운드는 해상력이 좋다'는 식으로 평가하는데요. 이런 특성을 결정 짓는 것이 바로 이퀄라이저입니다. 다만 음질을 직접 조절한다기 보다는, 음악의 색깔이나 맛을 분위기나 상황에 맞게 변형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퀄라이저를 꼭 조절해야 하나요?
오디오 기기 제조사가 이미 이퀄라이저를 기본 설정해 두는데, 사용자가 이걸 따로 설정할 필요가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제조사는 이퀄라이저를 기본 설정할 때 자사 고유의 사운드 성향을 우선으로 여깁니다.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은 고려하지 않죠. 그러니 묵직한 저음을 선호하거나 날카로운 고음을 즐기고 싶다면 이퀄라이저를 조절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음악 장르에 따라 특정 음역대를 높이거나 줄여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록 음악은 고음을 높이고, 힙합 음악은 저음을 강조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때도 이퀄라이저를 적절히 조절하면 장르에 맞는 사운드를 좀더 제대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퀄라이저 설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무선 이어폰이나 헤드폰 중에서 전용 앱이 있다면, 관련 메뉴에서 이퀄라이저 항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 플레이어는 기본이고, 멜론 등의 음악 스트리밍 앱에도 이퀄라이저 기능은 있습니다. 앱마다 다르지만 ‘설정’이나 ‘음향효과’ 메뉴를 보면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자체에도 기본으로 들어 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의 경우 ‘설정 > 소리 및 진동 > 음질 및 음향 효과 > 이퀄라이저’에서, 애플 아이폰은 ‘설정 > 음악 > EQ’에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주파수 볼륨을 조절하는 방식인데요. 주파수 범위는 20~20,000Hz로 동일합니다. 참고로 모든 기기의 이퀄라이저를 다 조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중에 하나만 조절해도 그 효과는 충분하니까요.
이퀄라이저는 어떻게 조절하나요?
이퀄라이저를 원하는 대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각 주파수가 어느 음역대에 속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다만 음역 구분에 표준은 없고 전문가마다 견해도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250Hz는 저음역, 250~2,000Hz는 중음역, 2,000~20,000Hz는 고음역으로 분류합니다.
저음역은 베이스 드럼, 베이스 기타가 자리합니다. 이 음역을 키우면 음악이 한층 힘있고 웅장해집니다. 음악이 따뜻해지고 꽉 차는 느낌도 들죠. 하지만 너무 키우면 좀 답답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중음역에는 일상 대화나 보컬 목소리, 대부분 악기가 속합니다. 청각이 집중되는 주파수 영역이며, 중음역을 키우면 소리가 풍부해지고 리듬감과 생동감이 더해집니다. 한편 고음역은 화려하고 밝은 분위기를 들려줍니다. 다만 고음역을 너무 키우면, 시끄럽고 듣기 거북한 소리가 날 수도 있습니다.
개인 편차가 있겠지만, 힙합을 들을 땐 저음역을 높이고 가수 목소리에 집중하고 싶으면 중음역을 키우는 게 좋습니다. 일렉트릭 기타가 현란하게 널뛰는 록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면 고음역을 키우길 권합니다.
처음 이퀄라이저를 설정한다면, 어떤 설정값이 적당한지 애매할 수 있겠는데요. 이에 제조사는 '프리셋' 메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음악 장르나 분위기에 맞춰 최적의 설정을 '미리 저장'해 놓은 것이죠. 평소에 자주 듣는 음악을 재생하면서 설정을 바꾸며 들어보면 좀더 듣기 좋고 편안한 이퀄라이저 설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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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