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 챗봇에게 세 가지 자아가 생겼다…어떻게 다를까?
[IT동아 권택경 기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인공지능(AI)를 적용한 빙 검색 버전을 빠르게 선보이며 구글과의 차세대 AI 검색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프리뷰 기간 동안 부정확하거나 부적절한 답변을 내놓은 사례가 적지 않게 보고되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챗봇이 부정확하거나 부적절한 답변을 내는 걸 막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용자 하루 챗봇 이용 횟수, 대화 당 질문 횟수 제한을 조이는 조치를 하기도 했지만 이용자들 반발을 산 뒤 제한을 완화했다. 대신 최근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는데, 바로 대화 스타일 선택 기능이다.
빙 챗봇에서는 현재 ‘창작’, ‘균형 잡힘’, ‘정확함’ 세 가지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창작’은 답변의 정확성보다는 독창성, 상상력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정확함’은 답변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정확한지, 관련성이 높은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한다. ‘균형 잡힘’은 둘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한다. 각각 다른 성격을 지닌 세 가지 버전의 챗봇을 제공하는 셈이다.
스타일 별로 답변은 얼마나 차이 날까? ‘임진왜란 때 있었던 찹쌀떡 사건에 대해 알려줘’라는 아무렇게나 지어낸 질문을 던지자 각 스타일은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창작 - 임진왜란 찹쌀떡 사건은 1592년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전쟁인 임진왜란의 중간에 발생한 일입니다. (중략) 일본군이 한양에서 출발하여 평양으로 진격하는 도중 한 마을에서 찹쌀떡을 팔고 있던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일본군이 찹쌀떡 사기를 요구하자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일본군은 여인을 죽이고 찹쌀떡을 뺏었습니다.
균형 잡힘 - 찹쌀떡 사건은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한 후 일본군이 조선의 수도인 한양을 점령하고 남부 지방으로 진격하던 중 벌어진 일입니다. (중략) 일본군은 조선의 민간인들을 잡아서 살해하고 귀나 코를 잘라갔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찹쌀떡처럼 모양을 만들어서 일본으로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정확함 - 제가 찾은 정보 중에는 임진왜란 때 있었던 찹쌀떡 사건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다른 질문이 있으신가요?
창작 스타일에서는 아무렇게나 던진 질문에도 어떻게든 그럴싸한 답변을 지어내서 거침없이 답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빙 AI와 같은 뿌리를 공유하는 챗GPT와 유사한 모습이다. 챗GPT와 달리 출처로 한 포털 뉴스 기사를 제시하긴 하지만, 실제로 확인해보니 단순히 ‘일본’, ‘찹쌀떡’과 같은 몇 가지 키워드만 겹치고, 내용 자체는 답변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기사였다.
균형 잡힘 스타일 또한 창작 스타일과 별반 다를 바 없이 그럴싸한 답변을 지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구체적인 상황을 세세히 묘사한 창작 스타일과는 달리 좀 더 설명적 말투를 구사한다는 차이점은 있었다.
반면 정확함 모드에서는 정보가 없다며 딱 잘라 말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확함 모드는 전반적으로 오류를 줄이기 위해 말을 최대한 아끼는 인상인데, 실제로 답변의 전반적인 길이도 짧은 편이다. 또한 정확한 답변을 위해 질문을 좀 더 구체화하길 먼저 요구하기도 한다. 가령 ‘호날두와 메시 중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인가’와 같은 질문에는 ‘어떤 관점에서 비교하고 싶으냐’고 묻는 식이다.
빙의 대화 스타일 기능은 이용자의 선호나 이용 용도에 따라 AI 성향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는 점에서 이용자 경험을 한층 더 향상시킨다. 챗봇을 가지고 놀고 싶거나, 창작 영감을 얻을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창작 스타일을, 자료 조사용으로 이용한다면 정확함 스타일을 선택해볼 수 있다. 정확함 스타일보다 좀 더 풍부한 답변 내용을 원한다면 균형 잡힘 스타일이 적합하다. 다만 정확함 스타일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출처로 제시된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gn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