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도 내연기관처럼 ‘전비 1~5등급’ 표시 의무화
[IT동아 김동진 기자] 정부가 오는 12월부터 전기차도 내연기관차처럼 에너지소비효율(전비)을 등급에 따라 표시하도록 의무화한다. 자동차 업계가 효율 높은 전기차를 개발하도록 촉진하려는 목적인데, 전기차 전비를 등급에 따라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최초다.
전비 5등급으로 세분…오는 16일까지 행정예고·국민의견 수렴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2월부터 전기차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골자로 ‘자동차의 에너지효율 및 등급 표시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 고시안을 지난 2월 2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기차의 에너지효율(전비)을 1~5등급으로 세분하며, 제조사는 12월부터 출고하는 모든 전기차에 부여받은 각 등급을 표시해야 한다.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은 전비를 기준으로 분류됐는데, 내연기관에서 쓰이는 연비의 개념을 전기차에 적용한 것이 전비다. 내연기관차의 연비를 1리터당 주행가능 거리로 책정했다면, 전기차의 전비는 1kWh당 주행가능 거리로 분류된다. 1kWh당 주행가능 거리가 5.9km 이상이면 1등급, 3.4km이하면 5등급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전기차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차량은 내연기관으로 따지면, 1리터당 16km 이상의 주행가능 거리를 확보한 차량이다.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미국과 영국 등이 전기차의 전비와 주행거리, 충전 소요 시간, 예상 전기요금 등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전기차 전비를 등급으로 분류해 표시를 의무화한 국가는 아직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세계 첫 사례국이 됐다.
지난해 말 기준 등록된 전기차를 이번 에너지소비효율·등급에 따라 분류해보면, 1등급에 해당하는 전기차 비율은 단 2%고, 2등급 비율 또한 16.9%에 불과하다. 따라서 산업부는 이번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 도입으로 각 제조사가 고효율 전기차 개발과 출시를 더욱 활발히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는 또 자동차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라벨의 디자인 변경도 추진한다. 기존 표시 라벨보다 더 많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개정된 라벨 디자인을 보면, 연비와 온실가스 배출량과 같은 표기정보의 가독성을 높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등급에 따라 다른 색상을 적용해 시인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오는 16일까지 이해관계자나 국민 의견을 수렴해 전기차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이 있는 단체나 개인은 산업부 에너지효율과로 의견을 제출하면 된다.
산업부 에너지효율과 관계자는 “앞으로 출시될 예정인 전기차뿐만 아니라 이미 출시된 전기차 역시 오는 12월 출고 시점부터 개정안에 따른 전기차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 의무화 대상”이라며 “이번 개정안으로 에너지절감과 함께 뛰어난 경제성을 갖춘 전기차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