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아이폰에도, 넷플릭스에도…여기저기 뜨는 ‘공간 음향’이 뭘까?
[IT동아 권택경 기자] 요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 같은 걸 살펴보면 ‘공간 음향’ 관련 기능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콘텐츠에도 ‘공간 음향’ 지원 같은 문구를 종종 확인할 수 있고요. 최근에는 넷플릭스도 ‘공간 음향’을 지원한다고 하는데, 이 공간 음향이란 건 그래서 대체 정확하게 어떤 기능일까요? kaoXXXX님의 질문입니다.
"안녕하세요. 넷플릭스를 보다가 작품 옆에 ‘공간 음향’이라는 게 떠 있는 걸 발견했는데요. 이게 무슨 기능인지,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일부 내용 편집)
공간 음향이란?
공간 음향은 넷플릭스가 지난 2월 선보인 새 기능인데요.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소리의 입체감을 강화해서 소리가 TV나 스마트폰의 스피커에서 나는 게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실감 나게 들려주는 기능입니다. 넷플릭스 가입자 모두가 쓸 수 있는 건 아니고 최상위 요금제인 ‘프리미엄 플랜’ 이용자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용하는 방법이 딱히 있다기 보다는, 그냥 ‘공간 음향’ 지원 작품을 재생하면 알아서 적용이 되는 기능입니다. 지원 여부는 작품 정보에 뜨는 ‘공간 음향’이라는 문구로 알 수 있습니다. ‘공간 음향’을 검색해서 따로 지원 작품만 찾아볼 수도 있고요. 현재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들이 찾는 700여 편에 우선 적용했고, 앞으로도 적용 작품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공간 음향은 어떻게 보면 입체 음향의 일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실제 자연에서 소리를 들으면 360도 온갖 방향에서 소리를 듣게 되고, 대략 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어느 정도 거리에서 들려왔다는 것도 알 수 있잖아요? 이런 실제 청각 경험을 재현해서 영상이나 음향 콘텐츠를 좀 더 실감 나게 즐기도록 해주는 게 입체 음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여러 대의 스피커를 실제로 청자를 둘러싸는 형태로 배치하는 방식인데요. 영화관이 이렇게 여러 개의 스피커를 실제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입체 음향을 구현합니다. 이를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게 만든 게 5.1채널 스피커니, 7.1채널이니 하는 서라운드 스피커들이고요.
그런데 이런 서라운드 스피커는 가격도 비싸고, 설치도 번거로운지라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마니아가 아닌 이상 들여놓을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최근에는 한 대의 스피커 유닛에 여러 채널을 다 집어넣어서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하는 사운드바 같은 제품이 더 선호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운드바들은 천장이나 벽에 소리를 반사시키는 방식으로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합니다.
요즘은 입체 음향 기술들이 더 발전해서 소리가 360도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듯한 느낌까지 담아낼 수 있고, 2채널 스테레오 스피커나 이어폰, 헤드폰으로도 이를 구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공간 음향은 이처럼 이전보다 발전한 입체 음향 기술을 구분해서 부르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용어인데요. 3D 오디오나 몰입형 오디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회사마다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다르니, 어찌보면 마케팅 용어이기도 한 셈이죠.
사실 이런 공간 음향은 요즘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과 에어팟을 함께 쓰고 있다면 접해봤을 ‘스테레오 공간화’나 태블릿, 노트북, TV 등 여러 전자제품이나 영화관에서 접할 수 있는 ‘돌비 애트모스’ 같은 것도 공간 음향 기술 중 하나거든요.
그런데 소리 나오는 구멍은 두 개인데, 이런 기술들은 어떻게 소리가 360도에서 들려오는 듯한 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그건 어차피 사람 귀도 머리 양옆에 달린 두 개뿐이라, 소리를 인식할 때 두 귀의 위치 차이를 바탕으로 소리의 공간감을 인식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양쪽 눈의 위치 차이 때문에 입체감을 느끼는 것과 비슷한 거죠. 이러한 원리를 역으로 이용해서 뇌가 실제로 입체감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도록 만들면 입체 음향이나 입체영상도 가능해지는 겁니다.
넷플릭스의 공간 음향은 뭐가 다를까?
공간 음향도 여러 회사들이 자신들만의 기술을 앞세워서 다양한 규격을 내놓곤 하는데요. 규격마다 지원하는 기기나 특징도 조금씩 다릅니다. 대표적인 게 앞서 언급한 돌비의 ‘돌비 애트모스’고요. 넷플릭스에도 원래 ‘돌비 애트모스’를 통해 공간 음향을 지원하긴 했지만, 돌비 애트모스는 이를 지원하는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지원 콘텐츠 수도 그리 많지는 않았고요.
또한 돌비 애트모스는 일반 스테레오 스피커에서도 작동을 하긴 하지만 큰 효과를 보려면 제대로 된 스피커가 갖춰져야 한다는 말들이 많은데요. 넷플릭스가 이번에 자체적으로 선보인 공간 음향은 전문적 음향 장비 없이도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TV에 달린 내장 스피커로도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특별히 겨냥해 제작했다고 합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고요. 그러니깐 대부분의 평범한 넷플릭스 구독자들의 시청 환경을 고려한 거죠. 이를 위해 독일 음향 전문 기업 젠하이저와 협력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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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