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3D-V캐시로 끌어올린 게임 성능, AMD 라이젠 9 7950X3D
[IT동아 남시현 기자] AMD가 소비자 가전 전시회 2022(Consumer Electronics Show, CES)에서 공개한 AMD 라이젠 7 5800X3D(이하 R7 5800X3D)는 게이밍 프로세서 업계에 한 획을 그은 제품이다. R7 5800X3D는 21년 6월 대만 컴퓨텍스에서 소개된 3D-V캐시 기술을 적용한 CPU로, CPU 패키지 다이 위에 메모리를 적층해 L3 캐시 용량을 늘린다. 생소한 기술이 반영된 제품이다보니 출시 직전까지도 기술 실증용 제품이거나, 라인업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제품이라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R7 5800X3D는 출시되자마자 게이밍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메모리 성능에 따라 실사용 성능이 향상되는 라이젠 프로세서의 특성과 맞물려 게임에서만큼은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게이밍 전용 프로세서였던 것이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22년 8월, AMD는 젠4 아키텍처 기반의 차세대 프로세서인 AMD 라이젠 7000 시리즈를 공개했다. 그러자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시선은 출시 여부도 공개되지 않은 7000X3D에 집중됐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라이젠 7000 시리즈의 성능에 3D-V 캐시까지 결합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상의 게이밍 프로세서가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2023년 2월 28일, 게이머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AMD의 야심작 7000X3D 시리즈의 자세한 성능이 공개됐다. 과연 AMD 7000X3D는 또다시 게이머들의 기대에 부흥할 수 있을까?
성능 상한선에서 또 한번 더 끌어올린 AMD 라이젠 9 7950X3D
AMD 라이젠 7000X3D 시리즈는 최상급인 AMD 라이젠 9 7950X3D와 7900X3D, 상위 제품인 라이젠 7 7800X3D가 각각 출시된다. 세 제품 모두 3D-V 캐시가 적용돼 각각 144MB, 140MB, 104MB의 캐시 메모리가 적용된다. 리뷰는 가장 성능이 높은 AMD 라이젠 9 7950X3D가 사용된다. 라이젠 9 7950X3D는 16코어 32스레드 기반의 멀티코어 프로세서로, 기본 4.2GHz, 최대 5.7GHz 속도로 동작한다. 동일한 16코어 32스레드의 라이젠 9 7950X와 비교하면 기본 동작 속도는 0.3GHz 낮은 반면 캐시 메모리는 64MB 더 높다. 또한 열설계전력(TDP)도 120W로 라이젠 9 7950X에 비해 50W 더 낮다.
게이밍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AMD 라이젠 9 7950X3D, 그리고 AMD 라이젠 9 7950X에 대한 성능을 각각 테스트했다. 테스트는 25페이즈 전원부를 갖춘 MSI의 고성능 게이밍 메인보드, MSI MEG X670E ACE가 사용됐으며, 지스킬 트라이던트 Z5 네오 8GB 메모리 두 개를 AMD 엑스포 기능으로 6000MHz까지 끌어올렸다. 그래픽 카드는 AMD 라데온 RX 7900 XTX를 조합했다. 바이오스 및 업데이트는 모두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된 상태로 진행했는데, 특히 칩셋 드라이버는 X3D 시리즈에 맞춰 게이밍 성능을 최적화하는 5.01.03.055 버전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
테스트는 연산처리 및 작업 능력을 확인하는 프로그램인 블렌더 3.4 벤치마크와 시네벤치 R23 버전을 각각 사용했으며, 게임은 오픈월드 게임인 레드 데드 리뎀션 2와 사이버펑크 2077, 1인칭 슈팅인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와 레이싱 게임인 니드포스피드:히트를 각각 진행했다. 다만 성능 자체는 그래픽 카드 등 하드웨어 조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동일 조건에서 AMD 라이젠 9 7950X3D와 7950X가 어느정도 차이가 나는지 수준으로만 보길 바란다.
맥슨 시네벤치 R23 벤치마크는 10분 간 특정 화상을 반복해서 렌더링하는 속도를 기반으로 점수로 환산하는 테스트다. 시네벤치 점수가 높을수록 맥슨 시네마 4D 등에서 더 빠른 처리 속도를 제공한다. AMD 라이젠 9 7950X가 획득한 점수는 다중 코어 3만7466점, 단일 코어 2천15점으로 확인되고, AMD 라이젠 9 7950X3D도 비슷하게 다중 코어 3만5426점, 단일 코어 2천41점을 획득했다. 라이젠 9 7950X3D의 동작 속도가 좀 더 빠르기 때문에 생산성 측면에서 약 6% 앞선다.
특정 3D 렌더링을 일분당 처리하는 속도를 통해 작업 성능을 확인하는 블렌더 3.4 테스트에서는 라이젠 9 7950X의 전체 테스트 총합이 615.12초, 라이젠 9 7950X3D의 전체 총합이 571.41초로 확인됐다. 퍼센트로 환산하면 약 7.5%정도 차이난다. 생산성보다는 게이밍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제품인 만큼 성능 차이는 당연한 결과며, 이는 전작인 R7 5800X3D와 비슷한 결과다.
테스트 항목 중 가장 사양이 높은 오픈월드 게임, 레드 데드 리뎀션 2 벤치마크를 진행했다. FHD 해상도에 최고 옵션으로 진행한 테스트에서는 라이젠 9 7950X가 평균 140.9 프레임, 최소 86프레임을 획득했으며 라이젠 9 7950X3D는 평균 141.57프레임, 최소 106.7프레임을 획득했다. 최대 프레임의 경우 큰 차이가 없었으나, 최소 프레임은 거의 22%까지 차이가 난다. FHD 해상도 울트라 옵션으로 진행한 사이버펑크 2077 벤치마크 역시 라이젠 9 7950X가 평균 209.6프레임, 최소 56.7프레임인 반면에 라이젠 9 7950X3D가 평균 214프레임에 최소 73.8프레임을 나타내 거의 30%에 가까운 최소 프레임 향상을 보였다.
메모리 성능이나 그래픽 카드의 한계 등으로 인해 프레임 차이를 변별력 있게 확인할 순 없었지만, 병목 등으로 인해 떨어지는 최소 프레임 향상은 상당히 큰 차이를 보여주었다. 만약 60프레임 방어를 기준으로 한다면 7950X3D 기반 시스템이 훨씬 더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성능을 보여준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는 FHD 해상도에 울트라 옵션으로 설정한 뒤, 연습 모드로 진입해 평균 프레임을 확인했다. 해당 테스트에서 7950X는 평균 321.5프레임을 획득했으며, 7950X3D는 약 6.2% 더 높은 341.5프레임을 획득했다. 레이싱 게임인 니드포스피드:카본을 플레이한 결과에서도 FHD 최고 옵션으로 7950X가 평균 142프레임을 제공할 때, 7950X3D가 평균 158.1프레임으로 약 11%의 성능 차이를 보였다. 4K로 플레이하면 차이가 많이 나진 않겠으나, 고주사율 플레이 설정이라면 의미 있는 차이를 보여줄 수 있다.
게이머에겐 무한 매력, 생산성은 R9 7950X가 유리
AMD 라이젠 9 7950X3D 역시 전작인 R7 5800X3D와 마찬가지로 최대 성능보다는 게이밍 효율에 최적화한다는 콘셉트를 유지한다. 7950X 대비 동작 속도가 0.3GHz 더 낮다보니 생산성만큼은 7950X3D가 약 6% 더 낮지만, 게임만큼은 장르에 따라 최소 및 평균, 최대 프레임 전체에 대해서 약 5%에서 최대 30% 내외 수준의 성능 향상을 가져다준다. 하이엔드 급 프로세서에서 이 정도 성능 향상은 한 등급 수준의 차이다. 맹목적으로 성능이 향상되는 건 아니지만, 병목 등으로 인해 성능에 제약이 걸려있는 부분에서 보다 원활한 통신을 통해 성능 향상을 이끌어낸다.
열설계전력도 60W 더 적은 만큼 쿨링 솔루션에서도 다소 여유가 있고, 전력 효율도 조금 더 좋아서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더라도 파워서플라이의 전력 용량을 좀 더 안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AMD AM5 소켓이 최소 2025년까지는 유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몇 년은 우수한 게이밍 성능을 누릴 수 있다. AMD 라이젠 9 7950X3D 및 7900X3D는 2월 28일을 기점으로 출시되며, 7800X3D는 4월 6일 출시된다. 가격은 성능에 따라 449달러에서 699달러로, 약 60만 원에서 88만 원대 사이가 될 전망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