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제이디솔루션 [3] 알파브라더스 “도약의 조건, 대표·중간 리더 역량 강화”
[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팀이 서울산업진흥원(SBA)과 함께 ‘2022년 하반기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각각의 스타트업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소리로 세상을 바꾸려는 기업, 제이디솔루션(대표 제영호). 이들은 원하는 곳에 원하는 음량으로, 소리를 선명하게 전달하는 ‘초지향 음향 기술’을 개발해 우리 생활 속 곳곳에 적용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주변 소음을 뚫고 선명하게 들리는 주의 방송, 터널에서 운전자가 자칫 졸지 않도록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보내는 위험 경고 음향이 모두 제이디솔루션의 기술이다.
스케일업코리아는 제이디솔루션의 기술 완성도, 지금까지 거둔 B2G와 B2B 부문의 성과를 점검했다. 새로 진출할 B2C 부문에서 지금까지의 성과와 기술력을 알릴 홍보 전략, 음파 통신과 초지향 사운드바 등 새로운 음향 제품의 장점을 명확하게 전달할 마케팅 전략도 함께 다듬었다.
스케일업코리아는 제이디솔루션의 스케일업 전략을 다듬을 파트너로 알파브라더스를 섭외했다. 액셀러레이터이자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전폭 지원하는 기업이다.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 자금 확보와 운용 계획, 로드맵을 제시하고 부문별 중간 리더를 구축·육성하는 일을 한다.
이들 부문별 중간 리더는 대표에게 몰리는 의사결정과 업무를 분담해서 병목 현상을 줄이고, 기업이 원활하게 발전하도록 돕는다. 알파브라더스는 중간 리더를 육성하면서 스타트업의 성장을 이끌 전문가를 파견하고, 발전 방향을 함께 논하며 동반 성장을 시도한다.
세상을 바꾸는 소리, SOT(Sound of Things) 전파
제이디솔루션 : 지금까지 개발한 기술과 이룬 성과를 먼저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과 여기에 다다를 전략을 함께 점검하고 싶습니다. 제이디솔루션은 ‘세상을 바꾸는 소리’를 개발하는 사운드테크 기업입니다. 지향성(음향의 성질을 특정 방향으로 강조해 발휘하는) 음향 기술을 활용한 완제품과 모듈, 서비스를 만들어 공공 기관과 기업에 제공 중이에요.
제이디솔루션은 지향성 음향 기술을 일궈 온 주역이라고 자부합니다. 지금 여러 음향 기업들이 입체 음향 기술을 개발했다며 자랑하지만, 저희는 오래 전인 2018년부터 이 기술을 개발했고 공공과 기업 영역에 적용했어요.
터널 안이나 자동차로 붐비는 도로 등 소음이 많은 곳에서 유독 선명하게 들리는 방송 목소리, 특정 방향에 있는 사람에게만 들리는 키오스크 안내음과 쓰레기 무단 투기 경고 방송 등이 제이디솔루션의 지향성 음향 기술로 만든 거에요. 덕분에 B2G 영역에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이 기술을 응용해서 B2B 사업도 전개 중이에요. 앞서 설명한, 특정한 방향에 있는 사람에게만 들리는 경고 방송은 일본 무인 편의점의 도난 방지 시스템으로 활약 중입니다. 이 편의점은 저희 기술을 활용해 물품 도난, 손님과 마찰을 빚은 직원의 정신 피해 등 손해를 70%나 줄였어요.
국내외 대기업과 ‘초지향성 사운드바’를 함께 개발 중입니다. 크기는 일반 사운드바와 같지만, 공간 전체를 소리로 꽉 채우면서 입체 음향을 구현해 현장감을 높일 제품이에요. 이 제품은 CES 2024에서 공개할 예정입니다.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와 ‘초지향성 내비게이션’도 만드는 중이에요. 풍절음과 주행음, 음악을 뚫고 운전자에게 명확한 안내 음성을 전달하는 제품이 될 예정입니다.
소리에 데이터를 넣는 방법을 아시나요? 제이디솔루션의 ‘음파 통신 기술’이라면 가능합니다. 소리의 주파수에 데이터를 넣는 원리입니다. 스피커와 마이크를 가진 스마트폰은 훌륭한 음파 통신 기기에요. 음파 통신은 대중교통 결제, 숙박업소 출입 체크, 도어락 해제 등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가졌어요. 음파 통신 기술은 물론, 이를 다루는 칩 개발까지 가능합니다.
제이디솔루션은 기술등급 T2 등급을 수 년째 유지 중이에요. 기술 특허를 90건 이상 확보했고 이들 기술의 알고리듬까지 만들어 특허 보호 조치까지 마쳤습니다. 이를 토대로 기술특례상장도 추진 중이에요.
지금 제이디솔루션의 고민은 ‘B2C 시장 대응 전략’입니다. 지향성 음향 기술의 수준은 높다고 자부합니다. 실제로 초지향성 사운드바는 앞서 대기업이 만들려 하다가 실패 혹은 포기한 제품이에요. 저희는 이것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력과 제품을 강조할, 소비자에게 알릴 방법이 궁금해요. B2C 파트너를 찾는 방법도 그렇습니다.
또 하나의 고민은 ‘스케일업’입니다. B2G와 B2B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지만,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시장 규모가 큰 B2B 사업의 확장 전략이 필요합니다. 제이디솔루션은 SOT, 소리로 모든 것을 연결하는 ‘Sound of Things’라는 표어 아래 음향 기술 개발과 고도화를 마쳤습니다. 본격 성장할 단계인데, 단계별 발전 전략과 종합 스케일업 전략을 논의하고 싶습니다.
알파브라더스 “대표와 중간 리더의 힘 합쳐야 스케일업 가능”
알파브라더스 : 설명 잘 들었습니다. 초지향 음향 기술을 체험해보니 아주 신기하네요. 지금의 단계의 제이디솔루션이 발전하려 할 때, 스타트업이 스케일업을 시도할 때 가장 먼저 준비할 것은 ‘중간 리더’입니다. 이들은 대표의 의사 결정을 돕고, 기업이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대표와 같은 방향으로 이끌 역할을 합니다.
대표는 중간 리더가 기업과 잘 융합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그리고 중간 리더가 대표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도록, 자신의 의견과 지식을 과감하게 내보이고 기업 운영에 반영하도록 도와야 해요. 그러면 기업 안에 똑똑한 사람이 일하는 문화가 자리 잡습니다.
기업이 성장하고 스케일업을 하려면, 언제까지나 대표가 모든 것을 지시해서는 안돼요. 이를 도울 중간 리더가 있어야 합니다. 단, 대표는 중간 리더의 역량을 의심하면 안됩니다. 대표의 계획과 중간 리더의 주장이 맞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꼭 들어야 해요.
제이디솔루션처럼 상장을 하려는 회사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상장은 업계 최고위의 기업이 하는 거에요. 그 만큼 어렵고 힘듭니다. 상장하려면 내적 성장, 즉 내부 임직원의 역량과 함께 외적 성장, 매출의 증대까지 이뤄야 합니다. 제이디솔루션은 기술등급 T2 등급을 유지하는데, 이것은 아주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좋다고 매출이 자연스레 많이 생기는 것은 아니에요. 좋은 기술을 매출로 전환하는 방법 역시 중간 리더가 고민할 일입니다.
대표가 중간 리더를 만들었으면, 그 다음에는 모든 업무 자료와 진행 과정을 문서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업의 운영 시스템이 돼요. 그러면 임직원의 휴가나 퇴사, 이직 등 돌발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인수인계도 잘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 관리와 퍼포먼스 증대도 이뤄져요.
대표, 중간 리더가 달려가려는 방향과 구성원들의 목표가 같은지도 살펴보세요. 목표를 향해 어떻게 달려갈 것인지 계획도 점검하고요. 이것은 임직원의 평가와 관리, 동기 부여 방법과 이어집니다. 기업의 조직 구조가 커질수록 이들 요소가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기업이 스케일업을 하려면, 대표가 성공한 지점에서 머무를 것이 아니라 잘 모르던 미지의 분야에 도전해야 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되 신중히 접근하고, 임직원에게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고 공감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중간 리더들이 간혹 오해하는데, 중간 리더는 대표보다 모든 면에서 똑똑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표보다 모든 것을 잘 알아야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에요. 전문 부문, 즉, 재무나 마케팅 혹은 홍보 등 특정 분야에서만 대표보다 많은 지식을 쌓으면 됩니다. 이 지식으로 전략을 세워 대표에게 보고하면 돼요. 중간 리더이자 ‘펑션(기능) 리더’인 셈입니다.
중간 리더는 전문성을 발휘해서 대표의 업무를 분담하는 역할을 합니다. 비용은 어느 곳에서 어떻게 절감할 것인지, 인력은 어떻게 배분하고 영업이익은 어떤 영역에서 만들 것인지 등은 대표가 아니라 중간 리더가 제시해야 해요. 그래야 대표가 더 큰 일, 중요한 일에 집중합니다.
대표는 마케팅 전략 수립·실행할 방법론 잘 알아야
알파브라더스 : B2G, B2B에 이어 B2C 시장을 보는 제이디솔루션은 반드시 마케팅 방법론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마케팅 방법론을 대표가 잘 알아야 해요. 혜안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혹은 중간 리더가 마케팅 전략을 이야기할 때 대표가 잘 알아보고 실행합니다.
마케팅에 정답은 없어요. 그래서 실험 결과를 토대로 이론을 만들어야 합니다. 실험을 하려면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이 때 MECE(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 기법이 유용해요. 상품이나 서비스와 관계된 요소들을 중복 없이 나열하는 거에요. 그리고 이 요소들을 모두 합하면 완전한 전체가 돼야 합니다.
MECE 마케팅 전략을 100개 가량 짜 보세요. 내 상품이나 서비스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지 아주 정밀하게, 사활을 걸다시피 고심해서 짜야 합니다. 그리고 이 전략들의 우선순위를 정해 보세요. 사실, 이 전략 100개가 모두 성공하지는 않을 거에요. 심지어 99개가 실패하고 마지막 1개가 성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 우선순위를 잘 정하거나 전문가가 있다면, 99개가 실패하기 전에 성공하는 전략을 더 빨리 찾습니다.
마케팅의 효과와 효율은 다릅니다. 비용을 많이 써야 하는 효과보다는, 비용을 적당히 쓰면서 성과를 얻는 효율을 우선시하세요. 그러려면 ‘고객 구매 여정’과 ‘수평 마케팅 전략’을 알아야 합니다.
고객, 소비자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기까지 다양한 구매 여정을 거칩니다. 광고를 보고 홈페이지에 접속, 상세 페이지를 확인해요. 가격과 소비자 리뷰도 조사합니다. 이 모든 구매 여정을 만족해야 비로소 구매 활동이 일어나요. 의외로 많은 기업 대표들이 이 가운데 한두 개를 늘 놓칩니다. 광고를 아무리 잘 해도 상세 페이지가 매력 없다면, 소비자 리뷰가 좋지 않다면 고객 구매 여정은 끊어집니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고객 구매 여정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여정 한두 개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여정 자체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수평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이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로 중간 리더에요. 대표는 마케팅 방법론을 배운 후, 중간 리더가 세운 전략과 결과를 분석할 혜안을 기르면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자연스레 반복되는 기업 문화도 만들어야 하고요.
마케팅 방법론을 배우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B2C 마케팅은 더욱 힘들어요. B2G 혹은 B2B는 대상(공공기관 혹은 기업)과 조건(성능이나 단가)이 비교적 일정합니다. 하지만, B2C는 대상이 수많은 소비자인 만큼 조건도 아주 다양합니다. 그러니 신중하게 마케팅을 펴야 합니다. 마케팅 담당자를 채용할 때 그로스해커, 퍼포먼스 마케터 등 수많은 부문의 전문가 가운데 누가 필요한지 따지는 것. 마케팅 외주를 줄 때 대행사와 실행사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결정하는 것. 모두 대표의 몫입니다.
B2B 중심 기업이 B2C 진출하려면, 시장성 검증 수 차례 거쳐 신중하게
제이디솔루션 : 조언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B2C 시장에 진출 시 그 시장의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그 시장에서 기업의 위치는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 방법을 어떻게 구사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알파브라더스 : 시장성 테스트가 가장 알맞겠습니다. 보통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때 사용성·기능성·시장성 테스트를 각각 합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할 것이 시장성 테스트, 우리 상품이나 서비스가 팔릴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를 검증하는 것입니다.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시장성 테스트는 기업이 하는 것이 좋아요. 왜냐면, 상품이나 서비스의 시장성은 그것을 만든 기업이 가장 잘 아니까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실제 상품이 있는 것처럼 상품 페이지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광고하는 것이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 광고를 클릭, 상품 페이지를 보는 것 자체가 시장성이 있다는 증거에요. 이런 유형의 테스트 방법을 여러 개 만들어서 시도하세요. 이 역시 앞서 언급한 MECE 마케팅 전략 중 하나입니다.
제이디솔루션 : B2C 상품 기획은 처음입니다. 초지향성 음향 기술로 만든 상품은 활용 방법과 제품에 따라 세계 유일한 제품이 될 수도, 파트너 기업의 제품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력을 앞세워 음향 기술 표준화를 선도하며 세계 시장에 진출할 것인지, 대기업과 협업해 시장의 일부부터 차근차근 공략할 것인지. 어떤 쪽을 선택할지도 고민이에요.
알파브라더스 : 그것은 기업의 의사 결정의 문제입니다. 다만, 기술이 장점인 회사라면 B2B의 일부부터 접근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B2B는 기술이 우위인 시장이니, 기술이 좋으면 인정을 받습니다. 반면, B2C는 기술 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가 우위가 되는 시장이에요. 기술이 좋아도 그것이 판매로 바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B2C 시장에서 우위가 되는 요소를 찾으려면 시행 착오를 여러 번 겪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대규모 투자금도 유치해야 하고, 오랜 시간 조사와 실험을 거쳐 진출해야 합니다. 따라서 B2C 시장으로의 진출 방법은 기업의 역량, 기술의 장단점을 잘 살펴 결정할 문제입니다.
알파브라더스는 스케일업하려는 기업이 먼저 갖출 기본기, 대표가 가질 자세와 중간 리더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제이디솔루션은 알파브라더스의 조언을 토대로 지금 단계에서 부족한 점, 바꾸거나 강화할 전략을 점검했다.
특유의 지향성 음향 기술로 우리 삶 속 곳곳에 안전과 편의를 가져다 준 제이디솔루션. 소리가 있는 모든 곳에 혁신 기술을 전달하려는 이들의 목표가 스케일업을 딛고 더 많은 기업, 소비자와 이어지기를 바란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