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23 패키지, 무라벨 페트병… 소비자 ‘공감’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는?
[IT동아 김영우 기자] 올해 상반기 모바일 시장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삼성전자 갤럭시 S23 시리즈의 출시였다. 갤럭시 S23 시리즈는 이달 출시 직후 109만대에 달하는 사전 판매 신기록을 세우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갤럭시 S23 시리즈를 구매한 상당수 소비자들은 제품을 담은 포장재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역대 최고 성능, 최고 가격의 갤럭시 S 시리즈라고 하기엔 박스가 너무 작고 구성품 역시 매우 간결했기 때문이다. 제품 본체와 케이블, 그리고 유심 핀 및 한 장의 간단 설명서가 전부였고 예전에 흔히 보이던 비닐 봉투나 플라스틱 트레이는 물론, 설명서 제본용 스테이플러 심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최근 사회에서 추구하는 친환경 행보의 일환이라고 삼성전자는 강조한다. 삼성전자는 2016년에 출시된 갤럭시 S7 시리즈 이후, 제품 패키지에서 지속적으로 플라스틱 소재를 줄이는 대신 종이 소재의 비중을 높여왔으며, 충전기나 이어폰, 케이스 등의 액세서리 수 역시 점차 줄였다. 덕분에 2021년에 출시된 갤럭시 S21 즈음부터는 갤럭시 S7 패키지에 비해 발생하는 폐기물 양이 49%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친환경 행보가 꼭 모든 소비자들에게 환영을 받는 건 아니다. 환경의 중요성은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지만 이전에 제공하던 편의 기능까지 줄어드는 건 아무래도 ‘본전’ 생각이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 업계에선 친환경 포장재를 추구하는 한편, 이러한 행보가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이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연결 고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견 식품 제조사인 오뚜기의 경우, 올해 2월부터 육류소스를 비롯한 소스류 제품 9종에 친환경 패키지를 적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제품에는 사탕수수 및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원료 30% 가량을 사용한 ‘바이오페트’ 재질의 용기를 적용했다. 이는 기존의 석유 원료 용기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20% 가량 절감할 수 있으며, 100% 재활용 및 분리 배출이 가능하다.
원료 친환경 외에 폐기물 처리 편의성을 높이는 포장재 구성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음료 업계에선 페트병에 비닐 라벨을 없앤 ‘무라벨’ 음료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2021년 중순부터 투명 페트병에서 라벨 분리배출이 의무화되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맞춰 제주개발공사(삼다수), 롯데칠성(아이시스), 농심(백산수) 등이 무라벨 생수를 출시했으며, 코카콜라 역시 무라벨 제품인 ‘코카콜라 컨투어 라벨프리’ 제품을 같은 해 10월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 출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친환경 포장재의 개발 및 유통, 활용을 비롯한 관련 시장이 커짐에 따라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정부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2022년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생활혁신형 기술개발사업’을 발표하고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위한 특화 비즈니스 모델 및 친환경 포장재의 기술개발을 지원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친환경 포장재 개발 스타트업 ‘디와이프로’를 비롯한 중소기업을 선정해 지원금을 제공하는 등, 관련 기술 개발 및 시장 활성화에 힘을 실었다.
친환경 포장재의 개발 및 생산, 판매를 비롯한 관련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축한 중소기업도 있다. ‘칼렛바이오’는 기존 포장재 생산기업에 친환경 포장재 디자인 및 유통 경로를 공유하는 한편, 친환경 포장재가 필요한 수요기업이 제품을 온라인으로 맞춤 주문할 수 있는 ‘칼렛스토어’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접착제나 테이프가 필요 없는 '지구박스(3월 출시 예정)'를 개발하는 등, 새로운 친환경 포장재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칼렛바이오의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재무적 성과를 넘어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개선까지 반영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이 확산되고, 정부에서 2050년까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하는 탄소중립 계획을 세운 만큼, 친환경 포장재는 ‘미래의 당연함’이 될 수밖에 없다”며 “관련 업계 간의 파트너십, 새로운 제품의 개발 등, 다양한 혁신을 통해 친환경 포장재 공급자 및 수요자, 그리고 최종소비자까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