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2023 디지털 트렌드 발표··· '콘텐츠와 업무 효율화가 핵심'
[IT동아 남시현 기자] 2월 15일, 어도비코리아가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어도비 2023 디지털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로 열세 번째 발간된 어도비 트렌드 보고서는 디지털 지형, 고객 경험의 변화 등 시장 변화를 분석하고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전 세계 9천247명의 기업 경영진, 실무자 및 에이전시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한다. 올해 보고서는 △ 콘텐츠 수요 증가에 따른 대규모 콘텐츠 제작 △ 워크플로우 관리를 최우선 순위로 고려 △ 보유 기술 향상 세 가지를 핵심으로 하며, 참여 기업을 선두 기업과 후발 기업으로 구분한 뒤 기업 실적과 고객 경험의 성숙도 간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집중한다.
어도비코리아 사이먼 데일 사장은 “훌륭한 콘텐츠는 기업과 고객과의 관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기적 매출과 장기적 고객 충성도 모두 고려해야 하며 다양한 채널에서 많은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더 많은 콘텐츠를 필요로 한다”라면서, “이번 보고서를 통해 선두 기업들은 마케팅 조직에 필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음이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접하는 모든 것이 콘텐츠··· 중요성 더 강조될 것
보고서는 코로나 19 이후 기업과 소비자 간의 변화한 인식과 향후 방향성 등을 조명한다. 특히 고객 경험에 대한 기대치가 급상승했다는 데 대해서는 공통된 의견이 나왔다. 89%의 고위 경영진은 고객의 기대가 모든 플랫폼과 디바이스에 관계없이 일련된 구매 경험을 공유하며,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42%의 실무자는 고객의 기대에 디지털 고객 경험이 미치지 못하고, 7%만이 고객의 기대를 앞서고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이 기업을 접하는 경로는 다양하면서도 그 경험을 공유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아직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고위 경영진의 73%는 당장 직면한 과제에 집중하다 보니 비즈니스 계획 및 장기 전략에 소홀했다고 답했고, 또 에이전시 응답자의 76%는 클라이언트가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을 단기 지표와 매출 목표만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점, 전쟁이나 무역 분쟁 등 지정학적 전망이 비관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어도비는 디지털 기술에 투자하고, 어떻게 고객 데이터를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이먼 데일 사장은 “경제적인 불확실성으로 예산이 줄어들면서 기업 전반이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에 투자해 운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디지털 채널을 통해 수집되는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하고 만족하는 것을 넘어서, 데이터를 어떻게 응용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는 사람보다 인공지능을 통한 자동화를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생산, 더 효율화해야
높아지는 고객 기대를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콘텐츠를 배포하는 것도 기업의 과제가 되었다. 89%의 고위 경영진은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고, 콘텐츠 제작에 더 많은 부하가 걸리는 상황이 됐다. 고위 경영진의 39%는 올해 작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협업 프로세스를 간소화·자동화할 것이라 답했고, 38%는 고객 경험 또는 마케팅에서 자동화를 통한 효율성 증대를 중점으로 본다고 응답했다. 즉 늘어나는 콘텐츠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생산하는지가 올해의 화두이며, 이 과정에서 선두 기업과 후발 기업이 나뉜다고 보고서는 보고 있다.
콘텐츠 선두 기업 응답자 중 37%는 신속한 자산 배포와 실행 자동화, 데이터를 활용한 콘텐츠의 개인화, 데이터 기반 추적을 통한 콘텐츠 전달이 잘 이뤄진다고 답한 반면 후발 기업은 20%만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또 재작업, 반복작업, 세부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없는 콘텐츠 제작 및 간소화가 이뤄지고 있냐는 응답에는 선두기업의 34%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후발 기업은 19%만 그렇다고 답했다. 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업일수록 프로세스 및 리소스 관리 개선에 적극적임을 알 수 있다.
데이터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선도기업일수록 고객의 관심사를 수집, 정리, 관리, 표면화하는 역량이 우수하고, 후발기업으로 갈수록 실시간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선도 기업 중 69%는 데이터 수행과 결과 평가에 필요한 실시간 데이터를 보유한 반면, 후발 기업은 45%만 그렇다고 답했다. 아울러 개인화를 위한 실시간 데이터도 선도 기업은 61%가 보유하고 있다고 한 반면 후발 기업은 37%에 불과했다. 즉 고객의 실시간 의도를 파악해야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사이먼 데일 사장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챗GPT 등의 생성형 AI에 대해서는 업무 효율화에 기여할 수는 있지만, 기업에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도입 시 저작권 분쟁 등 넘어야 할 문제가 많고, 오히려 노이즈가 더 개입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대신 어도비 센세이 인공지능처럼 여러 작업들을 자동화하는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것은 중요하며, 이를 어느 정도 범위에서 다루고 활용할지는 기업이 결정해야 할 몫이라고 답했다.
다양해진 소통 채널, 데이터와 인프라 투자해야
기술의 발전으로 기업과 고객 간의 소통 채널이 다원화하고, 이에 과감히 도전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메타버스 마케팅이 자사에 미칠 영향에 대해 파악한다고 답한 고위 경영진은 22%였고, 36%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NFT(대체불가능 토큰)은 19%가 영향을 파악한다고 답했고, 52%가 영향이 없다고 봤다. 물론 메타버스나 NFT가 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평가는 진행 중이지만, 이런 개념처럼 고객과 기업 간의 새로운 접촉 채널이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
어도비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고객의 취향을 파악하고,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기업이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나이키는 지난해 10월 웹 3.0 큐리어스라는 전략을 발표하고 크리에이터 경제, 가상 마켓 플레이스, VIP 커뮤니티가 도입된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도입해 현실과 가상에서 제품을 착용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 스타벅스 역시 웹 3.0에 맞춰 스타벅스 오디세이 플랫폼을 공개하고, 디지털 자산을 취득하거나 가상으로 커피 레슨을 수강하는 등의 경험을 제공한다.
종합하면 콘텐츠의 품질을 더욱더 잘 다루고 관리하는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더 많은 콘텐츠를 생성하면서 오는 과도한 업무 흐름을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아울러 새롭게 등장하는 채널까지 도전적으로 대응하고,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바로 어도비가 말하고 싶은 2023년 디지털 트렌드다. 오늘 공개된 2023 어도비 디지털 트렌드 보고서는 어도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