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으로 도약 노리는 VR·AR 업계…애플도 뛰어들까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올해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확장현실(XR) 기기 시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주요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올해 첫 출사표를 던지는 기업은 소니다. 소니는 내달 22일 '플레이스테이션VR2(이하 PSVR2)'를 출시한다.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VR 헤드셋 신제품이다. 전작보다 화질, 화각 등을 개선했으며 게임 조작에 사용하는 컨트롤러는 물론 헤드셋 자체에도 진동 기능을 넣어 실감나는 체험을 가능하게 했다. 전작보다 무게를 줄이고, 선 하나로 연결 방법을 간소화하는 등 편의성도 개선했다.

소니 'PSVR2'. 출처=소니
소니 'PSVR2'. 출처=소니

HTC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 2023(CES 2023)’에서 '바이브 XR 엘리트'를 선보였다. 메타의 퀘스트2처럼 단독으로도 구동할 수 있고, PC와도 연결해 쓸 수도 있는 제품이다. VR뿐만 아니라 기기 외부 카메라로 주변 환경을 확인할 수 있는 패스스루 기능을 활용한 AR이나 MR 기능도 강조한 게 특징이다. 출시일은 오는 3월 초로 예정됐다.

HTC '바이브 XR 엘리트'. 출처=HTC
HTC '바이브 XR 엘리트'. 출처=HTC

일본 파나소닉도 올해 CES에서 자회사 시프트올의 VR 헤드셋인 '메가네X'로 눈길을 끌었다. 안경을 뜻하는 메가네에서 따온 이름처럼 기존 VR 헤드셋들과 달리 안경에 가까운 디자인이 가장 큰 특징이다. 얇고 가벼운 팬케이크 렌즈를 채택한 덕분이다. 또한 이용자 움직임을 추적하는 트래킹 방식으로 헤드셋에 탑재된 카메라를 활용하는 인사이드-아웃 방식과 외부 센서를 활용하는 아웃사이드-인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메가네X는 올해 3~4월 중으로 출시된다.

파나소닉 자회사 시프트올의 '메가네X'. 출처=시프트올
파나소닉 자회사 시프트올의 '메가네X'. 출처=시프트올

고가·고급화로 시장 확대 전망은 ‘글쎄’

올해 출시되는 VR·AR 기기들이 이전보다 시장을 넓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다소 의문이 남는다. 대부분 가성비 위주 보급형 기기가 아니라 고가의 고급형 기기들이기 때문이다. HTC 바이브 XR 엘리트는 179만 원, 파나소닉 메가네X는 1699달러(약 210만 원)에 달한다.

보급형 기기인 퀘스트2로 VR 대중화 단초를 마련했던 메타는 지난해 10월 무려 219만 원에 달하는 고급형 VR 헤드셋인 퀘스트 프로를 출시하며 고급화 포문을 열었다. 기술 고관심층이나 생산적 용도로 활용할 전문가가 아니라면 쉽게 지갑을 열기 힘든 가격대다.

메타 퀘스트 프로. 출처=메타
메타 퀘스트 프로. 출처=메타

그나마 소니 PSVR2는 79만 8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지만 이마저도 전작인 49만 8000원보다는 훌쩍 높아진 가격대다. 게다가 플레이스테이션5에만 연결해서 쓸 수 있는 기기이며, 콘텐츠 소비 용도라는 점에서 다른 기기들과는 결이 다르다.

애플, VR·AR 시장의 초대형 메기될까

다만 애플처럼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VR·AR 시장에 뛰어들 경우 시장 향방이 뒤바뀔 수 있다. 애플 소식통으로 유명한 블룸버그 통신의 마크 거먼은 애플이 올해 말 ‘리얼리티 프로’란 이름의 VR·AR 헤드셋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기존 제품군들의 판매 둔화가 예상되는 올해 시장에서 VR·AR 제품이 새로운 수익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먼의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의 헤드셋은 몰입형 영상을 보거나, 맥의 가상 모니터를 보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페이스타임 기반 화상 회의도 핵심 기능이다. 만화풍 아바타로 대화 상대를 표현하는 메타의 제품과 달리 실사에 가까운 형태로 표현한다. 또한 애플워치나 에어팟 맥스와 같은 디지털 크라운이 탑재되며, 이를 활용해 VR과 AR 사이를 전환하는 기능이 탑재된다. 조작은 별도 컨트롤러를 활용하는 대신 손가락 제스처로 이뤄진다. 다만 이같은 기능들은 모두 개발 중인 기능이므로 실제 공개되거나 출시될 제품에서는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가격은 3000달러(약 370만 원)로 매우 높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거먼은 애플의 헤드셋 판매량 기대치가 100만 대 수준이라며, 첫 제품부터 이익을 내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꼭 헤드셋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시연해보려는 사람들을 애플 스토어로 유인하는 효과 또한 애플의 노림수라고 전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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