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씨너렉스 “평균 2cm 미만의 오차로 초정밀 위치 정보를 제공합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평균 2cm 미만의 오차로 자율주행차, 드론, 도심항공교통(UAM) 등에 필요한 초정밀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위성항법 장치를 개발, 공급합니다.”
박재덕 씨너렉스 대표의 말이다. 위성항법 시스템(GPS)은 지구 궤도를 도는 다수 위성이 쏘는 신호를 활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데 쓰인다. 다만 위성이 쏜 신호가 단말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전파 간섭과 굴절이 발생해 최대 10m 안팎의 오차가 발생하곤 한다.
씨너렉스는 지상의 기준국을 기반으로 위성 신호 오차를 보정해 초정밀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장치를 개발한 기업이다. 외산 장비가 대부분인 위성항법 장치 시장에 국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인 박재덕 씨너렉스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율주행 필수 ‘초정밀 위치정보’…미래 시장 공략할 핵심 기반
초정밀 위치정보는 드론과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차 등의 제반 기술 중 하나로 미래 시장을 공략할 핵심 기반이다.
박재덕 대표는 “예컨대 자율주행차가 안전하게 주행하기 위해서 차선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은 도로는 구분하지만, 차선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가능케 하는 GPS 기반 초정밀 위치정보가 자율주행차에 필수다”라며 “드론이나 최근 화두인 UAM의 경우에도 정밀한 이착륙 기술이 필요하다. 사람이 사는 곳으로 기기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이 보정신호를 기반으로 정밀한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초정밀 위성항법 장치다”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나 드론, UAM뿐만 아니라 무인선박, 스마트건설 등 무인화 기술이 확대 적용될수록 핵심 기반인 초정밀 위성항법 수요처는 늘어간다. 전도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씨너렉스도 부침을 겪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박재덕 대표는 “최근 무인화 열풍을 타고 다수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지만, 2016년 창업 당시에는 자율주행차나 무인드론 등의 수요가 많지 않았다”며 “당시 초정밀 위성항법 장치는 대부분 외산 기업이 생산하고 있었다. 기존에 알던 시장이 아닌 제로 베이스 상태에서 제조사를 찾아 다니며 동분서주해야 했다. 초기 3년간 매출이 없어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라고 회상했다.
포기를 떠올릴 수 있었던 당시에도 기술력에 대한 확신과 자부심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재덕 대표는 “미국, 유럽의 경쟁사 제품에 비해 1/3 이하 가격으로 평균 2cm 미만의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을 기업 입장에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어느날 한 대학의 연구원이 제품을 써볼 수 있겠냐고 연락했고, 가감 없이 블로그에 리뷰를 부탁한다고 회신했다.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해당 연구원은 자율주행 분야 인플루언서였고 자사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블로그에 남겨 문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입소문을 탄 씨너렉스의 위성항법 장치는 연구기관에서 기업까지 확대 보급됐고,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현재는 현대차를 비롯해 두산모빌리티, 오토노머스에이투지, 42dot 등 150개 이상 고객사를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국토교통부 주관 드론 규제샌드박스 사업에도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씨너렉스 가능성 알아본 동국대 창업보육센터
씨너렉스가 부침을 겪던 당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요인이 있었다. 동국대 창업보육센터의 지원이다.
박재덕 대표는 “사무실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막막해 하다가 동국대 창업보육센터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사무실과 근로장학생 등 인적, 물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며 “특히 초기 인력구성에 어려움을 겪다가 인연을 맺은 근로장학생 중 현재 정직원으로 전환한 케이스도 있다. 뿐만 아니라 동국대 창업보육센터로부터 마케팅, 사업계획서 작성법, 특허 및 지식재산권(IP) 교육·컨설팅을 받아 특허도 여러 개 확보하며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덕분에 동국대학교에서 주최하는 IR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과기정통부 산하 한국과학기술지주로부터 씨드 투자를 받은 후 팁스(TIPS)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GPS 불가 지역에서도 정밀도 유지 과제…올해 해외진출의 원년으로 삼을 것
씨너렉스가 현재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박재덕 대표는 “현재 GPS 불가 지역에서도 정밀도를 유지하는 게 당면 과제다. GPS 수신이 안 되는 터널이나 지하공간에서 차량의 속도와 관성항법장치 등을 이용한 추측항법 알고리즘을 만들어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2023년을 씨너렉스 해외진출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일본과 미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 첫발을 내디뎌 국내 기술력의 우수성을 알리겠다. 올해 TIPS 과제 결과물로 더욱 고도화된 제품을 공급해 2026년 매출 100억 목표로 IPO(특례상장)를 향해 달리겠다”고 전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