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라스베이거스에 펼쳐진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 향연
[IT동아 김동진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은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의 향연장으로 꾸려졌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첨단 기술을 담은 콘셉트 카와 차기작을 선보였으며, 미국 반도체 기업은 자동차 제조 공정의 디지털화를 이끌 기술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CES 2023에서 공개된 차세대 모빌리티 소식을 살펴본다.
푸조, 1회 충전 시 최대 800km 주행하는 전기차 선봬
푸조는 1회 충전 시 최대 8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차기 전기차 콘셉트 카 ‘인셉션’을 공개했다.
푸조의 콘셉트 카 인셉션 외관은 브랜드 특유의 고양이를 형상화한 모습으로 꾸려졌다. 인셉션은 스텔란티스 그룹의 순수전기차 플랫폼, 'STLA 라지(Large)'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케이블 없이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다. 푸조는 이 차에는 100㎾h 배터리를 장착, 1회 충전 시 최대 8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0km를 이동하는 데 12.5㎾h의 전력량을 쓴다고 덧붙였다.
푸조는 1분에 30km, 5분에 150km까지 달릴 수 있도록 배터리 충전시간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인셉션의 총출력은 680마력으로 전면과 후면에 장착한 전기모터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초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성능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인셉션의 실내도 눈길을 끌었다. 푸조는 기존 둥근 형태의 스티어링 휠 대신 직사각형 형태의 ‘하이퍼스퀘어 컨트롤 시스템’을 운전석에 배치했다. 물리 버튼을 모두 없애고 모서리 부위 원형 모듈을 터치해 조작하게 만든 점이 특징이다. 자율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운전대가 안으로 들어가고 스크린이 펼쳐지는 기술 또한 이 차량에 적용됐다.
폭스바겐, 첫 전기 세단 ID.7 위장막 모델 공개
6년 만에 CES 무대를 장식한 폭스바겐은 2024년 출시를 앞둔 첫 순수 전기 세단 ID.7의 위장막 모델을 공개했다.
ID.7은 ID.3와 ID.4, ID.5, ID.6(중국 한정 모델), ID.버즈에 이은 ID.패밀리의 여섯 번째 모델이다. 지난해 국내에 출시한 ID.4에 이어 브랜드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Modular Electric Drive Matrix)를 적용한 폭스바겐의 두 번째 글로벌 전략 모델이 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ID.7에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기술을 대거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먼저 ID.7에 지능형 송풍구를 탑재, 스마트키를 통해 운전자가 차에 다가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운전자가 차에 타기 전 미리 에어컨이나 히터를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에어 벤트 시스템은 차 안 탑승자의 방향으로 알아서 공기를 분산할 수 있으며, 음성명령을 활용한 특별 요청도 활성화할 수 있다. 예컨대 “손이 시리다”라고 말하면 스티어링 휠의 열선을 켜고, 따뜻한 공기를 손 방향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폭스바겐 ID.7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약 700km이며, 유럽과 중국, 북미 시장에 먼저 출시될 전망이다. 유럽 시장 모델은 폭스바겐 독일 엠덴 공장에서 생산된다.
토마스 셰퍼(Thomas Schäfer) 폭스바겐 CEO는 “ID.7은 2026년까지 폭스바겐이 출시할 10개의 순수 전기 모델 중 하나”라며 “우리의 목표는 모든 세그먼트에서 고객들에게 각기 맞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볼보, 구글과 협업해 개발 중인 ‘HD 지도’ 공개…차기작 EX90부터 탑재
볼보자동차는 CES2023에서 구글과 협업해 개발 중인 ‘HD 지도’ 기술을 공개했다. HD 지도는 기존보다 10배 이상 고도화된 고정밀 지도로, 도로 곡률과 경사도 등의 상세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볼보는 HD 지도를 지난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공개한 차기작 EX90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티맵(TMAP)과 HD 지도를 결합해 EX90부터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 HD 지도를 활용하면, 차량 바로 앞의 도로 환경뿐만 아니라 커브길 너머의 원거리 환경까지 미리 파악, 주행 안전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볼보 EX90의 생산은 2023년 미국 찰스턴 공장에서 시작되며, 111kWh 배터리와 2개의 전기 모터로 구동하는 트윈 모터 사륜구동 버전이 먼저 출시될 계획이다.
엔비디아, ‘메르세데스-벤츠’의 생산 공정 디지털화 주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메르세데스-벤츠 생산 공정의 디지털화를 이끌고 있다.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하는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제조와 조립 설비를 가상공간에 구현하고, AI와 메타버스 기술을 차량 개발 과정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수천 개의 부품을 조립하는 차량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다. 또 새로 설계한 신차에 맞는 공정을 적용할 때, 공장의 레이아웃을 새로 구성하느라 기존 차량의 제조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플랫폼으로 가상의 환경에 구축한 생산 공정에서 미리 조립을 실시하고, 신차의 설계를 반영한 공정을 미리 적용하는 방식으로 제조 중단을 막을 방침이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독일 라슈타트(Rastatt) 공장에 옴니버스 플랫폼을 적용하기로 확정하고 양사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디지털 퍼스트 계획을 설정하고 있다”며 “추후 글로벌 메르세데스-벤츠 생산 네트워크로 기술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