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부지런컴퍼니 [1] “우리 아이의 용돈 관리를 미션으로 제공합니다”
[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팀이 서울산업진흥원(SBA)과 함께 ‘2022년 하반기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각각의 스타트업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페어런트 테크(Parent Tech)’라는 말이 있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을 뜻하는데, 코로나19로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늘어난 부모를 위한 기술 지원이 등장하면서 생겨난 개념이다. 어린이를 위한 승차 공유 서비스, 아이를 위한 금융 교육 플랫폼, 아동을 위한 비대면 행동 건강 치료 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가족이 함께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앱, 아이의 그림을 보관해 주는 앱, 초보 부모를 위한 아동 연령별 성장발달 정보를 제공하는 앱, 다가오는 주말 어린 자녀와 함께 놀러 갈 수 있는 공간을 추천하는 앱 등 형태도 다양하다.
서울대학교와 한국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엄마의 52.4%, 아빠의 33.4%는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육아에 대한 부모들의 고민은 더 커지고 있다. 페어런트 테크는 이처럼 육아로 인한 부담을 부모가 안아야 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방법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부모의 부담을 덜고, 육아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페어런트 테크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온라인 기반의 유아용품 쇼핑 플랫폼 ‘베이비리스트’는 71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아이를 위한 금융 플랫폼 ‘그린라이트’는 3,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021년 기준, 미국 내 페어런트 테크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1조 6,500억 원(14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이는 2020년 기준, 6억 6,800만 달러의 2배 이상 기록한 규모이며, 지난 4년간 총 투자금을 합산한 것보다도 높다.
지난 2022년 7월 법인을 설립한 부지런컴퍼니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미션을 제공해 우리 아이의 올바른 자산 관리 및 경제 활동을 교육하는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5살 딸을 키우는 김주환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심부름으로 용돈을 받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이처럼 부모가 아이와 공감할 수 있는 심부름을 제공하고, 아이가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면, 올바른 경제 습관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작년 베타 버전으로 선보인 앱 ‘부지런’은 아이를 위한 마음에서 개발했다. 현재 열심히 다음 단계를 위한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한다.
우리 아이의 올바른 용돈 관리를 위해서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부지런컴퍼니는 어떤 기업인지, 소개부터 부탁한다.
김주환 대표(이하 김 대표): 부지런컴퍼니는 부모-자녀 간 용돈 미션을 활용한 ‘청소년 자산관리 및 경제 활동 교육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부지런한 아이들의 금융 첫걸음, ‘부지런(BuzyRun)’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지난 2020년 생활혁신형 창업 지원 사업, 2021년 신사업 창업사관학교 선정 이후 창업을 시작했다. 이후 2021년 1월 본격적으로 팀을 구성해 부지런 앱을 개발했고, 당해 11월 부지런 앱 베타 버전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로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6월 한국 핀테크 지원센터가 주관한 예비창업 패키지에 선정되어 관련 사업을 수행 중이며, 지난 7월 ㈜부지런컴퍼니 법인을 설립했다. 한 가지 쾌거라고 한다면, 지난 9월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제5회 핀테크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IT동아: 베타 버전 앱을 선보였다는데, 어떤 앱인지 궁금하다.
김 대표: 현재 국내에는 자녀의 용돈(자산) 관리 및 소비 관리 플랫폼이 없다는 점에서 시작했다. 아직 우리나라는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는 전자결제 수단이 부족하다. 통장 개설 등 금융권을 이용하기도 어렵다.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명의로 사용하고, 용돈과 소비를 관리하는 서비스가 없다는 뜻이다. 간혹 아이들이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부모가 제공하는 부모 명의의 카드다.
어린이, 청소년의 주 자산은 부모로부터 시작한다(웃음). 용돈이다. 때문에 용돈 관리는 곧 경제 활동이자 자산 관리에 해당한다. 때문에 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이 용돈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싶어 한다. 자연스럽게 경제 활동, 금융 자산 관리 방법 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0원, 1,000원, 1만 원 등의 가치와 소중함을 아이에게 가르치고 싶은데, 마땅한 수단이 없다.
IT동아: 맞다. 기자도 고등학생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 초등학교 시절 어떻게 용돈 관리하는 법을 알려줘야 하는지 고민했던 적이 있다. 돈의 가치, 소중함을 가르쳐야 하는데…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김 대표: 맞다. 부모 입장에서 경제 교육, 용돈 관리에 대한 니즈는 계속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베타 버전 앱을 냈을 때 다시 한번 확인했다. 용돈 교육 및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추가로 용돈 지급 기능, 용돈 활용 기능 등에 대한 추가 요청을 받았다.
해외(영미권)에서는 청소년 용돈 관리 앱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았지만, 국내는 아직 초기 시장이다. ‘그린라이트(Greenlight)’라는 앱인데, 2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고, 2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모집했다.
아이들도 원한다. 소위 말해 ‘엄카(엄마카드)’, ‘아카(아빠카드)’가 아닌 자기 이름이 적힌 카드를 사용하고 싶어 한다. 그간 용인했던 엄카, 아카도 따지고 보면 현행법 위반이다.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자녀에게 용돈을 어떻게 모으고, 투자하는지 알려주는 재테크의 조기 교육을 원하는 부모는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요구에 따라 미성년자 대상의 핀테크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포인트와 용돈을 연계해 아이의 경제 습관을 향상시킵니다
IT동아: 정리하자면,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자산 관리 모바일 앱이다. 성인들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금융 관리 플랫폼에 가까운 것인가.
김 대표: 용돈 개념과 포인트 개념을 준비하고 있다. 포인트 이름은 내부에서 ‘부지런 포인트’라고 말한다. 아직 이름은 고민 중이다(웃음).
용돈을 앱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자산 플랫폼을 고민하고 있다. 베타 버전은 플래너, 용돈기입장에 가까운 형태였다. 때문에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돈을 받나요?”라고 물어보면,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보세요”라고만 안내해야 했다. 즉, 오프라인으로 용돈을 받아 모바일 앱에 다시 기입해야만 했다. 이를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다음 버전부터는 스마트폰으로 송금하듯 부모가 아이에게 용돈을 송금하고, 아이가 앱에서 용돈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자 한다.
부지런 앱은 기본적으로 부모와 자녀를 연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가족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앱이다. 부모가 용돈을 제공하기 위한 미션을 설정하고, 자녀가 이를 수행하면 용돈을 받을 수 있는 ‘용돈 미션’을 제공한다. 참고로 용돈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상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미션을 수행하면 자유 시간 1시간을 주는 형태 등이다.
IT동아: 아… 아이가 원하는 것을 활용해 부모가 자녀를 교육할 수 있는 것인가.
김 대표: 하하. 맞다. 미션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소통하는 형태다. 미션은 부모가 제공하지만, 자녀가 부모에게 요청할 수도 있다. 아이는 그렇게 조금씩 저축하듯 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 베타 버전에서 구현했던 기능이다. 부모가 ‘오늘은 문제집을 어디까지 풀어라’, ‘집 안 청소를 도와라’와 같은 미션을 설정하고, 자녀가 이를 수행하면 포인트를 제공하는 형태다.
IT동아: 이거… 부모 입장에서 정말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녀의 용돈 관리, 자산 관리 측면도 있지만, 전반적인 아이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 아, 혹시 부지런 포인트를 실제 돈처럼 활용할 수도 있는지 궁금하다. 예를 들어, 부지런 앱에서 모은 포인트로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할 수 있는 것인지.
김 대표: 그게 현재 준비하고 있는 다음 단계다. 앱 내 포인트를 실제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자 한다. 다만, 이를 위해 많은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이에 먼저 앱 내 마켓을 구현하고자 한다.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내부 마켓을 준비하고 있다. 포인트를 소모해 아이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마켓이다.
커뮤니티도 기획하고 있다. 아이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다. 부지런 앱에서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시간을 늘리고, 서로의 생활이나 용돈 관리 팁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미션 후기를 올릴 수도 있고(웃음).
추후 금융사와 협업해 아이들을 위한 생애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등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하고자 한다. 예적금이나 펀드 상품 등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IT동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을 것 같다. 포인트를 실제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 위해서는… 방금 전 대표님이 얘기했듯, 현재 국내 금융법을 많이 살펴야 한다. 라이선스 준비부터 획득 등… 꽤 많은 단계가 필요하다.
김 대표: 맞다. 공감하고 있고,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당장 우리 스스로 풀어내기는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일단 준비한 것이 마켓이다. 커뮤니티를 통해 아이들이 앱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넓히고…, 조금씩 현재 금융법 내에서 제공하는데 문제없는 것부터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려고 한다. 금융사가 제공하는 오픈 API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 의견을 통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베타 버전 출시 이후, 현재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김 대표: 현재 리뉴얼 작업 중이다. 양대 마켓에 출시해 사용자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해 고도화하고 있다. 업데이트 중이라고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베타 버전은 우리가 생각했던 점을 구현하고자 노력한 앱이라면, 지금 업데이트하고 있는 앱은 (베타 버전을 통해) 직접 체험한 사용자의 의견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이전과 다른, 거의 새로운 앱이라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소비자가 요구한) 추가 기능을 계속 추가하고 있다.
자녀들의 자산 관리, 소비 관리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전자결제, 금융권에 대한 어린이들의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한다. 내년부터는 전자지갑 형태로 제공하고자 한다. 송금, 간편결제 등의 기능을 우리가 제공하는 앱에 넣어 어린이, 청소년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IT동아: 송금이나 간편결제 등 포인트를 실제 금융, 그러니까 화폐와 연결하는 것…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김 대표: 금융사와의 협업이 필요한 부분이다. 규제와 정책, 법 등을 많이 살피고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우리가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은, 부모와 자녀의 실제 생활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녀의 자연스러운 경제 활동의 장을 만들어 주고자 한다. 마켓, 커뮤니티는 이를 위한 준비 사항이다.
사실 베타 버전 출시 이후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받은 부모와 아이들의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기존에는 아이들이 미션을 수행하면 부모가 승인을 하나씩 따로 했어야 했는데, 이를 한 번에 승인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했다.
부모 화면과 아이 화면을 위한 UI/UX도 계속 바꿨다. 예를 들어, 아이와 부모가 좋아하는 디자인, 색상을 따로 적용했다. 지인 중 미술 관련 전공자가 있는데, 의견을 받아 업데이트했다. 베타 버전을 운영하며 받은 피드백을 사용자에게 우선 적용하고자 노력한 결과다.
IT동아: 가정 내에서 부모와 자녀의 소통이라고 하지만, 1차적인 타겟은 부모일 것 같다. 자녀가 용돈을 잘 관리하면 좋겠다는 바람은 부모에게서 나오지 않나. 부모에게 우리 앱을 소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김 대표: 아이의 바람직한 습관 형성을 위한 부모의 바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올바른 습관 형성이라고 할까. 어렸을 때부터 경제를 배울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싶다. iOS, 안드로이드 앱 소개에 ‘바른 생활과 용돈관리를 한 번에’라고 설명한 이유기도 하다. 유태인들은 자녀의 경제 교육을 위해 ‘돈 버는 방법’, ‘돈 쓰는 방법’, ‘저축하는 방법’, ‘기부하는 방법’ 등을 자연스럽게 가르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 아이들의 올바른 경제 활동, 금융 개념, 용돈 관리를 위한 창구로 발전하고자 한다.
IT동아: 왜 부모와 자녀의 자산 관리를 돕는, 용돈 관리를 도와야겠다고 생각한 것인지 궁금하다. 부지런컴퍼니를 설립한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
김 대표: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는데, 어렸을 때부터 부지런 포인트와 같은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뭐든 시켜만 주면, 보상을 얻고 싶었다. 어린 마음에 말이다. 나에게 심부름만 시켜주면, 이를 수행하고 용돈을 받고 싶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열망? 갈망? …니즈라고 말하고 싶다(웃음).
지금 5살 딸을 키우고 있는데, 우리 아이가 경제와 금융에 밝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상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산 관리, 금융 관리 등 재테크에 대한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아이가 경제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싶었다. 아마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모두 공감하지 않을까? 부지런컴퍼니는 여기서 시작했다.
부지런컴퍼니는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우리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초기 스타트업이다. 우리 아이들이 용돈을 받고, 용돈을 사용하고, 용돈을 벌어보며, 궁극적으로 용돈을 활용해 불려볼 수 있는(재테크할 수 있는) 하나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한다. 앞으로도 우리 부지런컴퍼니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