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센터 “농가·유기농가 디지털화, 온라인 유통 안착 돕겠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온라인 유통 시장은 ‘기회의 땅’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도 전국, 세계 곳곳에 자신의 상품을 선보이고 팔 수 있어서다. 선명한 사진과 생동감 넘치는 동영상으로 상품을 알리는 콘텐츠를 만들고, 온라인 유통 채널을 정해 입점만 하면 된다. 소비자들도 온라인 유통 시장에 익숙하다. 여러 상품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한 다음 스마트 결제 도구로 간편하게 산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 시장에 들어오려면 높은 진입 장벽을 넘어야 한다. 상품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어느 온라인 유통 채널에 들어가 어떤 판매 전략을 펼칠 지 정하는 것도 모두 판매자의 몫이다. 그 만큼 경쟁자도 많고, 이들 가운데 내 상품을 더 잘 알려야 할 홍보 마케팅 전략도 세워야 한다. 자체 판매 쇼핑몰을 만드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 탓에 우리나라 농가와 유기농가는 수십 년 동안 고민했다. 디지털화가 더디게 이뤄진 탓에 이들은 온라인 유통 시장에 좀처럼 진입하지 못했다. 애써 만든 고품질 농작물과 상품을 한정된 경로로만 판매했고, 좀처럼 온라인 판로를 찾기 어려워했다.
이들의 고민을 풀어주려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센터)가 나선다. 약 5개월에 걸쳐 농가가 온라인 유통 시장에 원활하게 진입하도록 돕는 ‘농가 온라인 판로 지원사업’을 편다. 상품 콘텐츠 제작과 개선, 주요 온라인 유통 채널로의 입점을 돕는다. 나아가 온라인 유통 채널 기획전과 라이브 커머스 등 홍보 마케팅, 농가정보서비스(aTKFIS) 등록을 돕는 등 농가가 온라인 유통 시장에 뿌리를 굳게 내리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7월부터 9월까지 이뤄진 사업 참가 신청에 예상보다 많은 농가가 모였다. 그 결과 당초 목표보다 많은 농가 110곳, 유기농가 41곳을 선정했다.
AT센터와 지원 기관은 우선 이들의 상품을 효과 좋게 알릴 사진과 동영상 등 온라인 콘텐츠, 온라인 유통 채널 각각의 특성에 맞게 다듬은 상품 상세 페이지를 제공했다. 농가와 소통하며 상품의 특징과 장점이 잘 나타나도록 사진을 찍고, 출하 시기와 제철 등 정보를 알리는 문구를 넣어 보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농가가 가지고 있던 온라인 콘텐츠의 완성도를 더 높이는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
이어 AT센터는 농가와 유기농가가 ▲인터파크 ▲AT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11번가 ▲G마켓 ▲옥션 ▲위메프 ▲티몬 ▲우체국몰 ▲이스토어365 등 우리나라 주요 온라인 채널에 입점하도록 이끌었다. 덕분에 농가는 그 동안 소홀했던 소셜 커머스 채널로 손쉽게 진입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미 입점한 농가에게는 소비자 유입 마케팅을 지원했다.
온라인 채널도 새로 입점한 농가를 지원할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인터파크를 중심으로 추석 선물전, 농가식품대전, 친환경 농가식품 상생 프로젝트 등 다양한 온라인 기획전을 20회 이상 진행해 홍보와 매출 증대를 도왔다. 홈 페이지 내 여러 곳에 배너를 게재하고 앱 알림도 지원했다. 그 결과, 참여 농가들은 온라인 기획전 기간에만 1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농가와 유기농가에게는 온라인 유통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라이브 커머스도 지원했다.
농가 온라인 판로 지원사업은 온라인 유통 역량강화 교육, 주요 온라인 유통 채널의 MD를 초빙해 연 상품 품평회도 지원한다. 농가가 온라인 유통 시장 입점 후 꾸준히 영업을 펴고 판매 전략을 세우도록, 유통 전문가를 초빙해 스마트스토어 운영 실무·홍보 전략과 온오프라인 유통 MD 매칭 전략을 알렸다.
상품 품평회에는 쿠팡과 SSG, 롯데마트와 이마트, 인터파크 등 우리나라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MD들이 대거 참여했다. 참여 농가들은 MD들에게 농산물과 가공품을 소개하면서 조언을 듣고 판로를 열었다.
AT센터는 이번 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을 aTKFIS에 추가했다. 농가 주소와 주요 상품, 상품의 생산량과 수확 시기, 가격과 특징 등 다양한 정보를 저장하는 플랫폼이다. 온라인 유통 사업자들이 농가에서 좋은 상품을 찾을 때 적극 활용할, 농가의 온라인 유통 시장 적응을 도울 플랫폼으로 유력하다.
사업의 마무리 단계인 12월, AT센터는 농가 온라인 판로 지원사업의 목표 성과 대부분을 이미 달성했다고 밝혔다. 참가 신청자가 많아 예정보다 많은 농가를 선발했고, 호응이 컸던 만큼 라이브 커머스를 포함한 홍보 지원도 예정보다 수 차례 더 진행했다. AT센터는 이후에도 참여 농가들이 매출을 올리고 온라인 유통 시장에 대응할 지식을 배우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허현행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온라인사업부장은 "이번 사업이 농가와 농산물의 온라인 유통가 진출과 판매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다양한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사업을 마련, 농가가 온라인 유통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소득을 더 많이 올리도록 돕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2023년에도 우수 판매사에게 사업을 알리고, 다방면으로 풍부하게 지원할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