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콘진 MAP] 내게 맞는 ‘한국 술’ AI가 추천…전통주 소믈리에 플랫폼 기업 ‘매월매주’
[IT동아 김동진 기자] 경기콘텐츠진흥원의 권역별 경기문화창조허브 중 남부권역센터에 있는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ICT+콘텐츠 창업-투자 생태계 거점센터로, 신기술 기반 콘텐츠 산업 시장개척 및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을 맡고 있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올해 6월부터 추진 중인 '2022 초기창업기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MAP)'은 콘텐츠·ICT 융복합 스타트업 발굴, 사업자금 발굴, 기술 및 비즈니스 고도화, 투자유치 등으로 성장과 협업을 지원한다. 국내 벤처 캐피탈, 액셀러레이터 등 22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한 ‘MAP 얼라이언스’는 지원 기업 선발부터, 육성, 투자까지 단계별 지원 협력을 담당한다.
콘텐츠·ICT 융복합 스타트업 관련 예비창업자나 창업 3년 이내인 스타트업 중 29개사를 선발했고, 최근 개최한 MAP 성과발표회를 통해 우수 스타트업을 최종 선정했다. '경기문화창조허브 통합 데모데이(이하 통합 데모데이)'에도 참여한 이들 우수 스타트업을 상세히 소개한다.
“와인에 대해 잘 모를 때는 소믈리에를 찾습니다. 그렇다면 내게 맞는 전통주 추천은 누구에게 받아야 할까요. 이 고민을 해결하고자 매월매주의 문을 열었습니다”
전통주 소믈리에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 매월매주 손종찬 대표의 말이다. 그는 겉으로 봐서는 알기 어려운 우리나라 술의 매력을 전하기 위해 ‘전통주 추천 서비스(매월매주)’를 개발했다. AI와 전통주 전문 큐레이터가 나서 소비자 취향을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전통주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손종찬 대표에게 매월매주 서비스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AI 큐레이터가 취향 파악, 맞춤형 전통주 제시…구독 서비스도 운영
전통주는 한 번쯤 마셔보고 싶지만, 어떤 맛일지 가늠하기 어려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주류로 꼽힌다. 대부분 독한 맛을 낼 것이라는 편견도 있다. 이에 매월매주는 소비자 취향을 먼저 파악해 맞춤형 전통주를 제시하는 전략을 짰다.
손종찬 매월매주 대표는 “전통주 종류만 약 2,000가지 이상으로 알려졌다. 종류가 다양한 만큼, 맛도 가지각색이다”며 “음식과 조합이 훌륭한 전통주뿐만 아니라 모임 주제에 따라 어울리는 술도 있는데, 어떤 전통주를 어떻게 구매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마셔보고 싶지만 잘 몰라서 마실 수 없는 우리나라 술을 전통주 소믈리에가 찾아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창업의 계기”라고 설명했다.
매월매주는 전통주 소믈리에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AI 큐레이터, ‘매일이’를 매칭한다. 매일이는 소비자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던진 후 맞춤형 전통주를 추천한다.
취향에 맞는 전통주를 여러 종류로 경험하고 싶은 소비자는 구독 서비스를 신청할 수도 있다. 매월매주는 구독을 신청한 소비자에 전통주 전문 큐레이터를 1:1로 매칭한다. AI가 소비자 취향을 분석한다면, 전문 큐레이터는 취향 분석과 추천 서비스에 더해 주류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손종찬 대표는 “정기 구독을 신청하면, 전문 큐레이터가 분석한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전통주를 월말에 배송한다”며 “전통주 박스와 함께 큐레이션 카드를 제공해 주류 정보를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경쟁사들이 랜덤박스 형태로 소비자에 비슷비슷한 술을 보내지만, 매월매주는 마시는 사람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전통주를 보낸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경콘진 MAP 프로그램…사업 정착의 기반
매월매주가 전통주 소믈리에 플랫폼으로 거듭나기까지 지원 사격에 나선 기관이 있다. 경기콘텐츠 진흥원이다. 매월매주는 경기콘텐츠진흥원과 콘텐츠·정보통신기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초기창업기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 ‘MAP(Micro Accelerating Program)'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다. 지난 11월에는 우수 성과를 낸 스타트업으로 뽑혀, 투자사와 매칭 기회를 제공하는 '경기문화창조허브 통합 데모데이'에도 참여했다.
손종찬 대표는 “스타트업의 경우, 제품 개발에 전념하느라 홍보나 마케팅에 자금을 쓸 여력이 거의 없다”며 “경콘진의 MAP 프로그램으로 사업비를 지원받아 팝업스토어와 SNS 체험단 운영 등 온오프라인 홍보에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 전문가와 매칭을 통해 플랫폼 홍보 전략도 짤 수 있어서 유용했다. 덕분에 여러 창구를 통해 전통주 추천 플랫폼을 알렸다”며 “지난 11월에 참여한 데모데이에서는 여러 투자사에 사업을 소개할 기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더욱 상세한 취향 데이터 확보, 판로 확대 과제
매월매주가 AI 기반 전통주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 겪은 시행착오는 무엇일까. 손종찬 대표는 소비자 취향을 분석할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프로토타입 서비스 때 고객들의 취향을 수집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질문이 너무 많고 길어 다수 소비자가 끝까지 답하지 않고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온라인 서비스의 핵심은 쉽고 빠르고 확실한 서비스라는 걸 깨달은 계기였다. 이후 취향 관련 질문을 간소화하고, 회원가입부터 구독 결제까지의 과정을 대폭 축소하자, 설문을 이탈하는 소비자 수가 줄었고 구매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더욱 다양한 판로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고 언급했다.
손종찬 대표는 “온라인 구독 서비스 외에도 자사 쇼핑몰을 오픈하는 것이 다음 전략이다.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판로 다각화”라며 “오프라인으로 채널을 확장하는 것도 목표다. 수도권 내 50곳의 주점, 카페 등과 협업해 매주 1회 팝업스토어를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대형 백화점, 마트 입점 추진…주류 추천 서비스 확대 목표
매월매주는 콘텐츠 기반의 주류 추천 서비스 정착을 꿈꾸고 있다.
손종찬 대표는 “소비자 경험이 점점 더 중요시되고 있지만, 전통주를 알릴 콘텐츠가 부족하다. 지역별 특색을 지닌 전통주도 많아 콘텐츠로 만들기 좋지만, 로컬 주류 인지도는 낮은 실정”이라며 “매월매주가 전통주가 지닌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드는 데 앞장서 색다른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1분기 내로 대형 백화점 1곳, 대형 마트 2곳에 입점하는 것이 단기 목표”라며 “향후에는 고객 데이터를 1만건 이상 모아 취향 데이터를 유형별로 분류한 뒤 전통주뿐만 아니라 맥주나 와인, 위스키로 주류 추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 취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F&B 큐레이션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