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3D 헤드업 디스플레이’ 상용화...국제표준 획득으로 앞당겨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 김동진 기자] 주행 정보를 전방 유리에 투사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 Up Display, HUD)는 운전자 시선 분산을 막는 유용한 기술이다. 주행 안전 확보를 위한 필수 기능으로 자리한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진화가 임박했다. 국내 연구진이 실제 도로 정보를 3차원 증강현실(AR)로 운전자에게 제공할 광학성능 측정방법을 개발,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는 성과를 올렸다.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가상 이미지. 출처=Continental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가상 이미지. 출처=Continental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본 탑재 추세…관련 시장 급성장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운전자 시선 분산을 막아 주행 안전을 확보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과거에는 고급 차량의 옵션으로 선택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안전을 위해 HUD를 기본 탑재하는 제조사가 늘었다. 시장분석업체 마켓스앤드마켓스에 따르면, HUD 시장 규모는 2020년 13억 달러(1조7,000억원)에서 올해 24억 달러(3조1,000억원), 2030년에는 182억 달러(2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간 HUD는 콤바이너(Combiner)와 윈드실드(Windshield) 타입으로 구분, 차량에 탑재됐다.

콤바이너(왼쪽)와 윈드실드 타입의 HUD 이미지. 출처=한국자동차연구원
콤바이너(왼쪽)와 윈드실드 타입의 HUD 이미지. 출처=한국자동차연구원

콤바이너 타입 HUD는 전용 반사 패널에 직접 영상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주행 정보를 제공한다. 화면 크기의 제한이 있지만, 안정적인 이미지 표현과 설치 공간 확보에 유리해 소형차에 주로 탑재됐다.

윈드실드 타입 HUD는 오목거울로 확대한 영상을 전면 유리에 확대, 투사하는 방식이다. 콤바이너 타입과 달리 화면 크기의 제약을 비교적 덜 받지만, 부피가 크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대형차와 고급 차에 주로 적용됐다.

윈드실드 타입 HUD 원리. 출처=한국자동차연구원
윈드실드 타입 HUD 원리. 출처=한국자동차연구원

콤바이너와 윈드실드 타입의 기존 HUD는 주로 2D 기반 화살표로 좌우 진행 방향을 알리거나, 속도 정보를 제공했다.

증강현실(AR) 3D 헤드업 디스플레이…무엇이 다른가

최근 자동차 제조사나 연구기관은 속도나 주행방향 제시에서 나아가 사각지대에 있는 보행자나 차량의 접근을 알리는 방식으로 HUD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여러 기술의 접목이 추진되는 가운데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과 HUD 접목이 활발하다. 실제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제시하는 AR은 도로 위 존재하는 위험을 미리 경고할 헤드업 디스플레이 고도화에 안성맞춤인 기술이다.

AR 3D HUD는 기존 2D HUD와 달리 실제 사물과 HUD 영상이 일치해 시청 피로가 적다. 출처=한국조명ICT연구원
AR 3D HUD는 기존 2D HUD와 달리 실제 사물과 HUD 영상이 일치해 시청 피로가 적다. 출처=한국조명ICT연구원

AR 기술을 적용한 3D HUD 장점은 눈의 피로 감소다. 전방을 주시하는 운전자의 초점이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 주행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기존 2D HUD는 운전석 전방 수미터 앞에 존재하는 2D 가상 영상면에 숫자나 화살표로 주행 정보를 제시했다. 운전자가 전방에 있는 서로 다른 실제 사물을 2D HUD가 제시하는 이미지와 번갈아 보며 초점을 바꿔야 하므로 HUD 시청 피로가 있었다.

3D 기반 AR HUD는 주행 정보를 담은 영상을 최대 100m 거리까지 투사할 수 있다. 더 먼 거리에 넓은 시청각으로 HUD 영상을 투사하므로, 서로 다른 거리에 위치한 실제 사물과 HUD 영상이 나란히 보이는 효과를 준다. 따라서 운전자 눈의 초점이 흔들리지 않아 시청 피로는 줄고 안전도는 향상된다.

국내 연구진, AR 3D HUD 광학성능 측정법 국제 표준 개발

AR 3D HUD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었다. 실제 세계에 증강현실을 더해도 위치와 시청각 등 왜곡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 충족이다. 하지만 관련 측정법을 담은 표준은 나오지 않았다. 그간 국제 표준은 2D HUD와 관련된 측정 방법을 규정할 뿐이었다.

이에 한국조명ICT연구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숙명여자대학교, 한국디스플레이연구조합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국가기술표준원의 지원을 받아 AR 3D HUD가 투사하는 영상의 밝기와 색, 시청각, 3차원 공간상 위치와 왜곡 정도에 해당하는 광학 물리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국내 연구진은 지난 11월, 해당 측정법으로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국제 표준을 획득하는 성과를 올렸다.

더 먼 거리에서 넓은 시야각으로 HUD 영상을 제시하는 AR 3D HUD의 원리. 출처=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더 먼 거리에서 넓은 시야각으로 HUD 영상을 제시하는 AR 3D HUD의 원리. 출처=텍사스 인스트루먼트

한국조명ICT연구원은 AR 3D HUD의 광학성능 측정방법의 표준 개발을 주도, 피험자 대상 평가를 맡아서 진행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무안경 방식의 3D HUD 개발품을 제공, 표준 개발을 지원했다. 숙명여대는 3D HUD 가상영상의 기하학적 특성 측정 방법을 제안하고, 검증 데이터를 마련했다. 한국디스플레이연구조합은 표준 개발을 위한 디스플레이 전문가 회의와 세미나를 주관, 국가기술표준원은 국제표준 기술개발을 위해 4년간 재정 지원을 담당했다.

한국조명ICT 연구원 관계자는 “AR 3D HUD 기술은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과 함께 자율주행 상황에서 정확한 시각 정보를 제공할 기술로 꼽힌다. 현재 다양한 시나리오 기반 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이번 국제표준 획득으로 관련 제품을 평가, 개선할 기반이 마련됐다. 운전자 안전 확보를 도울 AR 3D HUD 양산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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