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세븐미어캣 [1] “아파트 하이퍼로컬·ESG화의 선두에 서겠다”
[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팀이 서울산업진흥원(SBA)과 함께 ‘2022년 하반기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각각의 스타트업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노트북과 스마트폰, PC와 자동차, 건물과 건물 나아가 지역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모든 것이 연결돼 움직이는 '초연결시대'에 산다.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온오프라인의 구분은 희미해졌다. 초연결시대, 연결된 것들은 유기적으로 엮여 상승 효과를 내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와 가치를 낳는다. 하지만, 유독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곳이 있다. 심지어 이 곳은 우리 삶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준다. 의식주 가운데 주를 차지하는 곳, 바로 아파트다.
아파트에는 건물과 주차장, 충전기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단지 내에는 온오프라인 모임이, 단지 밖에는 상권 등 커뮤니티도 있다. 그런데, 이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아파트 전용 앱이 있지만, 기능은 단순하다. 그나마도 아파트 안의 모든 시설과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것도 아니고 지역 상권과는 아예 이어지지 않는다.
만일 아파트 안 시설과 커뮤니티가 이어진다면? 나아가 주변 상권과 상생한다면? 아파트의 가치가 높아지고 입주민의 삶의 질 또한 좋아질 것이다. 이것이 SBA 입주 스타트업, 세븐미어캣의 주명규 대표가 그리는 청사진이다.
세븐미어캣, 아파트 시설과 주변 상권 연결하는 ‘초연결’ 하이퍼로컬
주명규 대표는 정보통신기업에서 일하면서 늘 아파트의 시설과 커뮤니티, 그리고 자동차와의 연결을 꿈꿨다. 모든 것을 연결하는 중추 역할을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이 했다. 이제는 이 지위를 자동차가 넘겨받을 것이라는 확신 덕분이다. 집과 자동차와 커뮤니티와 사람 모두를 연결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래서 그는 먼저 아파트의 주차 시스템을 눈여겨봤다. 이미 만들어진 아파트의 시설 곳곳에 연결용 정보통신기기를 추가하는 것은 어렵다. 반면, 주차 시스템에는 새 기술을 더하기 쉽다. 주차장은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자동차가 늘 세워져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나아가, 자동차는 한 사람의 생활 습관을 고스란히 나타낸다. 즉, 주차장과 자동차를 분석하면 어떤 사람의 생활 데이터를 얻는다.
예를 들어, 아침 7시에 주차장을 나갔다가 저녁 8시에 꼬박꼬박 들어오는 자동차의 소유주는 규칙적인 삶을 사는 사람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출근 시간은 아침 9시, 퇴근 시간은 오후 6시가 유력할 것이다. 여기에 자동차의 연식, 파손 여부까지 조사하면 어떤 사람의 다양한 생활 데이터를 얻는다. 이 생활 데이터를 아파트 안 혹은 주변의 상권과 연계하면 어떨까? 세차가 필요한, 파손된 부분의 수리를 원하는 소유주에게 세차 혹은 수리 기업을 맞춤형 제안해 수고를 덜어줄 수 있다.
여기까지 생각한 주명규 대표는 곧바로 아파트 주차장의 주차기에 설치할 IOT 기기를 만든다. 카메라와 인공지능 센서로 구성한 덕분에 구조가 단순해, 어떤 주차기에든 손쉽게 장착 가능한 기기다.
구조는 단순하지만, 위력은 크다. 이 IOT 기기는 12세 어린아이 수준의 인식·연산 능력을 갖췄다. 주차장을 오가는 자동차의 앞과 뒤, 양 옆면의 사진을 찍어 차종과 색깔, 오염도와 파손도 등 특이사항을 추출한다. 이 데이터로 앞서 설명한 사람의 생활 데이터를 만든다. 물론, 기본은 주차 시스템이기에 아파트 관리실과 입주민의 주차 관리 편의를 돕는 것은 기본이다.
편견, 자금난 등 창업의 난관 딛고 차근차근 성장
이어 주명규 대표는 세븐미어캣을 함께 이끌 임직원을 모았다. 그는 먼저 함께 일 하던 동료들에게 '스마트폰에 이어 모든 것을 연결할 자율주행차와 전기차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를 물었다. 그 미래를 그리는 것이 세븐미어캣의 목표인 까닭이다. 그와 뜻이 같은 임직원들이 속속 모였다. 힘을 합치니 새로운 초연결 아이디어와 비즈니스모델도 나왔다. 이들은 인공지능과 커머스 등 솔루션 개발 기술도 힘을 모아 함께 연구 개발했다. 덕분에 지금도 세븐미어캣은 기기와 기술을 모두 직접 만든다.
이렇게 성과를 냈지만, 영업은 어려웠다. 주명규 대표는 창업 후 3년 동안 투자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파트의 시설과 지역을 연결하는 세븐미어캣의 초연결 솔루션은 많은 사람들이 생소하게 여기는 개념이다. 이제 갓 문을 연 스타트업이 스마트 시티에 적용할 기술을 독자 개발, 보급하는 것을 의심하는 이들도 많았다.
주명규 대표는 이 인식을 푸는 것이 지금도 어렵다고 한다. 그럼에도 곧 다가올 초연결시대를 대비하고 이 시대를 이끌 스타트업이 되려고 개인 자산을 팔아 세븐미어캣의 능력을 고도화했다. 그의 열정을 본 스타트업 보육·육성 기관들이 속속 주명규 대표의 손을 잡았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초기 성장을 도왔고, 포스코는 IMP에 선정해 풍부한 자금과 발전 인프라를 지원했다. SBA는 세븐미어캣의 전시회 참가를 돕고 각종 지원 사업 정보를 가져다주는 등 실질 혜택을 전달했다.
첫 성과가 나왔다. 서울 길음동의 한 아파트 단지가 세븐미어캣의 솔루션을 선택했다. 주차의 편의는 물론, 고유의 커뮤니티 기능으로 아파트 단지의 가치까지 높인 이 인공지능 무인 주차 시스템을 바로 옆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이 눈여겨봤다. 아파트 단지 한 곳에 솔루션을 이식하니, 그 옆 아파트가 속속 자신들도 세븐미어캣의 솔루션을 도입하고 싶다며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그렇게 영업 범위를 인천 송도와 경기 배곧 신도시 등으로 착실하게 넓혔다. 그 결과, 지금 세븐미어캣은 전국 아파트 단지 25곳에 자신들의 초연결 솔루션을 설치했다.
세븐미어캣 솔루션 도입한 아파트는 어떤 혜택 얻을까?
주명규 대표는 꾸준히 세븐미어캣의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이들의 솔루션을 도입하면 어떤 혜택을 받을까? 기본은 아파트 입주민 전용 앱인데, 그 아파트가 요구는대로 개발 가능하다. 공동 현관 출입도 비밀번호나 카드 입력이 아니라 이 앱이 대신한다. 세븐미어캣은 입주민이 원하는 특정 기능을 자체 개발, 앱에 추가할 능력도 갖췄다.
이 앱에는 아파트 주차 방문 등록 기능이 포함된다. 이것만으로도 먼저 아파트 단지 내의 불법 주차를 막고 관리실의 운영 편의를 높인다. 주차장 공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알려준다. 중고차 판매와 세차 서비스 신청 기능도 지원한다. 기존 주차장 설비에 기기만 추가하는 방식이라 도입하기 쉽고, 기술과 기기의 유지 보수도 세븐미어캣이 빠르게, 알맞게 관리한다.
아파트 주변 상권에 있는 맛집, 병원·약국과 마트의 정보도 알려준다. 아파트 입주민이 상점을 운영할 경우, 이 기능을 활용해 아파트 주민에게만 특별 혜택을 주는 것도 된다.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커머스 기획전, 주민간 중고 거래도 지원한다. 세븐미어캣은 곧 학원과 구인 광고, 공유 주차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 앱은 아파트 입주민의 커뮤니티 역할도 한다. 입주민들의 의사 결정을 돕는 전자투표 기능과 아파트 시설의 예약 및 결제 기능도 지원한다. 주민 게시판, 관리소로의 1:1 요청 기능도 기본이다. 주명규 대표는 이 커뮤니티 기능을 강조한다. 아파트 운영의 투명성을 가져다주는 까닭이다.
간혹 아파트 입주민 사이에 갈등이 생길 때가 있다. 갈등 대부분은 각종 비용 처리가 불투명한 탓에 일어난다. 세븐미어캣의 커뮤니티 기능을 쓰면 모든 비용 처리는 물론, 의사 결정 과정까지 전자투표로 투명하게 공개한다. 입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새로운 편의도 만든다. 첨단 기술로 주차장을 관리해 아파트의 외적 가치를 높이고, 내부 의사 결정의 투명성을 확보해 아파트의 내적 가치를 함께 높이는 셈이다.
세븐미어캣은 자체 조사 결과, 아파트 주민 60% 이상이 자신들의 앱을 매일 쓴다고 자랑했다. 세븐미어캣의 솔루션이 단순한 아파트 앱이 아니라,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증거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세븐미어캣에게 주차장 스마트 설비 추가와 유지 보수, 전기자동차 충전기 설치 등을 의뢰하는 일도 많다고 한다. 주명규 대표는 이들 의뢰를 차근차근 아파트 맞춤형 서비스로 개발해 앱에 추가할 예정이다.
세븐미어캣의 도전 과제, 스마트 시티 인식 개선과 ESG 증명
착실하게 성장한 세븐미어캣. 스케일업코리아는 이들의 도전 과제가 궁금했다. 주명규 대표는 앞서 이야기한 ‘초연결 솔루션을 보는 시장의 편견’을 아직 바꾸지 못했다고 답했다. 스마트 시티는 거창한 기술이 아니다. 아파트의 시설과 입주자, 주변 상권과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것만으로 작은 스마트 시티, 주명규 대표가 말하는 '소프트 스마트 시티'가 만들어진다. 소프트 스마트 시티가 모이면 중간, 나아가 도시 단위 스마트 시티가 된다. 주차 시스템이라는 간단한 기술로 시작해 아파트와 지역이, 사람과 공간이 이어져 거대한 스마트 시티가 된다. 이 이론을 증명하는 것이 세븐미어캣의 도전 과제다.
아파트 입주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도 주명규 대표가 꼽은 도전 과제다. 특히 ‘아파트 운영의 투명성’을 강조한다. 아파트 유지보수 비용, 기술을 도입하는 비용을 효율 좋게 산정하고, 주변 상권과의 융합을 시도하려면 투명성은 필수다. 그래야 운영 효율은 높이고 소모 비용은 줄이며 주민간 화합을 이끈다. 지금 아파트 앱이나 하이퍼로컬 서비스 가운데 이 투명성을 가져다주는 것은 세븐미어캣 뿐이다. 이를 잘 알리고 더 많은 스마트 시티 구성원을 모을 ‘홍보 전략’도 세븐미어캣이 원한다.
이들의 주요 도전 과제 중 하나는 ‘ESG 가치 측정’이다. 세븐미어캣의 솔루션은 아파트가 초연결 스마트 시티로 발전하도록 돕는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ESG 가치를 낳는다. 주명규 대표는 25개 아파트 단지에 솔루션을 이식한 후 이 확신을 얻었다며,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증명해 공신력을 얻을 방법을 찾는다고 한다.
해외 진출을 이끌 ‘인재’도 채용 예정이다. 주명규 대표는 해외 주거, 상권 문화를 잘 분석하는 전문가와 인 앱 기술을 고도화할 서비스 기획자를 섭외하려 스톡옵션을 포함한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2023년, 진정한 의미의 ESG 하이퍼로컬 만들고 세계 시장 진출
세븐미어캣은 올해 거둔 성과를 딛고 2023년 도약을 준비한다. 먼저 부산 지사를 설립해 구축 아파트에 IOT와 하이퍼로컬, 초연결의 장점을 전달한다. 전기자동차와 충전기를 인식, 지원하는 기능도 더한다. 나아가 아파트에 이어 오피스텔에 세븐미어캣의 솔루션을 이식한다. 1인 가구에게도 편의를 가져다주기 위해서다.
이 모든 과정에서 ESG를 강조한다. 세븐미어캣은 전기자동차의 보급과 관리를 돕는다는 면에서 E를, 지역과 상생하는 의미에서 S를, 아파트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구성원간의 화합을 이끈다는 면에서 G를 각각 훌륭하게 만족한다고 밝힌다. 이를 함께 증명하고 소프트 스마트 시티를 만들 파트너 기업도 적극 모집한다.
주명규 대표는 2023년 세븐미어캣의 5대 표어를 ▲모빌리티 ▲모빌리티가 연결하는 집·일터·놀이터 ▲모빌리티가 머무는 공간 주차장 ▲이들이 모여 만드는 소프트 스마트 시티 ▲소프트 스마트 시티가 가능하게 할 지역 경제의 초연결로 소개한다. 이 표어의 위력을 우리나라에서 성공리에 증명한 후 세계 시장에 진출, 해외 아파트와 지역에 하이퍼로컬의 효과를 전파한다.
주명규 대표는 “사명에서 ‘세븐’은 1주일입니다. ‘미어캣’은 지하에서 사는 모계 동물로 알려져 있어요. 1주일 내내 건물 입주민과 함께 하는, 지하 주차장을 시작으로 입주민에게 어머니처럼 따뜻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각오를 담은 사명입니다. 세븐미어캣을 도입한 건물이 그 근방에서 가장 살기 좋은 건물이 되도록, ESG의 선두를 달리는 건물이 되도록 이끌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