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의 ESG 금융] ‘선도그룹연합(FMC)’이란 무엇일까?
E(Environment)·S(Social)·G(Governance). ESG가 화제입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새로 생기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와 매출을 관리하기 위해 ESG 경영 전략은 꼭 세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ESG의 범위와 개념을 명확히 하고, 평가 방식과 사례도 철저히 연구해야 합니다.
새로운 분야가 자리 잡을 무렵이면 여러 이익 집단이 난립해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왜곡하는 일이 많이 생깁니다. ESG 분야도 그렇습니다. 아직 ESG의 영역과 관련 단어의 뜻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생긴 폐해입니다.
필자는 지난 4년간 국내외 금융, ESG 관련 기관 여러 곳과 일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홍기훈의 ESG 금융] 칼럼을 마련해 독자와 소통하려 합니다. 금융 관점에서 경영자가 알아야 할 ESG 이론을 사례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선도그룹연합(First Movers Coalition)이라는 단어가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들려옵니다. 아직은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끄는 수준은 아니지만, 조만간 글로벌 ESG의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조직이기에 이번 칼럼에서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글로벌 ESG의 방향성을 결정한 선도그룹연합의 발표가 임박했으므로, 지난주 연재한 도시와 기후변화 시리즈는 선도그룹연합을 다룬 뒤 다시 이어가겠습니다.
알루미늄과 항공, 화학, 시멘트, 물류, 철강, 화물운송 산업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합니다. 우리가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해당 산업들은 2050년경,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위 산업들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소 저감이 어렵습니다.
선도그룹연합은 이렇게 탄소배출이 많지만, 저감이 어려운 중공업과 장거리 운송 부문 7개 산업의 탄소 저감을 위해 만들어진 기업 연합체입니다.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기업의 구매력(자본)을 기반으로 탈탄소화를 꾀합니다. 이를 위해 선도그룹연합은 7개 산업 부문에 저탄소 기술 도입을 촉진하고, 산업 내 탈탄소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또 회원사들의 탈탄소 제품 구매를 독려, 탈탄소 제품의 글로벌 수요 촉진도 추진합니다.
즉, 선도그룹연합 회원사들은 저탄소 상품과 기술개발에 자금을 투자하면서, 향후 제조 기업들이 생산하는 저탄소 제품의 일정량을 구매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자발적 노력은 탄소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7개 산업의 탈탄소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2년 12월 현재, 선도그룹연합의 회원사는 총 67개입니다. 각 기업은 최소 한 개 이상 산업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주요 기업으로 알루미늄 산업에 애플과 포드, 펩시, 볼보 등 10개 기업이, 항공 산업에는 에어버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딜로이트, PwC, 리오틴토 등 22개 기업이 있습니다. 화학 산업에 BCG, 알파벳 등 8개 기업이, 시멘트 산업에는 제너럴모터스 등 5개 기업이 있고요. 물류 산업에는 아마존, 리오틴토, 웨스턴 디지털 등 12개 기업이, 철강 산업에는 에넬, 포드, 볼보 등 18개 기업이, 화물운송 산업에는 펩시, 리오틴토, 볼보 등 13개 기업이 있습니다.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 싱가포르, 인도, 스웨덴, 이탈리아, 영국, 일본, 미국 등 10개국이 선도연합그룹의 정부 파트너로 등록됐으며, RE100을 주도하고 있는 더클라이밋 그룹을 포함한 15개 기구들이 디자인 위원회 파트너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선도그룹연합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이후 몇 번의 칼럼을 통해 선도그룹연합의 다양한 측면들을 다뤄 보겠습니다.
글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이자 메타버스금융랩 소장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ESG금융, 대체투자입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