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이륜차 배터리 자판기 써보니…”50초 만에 새 배터리로 교체”
[IT동아 김동진 기자] 급작스러운 한파로 배터리를 동력으로 삼는 친환경차 차주들은 충전소 검색에 여념이 없다. 온도에 민감한 배터리는 저온 상태일 때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때는 1회 충전 후 주행가능 거리가 평소보다 줄어들 수 있는데, 이는 액체 전해질로 구성된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 때문이다.
액체 전해질은 리튬이온이 양극을 오가도록 돕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데, 기온이 떨어지면 전해질이 굳어 내부 저항이 커지면서 배터리 효율도 떨어진다. 이 경우 주행가능 거리 50km 안팎인 전기이륜차 이용자는 충전소를 수시로 드나드는 큰 불편을 겪는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전기이륜차 기업들은 자사 규격에 맞는 배터리 자판기를 개발해 보급한다.
전기이륜차 기업 디앤에이모터스도 자판기 형태의 배터리 교환소 ‘D-스테이션(Station)’을 개발, 서울 시내 곳곳에 설치했다. 디엔에이모터스의 전기이륜차를 운행 중이라면, ‘D-스테이션’에 다 쓴 배터리를 반납하고 새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다. 직접 양천구 신정동 D-스테이션을 찾아, 전기이륜차 EM-1S 모델의 배터리 교체 현장을 살펴봤다.
앱과 연동해 배터리 자판기 정보 확인…50초 만에 새 배터리로 교체
먼저 ‘D-스테이션’을 이용하려면, 배터리 자판기 정보와 전기이륜차 충전 정보를 연동할 앱을 설치해야 한다.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D-STATION’을 검색하면 된다. 앱 메인화면에 진입하면 서울·경기 지역에서 이용 가능한 배터리 자판기, ‘D-스테이션’ 정보를 지도로 살펴볼 수 있다.
디앤에이모터스는 서울·경기 지역에 ‘D-스테이션’ 155기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위치와 가까운 D-스테이션을 누르면, 해당 자판기에 교환 가능한 배터리 수가 몇 개인지 미리 살펴볼 수 있다.
이용자가 자신의 전기이륜차 배터리 정보를 담은 QR 코드를 앱에서 불러와 D-스테이션에 인식하면, 연동이 시작된다.
이용자 정보를 인식한 D-스테이션은 다 쓴 배터리를 자판기에 반납하도록 안내한다.
방전된 배터리를 반납하면, D-스테이션은 새 배터리를 담은 게이트를 스스로 연다. 다 쓴 배터리를 반납하고 새 배터리를 꺼내 기기에 탑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0초 안팎이다.
D-스테이션 앱으로 배터리 교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으며, 선불형 충전 상품을 구입하면 충전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
배터리 교환소 보급 전까지 전기이륜차의 최대 단점으로 긴 충전 시간이 꼽혔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짧은 전기이륜차는 잦은 충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충전소를 이용하면 완충까지 2시간 30분이 걸리는 데다, 충전하는 시간 동안 전기이륜차를 사용할 수 없어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터리 자판기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주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개당 9kg 무게와 짧은 주행가능 거리 개선해야
전기이륜차는 대부분 리튬이온 배터리 2팩을 동력으로 삼는다. 배터리 자판기에 두 팩을 모두 반납하고, 다시 새 배터리 두 팩을 꺼내 탑재해야 한다. 하지만 배터리 1팩의 무게는 약 9kg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들 수 있는 무게는 아니다.
짧은 주행가능 거리도 단점으로 꼽힌다. 새 배터리를 탑재한 후 55km 안팎을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를 완충해도 서울 강서구에서 강남구를 편도로만 운행할 수 있다.
디앤에이모터스 관계자는 “전기이륜차의 주행가능 거리를 개선하기 위해 배터리사와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용자가 더 편리하게 배터리 자판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강원과 제주 등 전국에 D-스테이션 확대를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