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센서부터 영상 성능까지 다 끌어올렸다, 캐논 EOS R6 Mark II
[IT동아 남시현 기자]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의 계보는 EOS R에서부터 시작하지만, 그 중심에는 EOS R5와 R6가 있다. 2020년 출시된 EOS R5는 4천500만 화소 CMOS 센서와 8K 30p 촬영을 지원하는 고해상도 사진 및 영상 전문가용 카메라며, EOS R6는 2천10만 화소 CMOS 센서와 최대 20연사 및 0.05초 듀얼 픽셀 CMOS AF II를 지원해 고속 촬영이 필요한 조건에 알맞다. EOS R5와 R6의 성능은 각각 풀프레임 카메라를 활용하는 전문가의 필요성에 잘 맞춘 구성이었으며, 이를 주축으로 신뢰성과 성능을 더욱 끌어올린 EOS R3와 APS-C 센서로 일반 소비자의 활용도를 맞춘 EOS R7 및 R10까지 라인업이 확장됐다.
이어서 지난 11월 28일, 캐논은 전체 라인업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캐논 EOS R6에서 사진 및 영상 성능을 모두 보강한 EOS R6 Mark II를 선보였다. 캐논 EOS R6 Mark II는 2천420만 화소와 최대 40매의 고속 연사를 지원하도록 업그레이드되었으며, 영상 기능도 외부 기록 시 최대 6K 지원과 주변부 잘림 없는 4K 60p 영상까지 지원해 사진가는 물론 영상 전문가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캐논 EOS R6 Mark II를 활용해 캐논의 최신 미러리스 기술력을 들여다보았다.
사진과 영상 모두 적합한 디자인, EOS R6 Mark II
캐논 EOS R6 Mark II는 전작보다 약 400만 화소 향상된 2천420만 화소 풀프레임 CMOS 센서와 DiGiC X 이미지 프로세서를 갖춘 캐논 RF 마운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다. 2천만 화소대의 가벼운 이미지 용량을 바탕으로 고속 연속 촬영 성능은 20연사에서 40연사로 대폭 강화되었으며,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람과 동물, 차량으로 피사체를 세분화해 자동으로 검출한다. 또한 영상 측면에서는 외부 장치 연결 시 최대 6K 영상을 기록할 수 있고, 고속 촬영 기능도 FHD 120프레임에서 최대 180프레임까지 늘어났다.
디자인은 물론 크기와 무게도 전작인 EOS R6와 거의 동일하다. 크기는 폭 138.4mm, 높이 98.4mm, 두께 88.4mm로 높이만 조금 높아졌고 무게는 배터리를 포함해 약 670g으로 10g 줄었다. 대신 상판의 조작계 중 전원 버튼이던 왼쪽 다이얼이 사진 및 영상 전환 다이얼로 변경됐고, 메인 다이얼에 전원 레버가 추가됐다. 디스플레이와 뷰파인더는 전작과 동일하게 터치 기능을 지원하는 162만 화소 3인치 컬러 디스플레이와 369만 화소 OLED 뷰파인더가 그대로 탑재된다. 후면의 버튼 배치도 변함이 없다.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도 변화는 없다. 측면 단자는 USB 3.2 Gen 2와 HDMI는 마이크로 타입 D, 3.5mm 스테레오 마이크 및 헤드폰, 리모컨 단자로 구성돼있다. USB 단자가 USB 3.1 Gen 2에서 USB 3.2 Gen 2로 바뀌긴 했는데, 성능 변경 없이 이름만 변경된 단자다. 반대쪽 SD 슬롯도 전작과 동일하게 SD, SDHC, SDXC 및 UHS-I, UHS-II를 지원하는 슬롯 두 개로 구성돼있다. 권장 SD 카드는 U3 규격 혹은 V60 이상의 SD 메모리다.
진정한 변화는 센서에 있다
디자인부터 인터페이스에 이르는 하드웨어 형태는 큰 변화가 없지만, 내부적인 변화는 크다. 일단 센서 화소가 늘면서 정지 사진 화소 수가 5472x3648에서 6000x4000으로 늘어났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풀프레임으로는 화소 수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전작인 2천 만 화소대보다는 높아진 건 장점이다. 6000x4000픽셀로 촬영된 원본 이미지를 100% 확대한 결과에서도 이미지를 100%까지 자르더라도 웹 용도로 부족함 없는 해상력을 보여준다.
AF 포인트는 최대 1천53영역이며, EOS R3에도 탑재된 EOS iTR AF X 초점 알고리즘이 사용된다. 여기에 연사 속도가 빨라지고, 또 AF 성능이 강화돼 실질적인 연속 촬영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또 전작의 경우 피사체 검출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에 초점이 나가지만, 딥러닝 기술이 적용돼 피사체의 특징을 추출한 다음 꾸준히 초점을 맞춘다. 또 전작은 사용자가 지정한 피사체가 노출 변화 등으로 바뀌었을 때 초점이 풀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형태를 인식하므로 모습이나 밝기 변화에 상관없이 초점을 맞춘다.
저조도 상황에서의 활용도도 좋다. EOS R6 Mark II는 EV -6.5의 저조도 환경에서도 초점을 검출할 수 있으며 정지사진의 수동 ISO 감도는 상용 100-102400, 확장 50-204800을 지원한다. 동영상은 ISO 100-25600, 확장 ISO 204800을 지원한다. 이 부분은 EOS R6와 동일하지만 센서가 새로운 공정을 활용하기 때문에 고감도 노이즈 성능도 제법 향상된 느낌이다. 실제 활용에서는 ISO 51200은 물론 102400까지도 무리 없이 활용할 수 있었다. 이미지 처리가 반영되지 않는 영상은 노이즈 체감이 더 하겠지만, 고감도의 안정성은 나아진 느낌이다.
HDR 기능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HDR은 이미지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합쳐 계조를 끌어올리는 기능으로, 기존에는 세 장을 연속 촬영해 합성하는 HDR 다이내믹 레인지 모드만 있었다. EOS R6 Mark II에는 ‘피사체 동작’이라는 새로운 HDR 기능이 추가됐다. 피사체 동작은 1매의 이미지만 촬영해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하더라도 흔들림이 없이 기록된다. 덕분에 접사 촬영이나 빠른 피사체 촬영 등에서도 스마트폰으로 HDR을 촬영하듯 손쉽게 촬영할 수 있다.
영상 기능은 외부 기록 장치 연결 시 6K RAW 촬영을 지원하며, 기기 자체로는 4K 60프레임을 지원한다. 4K 촬영은 전작이 5.1K 촬영 후 4K로 처리하던 것이 6K 촬영 후 4K 처리로 향상됐다. 그러면서 과열 문제도 해소됐다. EOS R6는 4K 연속 촬영 시 기기가 과열되어 멈추고, 이후 약 5분 이상 식혀야 다시 촬영할 수 있었다. 이를 의식한 EOS R6 Mark II는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한 듯 보이며, 별도로 과열 조절 메뉴나 문구도 없고 30분 촬영 제한도 사라졌다.
연속 촬영은 23도를 기준으로 4K 60p 1시간 20분, FHD 30p 기준 3시간 50분에 달한다. 겨울철인 까닭에 과열 테스트를 별도로 진행하진 않았으나, 해외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 우려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FHD 180프레임 기록 역시 업그레이드된 부분인데, 전작인 EOS R6가 120프레임을 지원한 점에 비하면 상당한 발전이다. 120프레임의 경우 슬로우 모션 기록보다는 부드러운 화상 처리 수준까지로 보는 게 좋았지만, 180프레임 정도면 가벼운 슬로우 모션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후처리 과정에서 프레임을 활용하기도 한결 낫다.
사진은 물론 영상 메인으로도 흡족한 성능
캐논 EOS R6 Mark II는 바뀌지 않은 듯, 많은 게 바뀐 제품이다. 차량으로 따지면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소소하게 변한 듯 하지만 내부 구성이나 인테리어는 더욱 탄탄하게 변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사진 측면에서도 화소 수가 향상되면서 편집의 용이성이 좋아졌고, 또 AF 성능 개선에 연속 촬영 성능까지 좋아지면서 캐논 EOS R3를 대신할 수준이 됐다. 영상 역시 전작의 문제를 해소함과 더불어 연속 촬영 제한이나 5.1K에서 6K RAW 외부 촬영을 지원하는 등 더욱 전문가의 눈높이에 맞춰 성능이 개선됐다. 영상 크리에이터의 메인 촬영 기종으로 활용한다면 부족함 없는 수준이다.
다만 CF익스프레스 카드를 지원하지 않아 우수한 연사 성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점, 정적인 위주의 사진을 찍는다면 전작과 크게 바뀐 점을 느끼기 어려운 부분 등은 아쉽다. 가격은 EOS R6 Mark II 보디가 319만 원대며, RF 24-105mm F4L IS USM을 포함한 제품이 452만 원대다. 제품 자체가 취미 사진보다는 업무용, 작업용 전문가를 위한 라인업이라 가격이 상당하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