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이동훈 총장, “산업 현장과 호흡하는 대학을 꿈꿉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메타(구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 대학교 재학 시절 21살이라는 나이에 창업했다. 학교 수업보다 백과사전을 좋아하고 공상을 즐겨 하던 빌 게이츠는 하버드 대학교에 진학했지만, 결국 창업을 선택했고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를 굴지의 IT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도 학교를 다니다가 창업해 성공한 사례로 유명하다.
이처럼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기존의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스타트업의 창업 아이덴티티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패기로 무장한 스타트업의 발걸음은 이제 낯설지 않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교에 진학하고, 졸업해 취업한 뒤 직장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여겼던 기조에 창업이라는 변화의 흐름은 거세다. 때문에 사회 진출을 앞둔 대학 졸업생은 취업과 창업, 그 갈림길에서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에 IT동아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의 이동훈 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은 지난 2021년 그린경제 특화분야 예비창업패키지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2.8:1의 경쟁을 통해 선발한 56명의 예비창업자의 창업 및 사업화를 지원, 예비창업자 전원이 시제품 제작 및 창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2021년 예비창업패키지 주관기관 성과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바 있다.
산업 현장, 실무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서울과기대 소개를 부탁한다.
이동훈 총장(이하 이 총장): 서울과기대는 ‘2021년 대학 취업률 순위 서울지역 9위’, ‘2022년 QS 세계대학 평가 석유공학 분야 국내 1위’, ‘2020년 서울지역 취업률 9위’, ‘2020년 학생 창업가 육성 실적 국립대 중 1위’, ‘2020년 원격수업 우수대학 선정’, ‘2020년 산업계 관점 대학 평가 최우수 대학 선정’, ‘2022년 중앙일보 대학 평가 종합 16위(국립대 중 1위/창업교육부문 전국 1위)’ 등의 성과를 기록한, 성장하고 있는 대학이다.
서울 유일의 국립 종합대학으로 사회적, 지역적, 연구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대학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산학연 중심 허브 구현이라는 전략 방향과 산학연계 강화를 통한 지역사회 지식 집중 확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생애 주기 평생교육체 구축, 지역사회 지원활동을 통한 국립대학으로서의 책무 이행 강화라는 전략과제를 설정해 운영 중이며, 대학의 도약을 위해 교직원과 학생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자체, 기업, 공공기관, 연구소 등과 연계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 산업체와 함께 상생하고자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다.
IT동아: 서울과기대가 추구하는 대학의 모습이 궁금하다. 진학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 서울과기대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 총장: 서울과기대는 이론과 실전에 강한 실무형 엘리트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국가와 산업체가 선호하고, 학생이 만족하고, 학부모가 인정하는 실용연구중심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산업체에서 서울과기대 졸업생을 믿고 채용할 수 있도록 졸업요건을 강화했다. 2021학년도 신입생부터 ‘졸업 자격인증제’를 적용해 학점 이수뿐만 아니라 현장실습, 복수 전공·부전공, 연계전공, 융합전공, 자격증, 비교과 활동에 따른 일정 점수를 충족해야만 졸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현장실습, 교환학생, 외국어 성적, 공모전, 창업, 학술지 게재 등을 점수로 산정해 총점 700점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취업을 위해 학생이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했던 주요사항을 학교 교육과정 안에 담아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1학기 개강 시기를 기존 3월에서 2월 20일로 앞당겼고, 2학기 개강일은 늦췄다. 학생에게 다양한 교내외 체험학습 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배경이 다르다. 서울과기대는 기업친화적이고자 한다. 기업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기업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다. 사실 기억이 요구하는 실무자를 육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을 대학이 정규교육에 담아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학과에서 이를 수용하기에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완벽하게 적용하기도 어렵지 않나. 기업이 요구하는 것은 A인데 이 과정에서 A, B, C라는 불필요한 과정이 등장하기도 하고…. 이에 서울과기대는 우리 학생이 산업이 요구하는 흐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그렇게 준비한 것이 졸업 자격인증제다. 서울과기대 졸업생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요구하는 것을 충족시켜서 사회로 내보내지 않으면, 서로가 신뢰할 수 없지 않겠나. 다만, 학생의 경쟁력을 학생 스스로 높이도록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이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그래서 학교가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도록 손을 보태고자 한다.
기업이 원하는 것을 대학이 같이 고민하는 시도다. 현장 인턴십, 창업 등을 담은 이유다. 1학기 개강을 앞당기고, 2학기 개강을 늦춘 것은 보다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하반기 여름 기간을 학생이 좀 더 알차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여름방학으로 제공하는 약 3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계획적으로 이용할 수 있길 원한다(웃음).
국내외 장기인턴십 및 미주·유럽 대학과의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더 활성화하고, 졸업을 앞둔 4학년은 여름에 캡스톤디자인 활동에 집중한 뒤, 10월 대기업·공기업 공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확보했다. 아울러 긴 여름방학을 기간별로 세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해 향후 집중학기제, 유연 학기제 등 다양한 학사 운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학생 입장에서 졸업이 다소 어려워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사회에 나가면 서울과기대 출신이라는 자격만으로 취업 후 즉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인재로 인정받아 취업에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서울과기대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재학 중 교육 환경과 졸업 후 진로를 고려했을 때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창업과 취업, 학생들의 선택을 돕기 위한 노력
IT동아: 서울과기대는 창업 강좌 커리큘럼 등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총장: 서울과기대의 창업 강좌 커리큘럼은 실습·체험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및 6차 산업에 대한 미래를 준비하며,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만들기 위함이다.
학생창업가 육성 실적은 국립대학 중 최고의 성적을 받았다. 2019년과 2020년 연속으로 교육부 대학 창업펀드 운용사로 선정되었고, 2021년부터 올해까지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예비창업패키지(이하 예창패)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또한, 각종 정부 재정 지원 사업을 지난 3년간 약 145억 원 규모로 수주해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이 안정적으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6개 건물(1,440평 규모)에 49개 첨단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창업 지원 타운을 조성해 교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창업 지원 활동 허브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창업 관련 맞춤형 진로 지도도 지원한다. 학생에게 다양한 취업·창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해마다 신규 창업동아리를 선발,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44개 팀을 선발해 창업 교육 및 맞춤형 멘토링을 진행했고, 22개 팀에 창업 오피스룸을 지원했다. 올해는 50개 팀을 선발해 36개 팀에 오피스룸을 지원하고, 1:1 전문가 멘토링, 시제품 제작비, 장학금 등을 지원했다.
올 한 해에는 각종 정부 재정 지원 사업을 통해 약 46억 원 규모로 창업을 지원했다. 최근 KDB나눔재단이 주최하고,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주관하는 ‘KDB START UP 2022 데모데이 및 성과 공유회’ 최종 선발에 서울과기대 대표팀 ‘아이케어(EYECARE, 지도교수 정경희)’가 우수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이케어는 성장기 아이의 시력 변화 단계에 맞는 안경 구독 서비스 아이템을 발표해 ‘KDB 산업은행 회장상’을 받는 성과를 이뤘다.
또한, 취업본부를 강화해 학생의 취업지원 업무도 전문화하고 있습니다. 상시 취업 상담과 정보를 제공해 조기에 진로를 설계하고, 취업하지 못한 졸업생에게는 멘토 교수를 배정해 수준별·단계별 관리도 제공한다.
IT동아: 많은 학생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취업이다. 서울과기대는 학생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이 총장: 취업과 현장실습을 총괄 지휘하는 취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취업과 더불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학생 및 교원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창업지원단이 여러 창업 지원 사업을 수주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취업본부는 취업률과 사회적 평판도 향상을 목표로 취업지원 비교과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현장실습의 질적 확대를 통해 ‘종합적인 미래설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현장실습과 취업을 연계한 지원을 위해 IPP(Industrial Professional Practice, 기업 연계형 장기현장실습)형 일학습병행제를 지난 5년간 수행했으며, 이 사업을 통해 지난 2019년 한국전력공사 전력 연구원, 한국교통안전공단, 대우건설 등 22개 기업과 협약을 맺었다. 또한, R&D 분야 현장실습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 인근에 위치한 KIST(한국과학기술원)와 협약을 맺어 매년 100여 명의 학생이 연구분야 장기현장실습을 수행했다.
또한, 산학협력 체계의 일환으로 지난 2019년부터 ‘서울테크노파크 반도체 FAB Tour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참고로 서울과기대는 수도권 유일의 FAB(반도체 제조공정)을 보유한 대학이다. 반도체에 관심 있는 2~4학년 재학생과 졸업생 대상으로 실무 지식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의 진로 고민을 덜기 위해 2018년부터 사회 각층의 임원 및 전문가를 멘토로 초빙하는 '취업 멘토 교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350여 명과 상담해 미취업생이 취업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멘토 교수는 현 기업 임직원, 졸업생 등을 임명한다. 학생에게 필요한 취업 컨설팅을 수시로 대면해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3년~5년 사이에 급속도로 성장한 스타트업 대표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취업본부의 향후 추진계획으로 ‘Seoul Tech Job Navigator’를 개발해 학습과 취업 데이터를 연계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길잡이 같은 시스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공과 실패, 어떤 결과든 쌓을 수 있는 것은 경험입니다
IT동아: 서울과기대는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이하 메이커스페이스)과 예창패 사업 등 정부 재정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에 도전하는 학생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 총장: 앞서 언급했듯, 서울과기대는 2021년부터 2년째 예창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에는 메이커스페이스 전문 랩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제조창업 지원 및 창업 문화 확산을 위한 프로그램을 추가로 운영 중이다.
참고로 예창패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를 위해 사업화 자금, 교육,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며,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은 제조창업자가 시제품을 양산할 수 있도록 기초 역량 향상 교육 프로그램과 전문 기자재, 공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창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목적이 아닌 인생에 있어 귀중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도전이 꼭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전한 그 경험은 결코 헛되지 않다고 생각한다. 도전조차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있지 않나. 학생의 도전을 우리 서울과기대가 든든한 등대와 길잡이처럼 지원하고자 한다. 부디 학생 여러분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
IT동아: 음… 개인적인 질문이다. 기자도 올해 수능을 본 고3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 고민이 많다. 이 총장님은 현재 졸업을 앞둔 대학생에게 취업과 창업 중 무엇을 권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이 총장: 하하.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답변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것 같다. ‘취업할 수 있다면 취업하고, 창업할 수 있다면 창업하라’고 말하고 싶다.
(잠시 어리둥절한 기자에게)
예전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지금은 교수를 거쳐 서울과기대 총장이라는 자리에 있지만, 대학 졸업 시점에 지금의 모습을 예상했을까?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창업을 꿈꿨었다. 엔지니어링 관련 아이디어였는데, ‘만약 그때 창업했다면 지금보다 경제적 측면에서 더 많이 자유롭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가끔 한다. 아, 물론 실패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웃음).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도 아쉽기 때문이다. 그때 하지 못했던 창업이 여전히 아쉽다. 당시 못했던 도전을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다시 하기는 어렵다. 여러 제약 때문에 변화를 선택하기 어렵다. 즉, 취업과 창업을 두고 저울질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의미다. 그저 조금이라도 젊을 때 많이 도전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그게 취업이든, 창업이든, 구분하지 않고 말이다.
젊음은 보다 열정적이고 도전적이다. 자신의 주변을 묶고 있는 제약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울 수 있다. 특히, 문제를 해결하는 도전 의식은 젊은 세대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다. 40대, 50대, 60대… 많은 나이에 창업하는 것은 리스크가 많다. 짊어질 것이, 책임질 것이 늘어날수록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것이 어렵다.
도전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이를 경험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은 젊음이 가진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취업이든, 창업이든, 젊었을 때 도전하는 것은 무엇이든 좋지 않을까. 도전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내공을 쌓을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도전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결과든 경험은 자신의 마음과 몸속에 자리 잡는다.
창업 지원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IT동아: 혹시 이 총장님도 창업 멘토로 도움을 준 적이 있는지.
이 총장: 지도하고 있는 학생이 있다. 자문을 받고 싶다며 몇 번 연락해 왔던 학생이다. 다만, 총장이라는 자리가 쉽게 시간을 내기 어려워 한두 번 못 본척했었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번 오라’고 했었다. 어떤 일인지 얘기부터 들어야 하지 않겠나.
학생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소음을 줄일 수 있는 흡음재를 개발하려고 하더라. 가만히 듣다 보니 과거 교수 시절 취득한 특허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이 학생들은 기계공학과 산하에 있는 소음진동연구실에서 연구개발하며 100% 재활용된 종이 소재의 흡음 마감재를 개발해, 사회 전반에 걸친 소음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자원 순환을 통해 환경 문제에 기여하고자 ‘노이즈엑스’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지도 교수로 나선 뒤, 지난 2020년 캠퍼스 특허 유니버시아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관련 공모전이나 창업 대회 등에 나서 좋은 성과를 거뒀고, 사업 모델을 구상해 실증하는 단계까지 나섰다. 지난 2021년 4월부터 하나건축씨엔에이와 협력해 현장 시공 및 검증 등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유튜버나 개별 소비자 등에게 직접 제품을 시공해 주는 등 한 발자국씩 사업화의 길을 걷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 학생들과 만나 기술을 자문했었다. 일종의 기술 세미나라고 할까(웃음). 밥도 사주고, 고민도 들어주고, 아끼던 특허도 줬다. 이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묻혀있던 특허는 사업화라는 날개를 달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서슴없이 총장에게도 찾아오는 학생의 도전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았었다.
고맙게도 이제는 사업화를 위해 바쁜 와중에도 여전히 지도 교수를 챙겨줘 고맙다. 어디 지방에라도 다녀오는 일이 생기면 그 지역 특산물을 사 오기도 하고, 먹을거리도 챙겨온다. 대회 상금으로 수상한 1,000만 원 중 300만 원을 발전 기금으로 내놓기도 하고… 지금도 열심히 응원하고 있는 제자들이다(웃음).
IT동아: 2022년 메이커스페이스와 예창패를 운영하며 거둔 성과를 듣고 싶다.
이 총장: 앞서 얘기했듯 지난 2021년부터 2년째 예창패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그린경제 분야의 아이디어를 적극 지원 중인데, 선정 당시부터 2년간 63억 원이라는 사업비를 수주했다.
서울과기대는 서울권역에서 그린경제 예창패를 운영하는 유일한 대학이다. 서울과기대의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 저탄소 실현을 위한 다양한 학과 및 교수진과 협업해 예비창업자의 창업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으며, 아이디어를 보유한 많은 예비창업자가 끊임없이 참여하고 있다(웃음).
이에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은 2021년 56명의 창업자를 배출해 매출, 고용, 투자, 특허 관련해 성과를 거뒀으며, 이를 바탕으로 전국 46개 예창패 주관기관 중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올해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은 친환경 혁신 제조 창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도화된 시제품을 양산할 수 있도록 3D 금속 프린터 등 전문 기자재를 구축했고,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 팩토리, 테스트베드, 공유오피스 등을 갖춘 전문 창업 지원 공간을 완성했다. 올해 10월 기준, 창업 지원 공간을 이용한 이용자 수는 5,580명이며, 장비 이용 건수는 793회, 시제품 제작 지원 376건 등의 성과를 올렸다. 또한, 제품개발 및 양산 연계를 위해 20개 기업에 약 2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정량적 성과뿐만 아니라, 대학 내 창업 문화 확산과 서울 동북권의 창업 생태계를 확대하는 정성적인 성과로도 이어졌다. 앞으로도 서울과기대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창업자를 발굴하고, 도전하는 창업자를 육성하는 창업선도대학으로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자부한다.
산학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은 특성상 제조 산업을 뒷받침하는 정부 지원 사업이다. 제조 산업은 비제조 산업과 비교해 어떤 장점을 지녔는지 궁금하다.
이 총장: 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 떠오르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재조 산업은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사람이, 인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것이 제조 산업이다. 제조 산업은 기본적으로 설비가 필요하고,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며, 인력을 관리할 수 있는 관리자가 필요하다. 생산자부터 관리자까지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며, 설비 투자 등 기간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제조 산업을 통해 완성되는 제품은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PC, 스마트폰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제품은 결국 제조 산업이 있어야 탄생할 수 있다. 아무리 비제조 산업의 중요도와 비중이 커졌다고 해도, 제조 산업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필수 조건인 셈이다.
이외에도 제조 산업은 타 산업과 연계해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제조 산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비제조 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완성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구동하기 위해 운영체제가 필요하듯, 서로 상호 보완하며 완성시켜야 한다. 수많은 네트워크 전반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제조 산업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IT동아: 산학협력단장 출신 대학 총장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산학협력에 대한 철학이 남다르실 텐데?
이 총장: 교육 측면에서 재학 중 반드시 1회, 3개월 이상 현장실습 교육을 이수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현장실습을 다녀온 학생 대부분은 현실의 사회를 경험하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문에 현실을 이해한 후 전공 공부를 하고, 자기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대학 교육만으로 부족한 현장을 직접 체득할 수 있도록 산학연 협력 교육인 현장실습을 강조하는 이유다.
연구 측면에서 ‘실용연구중심대학’을 목표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대학의 분위기와 체제를 개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