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엘포박스 [3] 이성준 PM “산학협력, 스타트업에게 부족한 전문성 채운다”
[스케일업 x 권역 BI] 스케일업코리아가 '동국대학교·서강대학교·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한국기술벤처재단' 소재 창업보육센터들이 참여한 '권역 BI 컨소시엄(서울과학기술대학교 주관)'과 함께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각 컨소시엄 센터가 선정한 유망 스타트업을 인터뷰로 소개하고,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맞춰 전문가를 소개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엘포박스는 '차세대 스마트 홈스쿨 플랫폼'을 만들려는 스타트업이다. 55인치 대형 터치 화면과 각종 입력 도구로 아이들의 학습과 놀이를 돕는 기기 ‘톡톡박스’, 아날로그 고유의 장점과 학습 효과는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 ‘디지털 교육·교구 소프트웨어’, 아이들이 톡톡박스의 화면 속 사물을 만지고 체험하며 새로운 경험을 얻도록 이끄는 ‘3D 상상 라이브 월 콘텐츠’ 등 기술과 기기를 자체 개발해 선보였다. 이들의 제품은 기존 스마트 홈스쿨 기기와 달리, 쓰기 쉽고 콘텐츠의 종류가 다양하며 여러 명이 함께 즐긴다는 장점을 가졌다.
스케일업코리아는 장현우 엘포박스 대표와 인터뷰해 그가 가진 차세대 스마트 홈스쿨 시장의 청사진을 밝혔다. 황현철 인사이터스 대표는 엘포박스의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해서, 학습용 콘텐츠뿐만 아니라 기기의 특징과 개성을 강화해 톡톡박스를 ‘가상 놀이터’로 만들라는 조언을 건넸다.
스케일업코리아는 엘포박스 인터뷰와 비즈니스모델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들의 발전을 도울 전문가 한국특허전략개발원 이성준 전문위원을 초빙했다. 스타트업과 산학연의 공동 연구를 연결해 스케일업을 이끌어내는 전문가다.
이성준 전문위원은 장현우 대표의 창업 동기와 기업의 운영 목표, 도전 과제를 물었다. 이를 토대로 어떤 산학연과의 연계가 가장 큰 효과를 낳을지 제시했다. 나아가 다른 스타트업을 돕기 위해 산학연과의 공동 연구 방법과 장점은 강화하고 단점은 보완할 조언도 남겼다.
톡톡박스 스마트 홈스쿨 콘텐츠의 가능성, 학계 검증 받고 공동 연구 하고파
이성준 전문위원 : 엘포박스와 톡톡박스를 다룬 스케일업 인터뷰와 비즈니스모델 분석을 잘 살펴봤습니다. 엘포박스 콘텐츠의 차별화를 이끌 산학연과의 연계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떤 산학연과 상승 효과를 낼 것인지 가늠하기 위해, 먼저 장현우 대표의 기업 운영 철학과 목표, 듣고 싶은 조언과 전략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장현우 대표 : 엘포박스는 톡톡박스를 활용해, 아이들의 학습 방법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꾸려 합니다. 지금도 이 역할을 하는 스마트 러닝 기술과 기기들이 있지만, 한계가 있어요. 예를 들어 태블릿 스마트 러닝은 종류는 다양하지만, 화면 크기가 작아 부모와 아이가 교감하며 함께 배우기 어려워요. 대형 TV 스마트 러닝은 화면은 크지만, 입력이 불가능해서 교육 방법에 한계가 있습니다. 톡톡박스는 기존 스마트 러닝의 장점은 유지하고 한계는 극복하려 만든 제품입니다.
한두 번만 쓰고 버려야 했던 아날로그 교구를 디지털로 재현하는 목표도 가졌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더욱 다양한 교구를 반복해서 즐기도록 돕고, 디지털의 장점을 살려 기록과 보존도 가능합니다. 부모들이 아날로그 교구를 사느라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집 안도 한결 깔끔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요. 시장을 살펴보니 디지털 교구는 콘텐츠도, 구현할 기기도 없더군요. 그래서 직접 만든 결과물이 톡톡박스입니다.
엘포박스의 목표는 차세대 스마트 홈스쿨 환경을 만들고 이끄는 것입니다. 기존 기술과 기기의 한계를 해결하고 아날로그 환경을 디지털로 전환합니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을 더해 아이들에게 맞춤형 교육까지 제시할 거에요. 여기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콘텐츠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것도 목표입니다.
그래서 엘포박스와 톡톡박스가 기존의 교육 시장에 어떤 혁신을 가져다줄 것인지 학계의 검증을 받고 싶습니다. 나아가 엘포박스의 콘텐츠가 아이들의 교육이나 정서 발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이를 강화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습니다. 지금도 톡톡박스를 체험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호평을 주세요. 이 분들에게 확신을 드릴, 신뢰할 만한 검증 결과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가 궁금합니다.
기술과 콘텐츠의 가치 명확히 분석해 산학연과의 접점 찾는다
이성준 전문위원 :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엘포박스의 교육, 교구 콘텐츠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아이들의 정서나 학습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부모들이 새로운 유형의 교육 콘텐츠와 교구에 혹시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는지 궁금합니다.
장현우 대표 : 대형 화면은 톡톡박스의 장점인 동시에 엘포박스 콘텐츠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그냥 화면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에요. 넓고 큰 화면 이곳저곳을 터치 조작하는 아이들이 즐겁게, 몰입하면서 저희 콘텐츠를 즐기도록 설계했어요. 기기와 콘텐츠 모두, 부모와 아이가 언제 어디서나 공감하고 소통하도록 돕는다는 경쟁력을 가졌습니다.
디지털 교구 콘텐츠는 엘포박스가 처음 만든 것입니다. 아날로그 교구 콘텐츠의 구입 비용을 줄이고, 늘 새로운 교구를 디지털 환경에서 재미있게 즐긴다는 장점을 가져다줘요. 그래서 아날로그 기술로는 만들 수 없는, 디지털 고유의 장점을 살린 교구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들 장점을 더욱 강화해서 엘포박스는 ‘스마트 교육 콘텐츠 리더’라는 새 경쟁력을 만들 거에요. 톡톡박스의 기능을 고도화해 카메라와 같은 주변 기기를 늘리고, 콘텐츠 기업과 협력해 스마트 교육 콘텐츠의 품질과 양 모두 확보할 것입니다. 그러면 남녀노소 누구나 유용하게 톡톡박스를 쓸 거에요. 영유아와 초등학생은 디지털 교구로, 중고등학생은 스마트 러닝 기기로 씁니다. 성인도 요가나 헬스 등 홈트레이닝에 톡톡박스를 쓸 수 있어요.
이성준 전문위원 : 그렇다면, 대학교나 출연 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를 연결해 엘포박스의 기술과 콘텐츠 검증을 돕는 방안이 좋겠습니다. 그 전에 기술과 콘텐츠의 장점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장현우 대표는 톡톡박스의 장점 중 하나로 ‘온 가족이 대형 화면을 활용해 함께 배우고 즐기도록 돕는 점’을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대형 화면으로 함께 배우고 즐기는 환경이 교육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논리적으로 잘 연결되지 않는 느낌이 들어요. 화면 크기만 큰 기기로 오해하는 소비자도 있을 듯합니다.
장현우 대표 : 태블릿의 단점인 작은 화면을 해결하는 동시에, 대형 화면에 알맞은 교육 콘텐츠와 환경을 제공하려고 했어요. 사실, 톡톡박스를 ‘화면 크기만 큰 기기’로 오해하는 소비자들이 계셔요. 엘포박스는 콘텐츠 체험으로 증명하려 합니다. 부모와 아이, 혹은 아이들끼리 모여 터치 화면에 함께 그림을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것은 오직 톡톡박스로만 가능하니까요.
이성준 전문위원 : 또 하나 궁금한 것은, 톡톡박스를 집 안 어느 곳에 놓을 기기로 설계했나요? 부피가 크니 아무래도 면적이 큰 집이라야 원활하게 쓸 것으로 보여집니다.
장현우 대표 : 제품을 어디에 놓고 쓸 것이냐, 톡톡박스 구상 단계에서부터 했던 고민이에요. 일단 엘포박스는 톡톡박스 사용자의 거주 공간을 24평 아파트와 32평 아파트, 30평 빌라로 각각 상정했습니다. 키즈카페와 박람회에 여러 차례 참가해 소비자 실험도 거쳤고요. 소비자들은 톡톡박스를 대부분 ‘아이의 방’에 설치한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톡톡박스는 기존의 아날로그 교구를 디지털로 옮기는 기기에요. 재미있는 점은, 소비자의 아이의 방에 쌓아둔 아날로그 교구를 치우니 딱 톡톡박스가 들어갈 공간이 나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는 톡톡박스를 쓸 때 집의 면적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해석의 근거가 됐어요. 엘포박스 톡톡박스는 아이 방에 두고 개인 학습을 할 때 써도 되고, 거실에 두고 화상 학습이나 발표 연습을 할 때 써도 됩니다.
대학교 연구소, 교수와 함께 콘텐츠 검증하고 개발 방향성 잡아라
이성준 전문위원 : 잘 알았습니다. 그러면 다시 산학협력 주제로 돌아가서, 톡톡박스 콘텐츠의 교육 효과를 함께 검증하고 디지털 유아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할 전문가를 산학연 협력으로 확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학교 연구소와 해당 부문의 교수님들께 콘텐츠 검증을 의뢰하고 개선할 점과 소구점, 개발 방향성을 조언 받는 것부터 시작해 봅시다. 엘포박스와 연결된 연구소의 교수님이 관심을 보인다면, 콘텐츠를 같이 만드는 것도 가능할 거에요.
또 하나 제안할 것은 톡톡박스의 대형 화면에 터치 외에 다른 기능을 더하는 것입니다. 동작을 인식하는 센서를 더하면 아이들이 콘텐츠를 한층 다양한 방법으로, 재미있게 즐기도록 도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기술 역시 대학교 연구소와 잘 연결된다면 공동 개발 가능할 것입니다.
장현우 대표 : 맞습니다. 사실, 디지털 기술이 아날로그 기술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는 없어요. 엘포박스는 아날로그 고유의 물리 감성을 강화할 기능도 고안 중이었어요. 톡톡박스에 탑재된 카메라를 활용, 사용자의 손 모양과 움직임을 인식해 원거리에서 터치 조작을 하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동작 인식 센서도 좋은 기술입니다. 산학연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이들 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것이 기대되네요.
이성준 전문위원 : 엘포박스의 경쟁력은 콘텐츠라고 봅니다. 톡톡박스로만 즐기는 콘텐츠의 품질과 효용을 검증하고 인정 받은 다음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엘포박스의 경쟁력이자, 후발 주자를 견제하는 진입 장벽이 될 것입니다.
먼저 톡톡박스의 콘텐츠를 공동 연구 개발하도록 관련 대학교의 수학과 교수님과의 만남을 진행해 보겠습니다. 아이들이 수학을 재미있게 배우도록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 놀이 도구 개발 경력을 가진 교수님으로 톡톡박스에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또 떠오른 아이디어인데요, 톡톡박스의 콘텐츠의 학습 효과를 유지한 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가상 공간에서 콘텐츠를 즐기도록 메타버스를 구현할 연구실도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그러면, 엘포박스는 스마트 교육 콘텐츠의 품질과 학습 효과 검증이라는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학을 다루는 연구실과 협업해 톡톡박스의 콘텐츠가 어떤 교육 효과와 의미를 가졌는지를 검증 받는 것도 좋겠습니다. 교육 부문에서 활동하려면 전문성과 신뢰성은 필수에요. 이 부분을 산학연 공동 연구가 보조해줄 것입니다. 엘포박스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에 교육 전문가의 검증이 더해지는 셈입니다.
산학연 공동 연구, 잘 활용하면 스타트업의 도약 기회로
이성준 전문위원은 장현우 대표와 엘포박스를 도울 대학교 연구실과 교수진을 추천하면서 스타트업이 산학연 공동 연구에 접근하는 방법과 주의점, 기대 가능한 효과를 소개했다.
이성준 전문위원 : 스타트업이 산학연을 만나면 기술과 연구 인력 지원, 실험 공간과 연구 자금 등 여러 부문의 도움을 받을 기회를 얻습니다. 산학연의 데이터와 네트워크 역시 큰 힘이 됩니다. 다만, 모든 스타트업에게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스타트업과 가장 잘 어울리는 산학연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맞춰 가는 과정은 꼭 필요해요.
그래서 스타트업이 산학연 공동 연구를 시도하려면, 기관마다 있는 산학협력단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스타트업과 잘 어울리는, 서로에게 의미 있는 상승 효과를 내면서 동반 성장할 산학연을 찾을 수 있어요.
우리나라 대학교는 대부분 산학협력단과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운영합니다. 그러니, 산학연 공동 연구를 원하는 스타트업은 먼저 주변에 있는, 가까운 대학교를 찾아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요즈음 대학교는 오히려 좋은 스타트업과 기업을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너무 어려워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간혹 산학연과 공동 연구할 때 비용이 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명확히 이해해야 하는데요, 먼저 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시작품 제작비나 테스트·검증비를 도울 초기 비용은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우수한 스타트업과 우수한 연구자를 연결하는 것이니, 대학교에서 정한 방식과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 어렵지 않게 지원을 받을 것입니다.
단, 산학연과 스타트업의 공동 연구나 협업이 어느 단계 이상 진행되면 그 때에는 비용 지출을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연구에는 인건비와 개발비, 연구비 등 비용이 듭니다. 공동 연구와 협업의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레 이 비용은 늘어나요. 대학교의 산학협력단이나 출연 연구소가 이 비용까지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기관의 연구 개발 지원 사업을 활용하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합니다. 이 지원 사업의 정보도 대학교 산학협력단이나 창업지원단 등이 제공합니다. 한국특허전략개발원처럼 산학연 공동 연구를 돕는 공공 기관, 스타트업 지원 기관의 도움도 받으면 좋습니다.
이성준 전문위원은 엘포박스의 콘텐츠를 고도화하고 활용 범위를 넓히면서 명확한 가치를 부여할 산학연 파트너를 소개했다. 이번 협력으로 톡톡박스에는 더욱 유용하고 독창적인, 학계로부터 교육 효과 검증까지 받은 믿음직한 콘텐츠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한다.
장현우 대표는 스케일업 프로그램 참여 이후 교육 전시·박람회에 꾸준히 참여해 톡톡박스를 알린다.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유아교육전&베이비페어에서 열린 스타트업 경연 대회 ‘BI배 유니콘 페스타’에서 1등 넥스트챌린지재단상을 수상하는 성과도 냈다.
그는 이성준 전문위원의 조언을 경청하며 엘포박스의 목표에 다다를, 톡톡박스의 개성과 장점을 강화할 방안을 정리했다. 장현우 대표와 엘포박스가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계기로 차세대 스마트 홈스쿨 시장의 선구자가 되기를 바란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