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찾아서, 서울과기대 해커톤 개최
[IT동아 권명관 기자] '해커톤(Hackathon)'.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한정된 기간 내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의 참여자가 팀을 구성해 쉼 없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앱/웹 서비스, 제품, 비즈니스 모델 등을 완성해 나가는 행사를 뜻한다. 대부분의 해커톤은 보통 하루에서 이틀, 길어야 사나흘 정도의 시간 동안 일분일초를 아끼며 밤을 지새는데, 참여자들이 치열한 토론과 소통의 과정을 거쳐 데모 버전의 프로덕트를 선보인다.
해커톤의 장점은 끊임없는 대화에 있다. 정해진 시간 내 원하는 목표를 정하고, 목표에 맞춰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집중한다. 전문가부터 학생, 기업인 등이 참여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결과물을 선보이고자 논의하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뜻밖의 결과를 발견할 수도 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유명 IT 테크 기업을 필두로 전 세계 많은 기업 및 단체가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해커톤을 적극 활용한다. 특히, 메타의 마크 주커버그 CEO는 평소에도 직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밤새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해커톤을 자주 여는 것으로 유명하며, 페이스북을 대표하는 기능 중 하나인 ‘좋아요’ 버튼, 타임라인 등의 아이디어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됐다.
해커톤의 의미를 담아 진행한 ‘그리너 메이커스페이스 해커톤’
지난 2022년 11월 4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제품 제조’라는 주제로 ‘2022 그리너 메이커스페이스 해커톤’을 개최했다. 제조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던 이번 해커톤은 10월 12일부터 참가 신청을 받아 본선 참가팀을 선정(10팀 선정 최종 9팀 참가), 11월 4일부터 5일까지 무박 2일 동안 진행했다. 해커톤 현장에 참여한 9팀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해 치열한 밤을 지새웠다.
해커톤을 진행한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의 김종선 단장은 “이번 ‘그리너 메이커스페이스 해커톤’을 통해 참가한 팀들이 제출한 서면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며, 제조 창업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창업지원단에서 최초로 개최하는 해커톤인 만큼 뜻깊은 시간을 보내길 기대한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해커톤은 ‘문제점 도출 및 아이디어 선정한 동기’, ‘제작 과정’, ‘최종 결과물’ 등 총 3단계로 나뉘어 진행했다. 각 단계마다 참가 팀들이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작성할 수 있는 ‘아이디어 폼’을 제공해 의견을 나눴고, 작성한 아이디어 폼을 바탕으로 3분간 팀을 소개하고 발표하는 ‘엘리베이터 피치’를 통해 시제품 제작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대상: 헬멧 착용 여부를 통해 킥보드 시동을 제어한 ‘헤드셋’ 팀
해커톤에서 대상을 수상한 헤드셋 팀은 최근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사업 활성화에 따라 증가하는 전동킥보드 관련 교통사고를 대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전동킥보드 탑승자가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이용하는 현실을 반영한 아이템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했다.
헤드셋 팀은 전동킥보드 사용자가 헬멧을 착용해야만 동작하는 킥보드를 개발했다. 헬멧 착용 여부는 센서를 통해 해결했다. 또한,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전동킥보드에는 좌우 방향지시등이 없다는 점에 착안, 헬멧에 방향지시등을 추가하는 방안도 고민했다.
참고로 헤드셋 팀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10월까지 전동킥보드 사고로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내원한 1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헬멧 착용 여부와 부상 부위 등을 분석한 통계표를 통해 92명의 환자가 헬멧 미착용자였고, 중증 환자 15명 중 14명도 헬멧 미착용자라는 점에 착안해 이번 제품 개발을 기획했다.
최우수상: 반려견 슬개골 탈구 검진기를 개발한 ‘바른펫’ 팀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른펫 팀은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반려견의 질병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특히 국내에서 많이 키우는 소형견의 경우, 슬개골 탈구가 많다는 것에 착안,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반려견의 이상을 인식해 견주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검진기를 개발했다.
바른펫 팀은 반려견의 슬개골 탈구를 초기(1~2기)에 발견하면 관리를 통해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초기에 심하지 않은 증상으로 마치 회복된 것으로 인식해 치료시기를 놓치면, 관절염이나 십자인대파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수술로 치료해도 재발률이 높다는 문제에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또한, 반려견의 슬개골 탐지 감지 기능에 더해 슬개골 탈구 방지를 위한 주기적인 산책, 체중관리, 자세교정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최우수상: IoT를 활용한 반려식물 스마트 센서를 개발한 ‘플랜터스’ 팀
바른펫 팀과 함께 최우수상을 수상한 ‘플랜터스’ 팀은 반려식물을 키우면서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에 착안해 식물 생육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식물 재배기용 스마트센서를 개발했다. 식물을 키우기 위한 기본적인 생육환경 정보인 기상데이터(온도, 습도, 조도), 토양데이터(토양습도), 생육데이터(이산화탄소) 등을 수집할 수 있는 센서를 기획했다.
플랜터스 팀은 스마트센서 개발과 함께 기본적인 생육환경 정보를 제공하는 대쉬보드와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접목한 앱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반려식물과 소통할 수 있는 IoT기기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반려식물과 소통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제공하고, 식물을 키우는 과정 자체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페트병 라벨 분리기를 개발한 ‘LMS’ 팀, 손을 통한 병원균 감염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양변기 개폐 장치를 개발한 ‘We Sang!’ 팀, 보다 실용적이고 안전한 반려동물용 기저귀를 개발한 ‘배러댄휴먼’ 팀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마지막으로 무박 2일 동안 시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한 참가팀들을 만난 김종선 단장은 “제조 (예비)창업자 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앞으로도 이번 그리너 메이커스페이스 해커톤과 같은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등 스타트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