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외장 스크래치/흠집, 한번에 모아서 수리하면 좀더 저렴할까?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운전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자동차 외장에 생채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일단 차가 긁히고 나면 수리 때문에 더욱 머리가 아파진다. 보험처리 유무나 수리 방법 등에 따라 견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가장 널리 퍼진 속설은 '외장수리는 한꺼번에 모아서 처리할수록 저렴하다'라는 것. 정말 그럴까?

누구라도 재화나 서비스를 살 때 그 값이 저렴하기를 바란다. 자동차 외장수리도 예외는 없다. 차량 소유자라면 어차피 고쳐야 한다면 최대한 저렴하게 수리하려는 게 당연하다. 이에 일반적으로, 바로바로 수리하기보다는 수리할 것들을 한번에 모아서 고치는 게 조금이나마 저렴하리라 여긴다.

제공=카닥
제공=카닥

외장수리비의 대부분은 공임

결론부터 말하면, 이 속설은 거짓이다. 원론적으로 그렇다. 다만 운전자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렵다. 어차피 내 차만을 위한 페인트를 만들고(조색하고), 내 차를 위해 도장 부스를 쓰고, 내 차 한 대를 열처리하는 것인데 왜 그럴까?

자동차 외장수리 서비스의 과정과 투입되는 자원을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외장수리,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처리되는 판금도장은 재료나 설비비보다 '공임'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즉 작업자가 판금하고 칠하는 데 들어가는 인건비가 크다. 때문에 같은 페인트로 같은 부스에서 여러 판을 수리하더라도 그 구조 상 견적 비용이 내려가기 어렵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얘기다. 실제 수리 현장에서는 여러 판을 한번에 수리하면 수리비를 좀 깎아 주기도 한다(물론 그러지 않을 때도 많다). 수리비 할인의 이유는 앞서 말한 것처럼, 수리 과정이 쾌적해서가 아니다. 그저 작업자에게 좀더 의미가 큰 고객에게는 그만큼 대우하는 것일 뿐이다. 마치 미용실에서 단골고객이 염색과 커트를 한번에 의뢰하면, 총 가격을 살짝 할인해 주는 것과 비슷하다.

제공=카닥
제공=카닥

이때 간과하면 안되는 사실이 있다. 커트나 염색은 미루더라도 모발에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저 머리카락이 좀더 자랄 뿐이다. 반면 자동차 외장수리를 미루면 자체에 녹이 생기거나, 부품의 추가 탈락으로 수리비가 오를 수 있다. 이 관점에서는 모발 관리가 아닌, 방치할수록 일이 커지고 비용도 높아지는 충치 치료에 가깝다.

개인적으로, 자동차 외장의 상처는 발생 즉시, 늦어도 2주 이내에 수리하기를 권장한다. 그 기간이 넘어가면 금속의 산화가 시작돼 한번에 몰아서 수리하더라도 수리비가 오를 수 있다. 금속이 아닌 패널(범퍼)이더라도 ADAS(운전자 지원 시스템) 장비나 주차 센서의 오작동, 충격 흡수재의 기능 상실 가능성도 있어 가급적이면 신속히 고치는 게 좋다.

글 / 정상현 카닥 크리에이티브 파트 리드

월간 '카라이프' 편집부와 SK엔카닷컴의 온라인 사업팀에서 일했다. 현대자동차 공식 블로그의 고정 필자로서 다년 간 기고했다. 현재는 차량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닥에서 크리에이티브 파트를 맡고 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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