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카메라로 찍고 VR로 매만져 3D 콘텐츠 만드는 시대 선언
[IT동아 김영우 기자] 현지시간 19일 개최된 2022 어도비 MAX(Adobe MAX) 컨퍼런스의 내용은 어도비 솔루션이 2D 콘텐츠 제작에만 특화되었다는 그동안의 선입견을 깰 만했다. 특히 서브스턴스 3D(Substance 3D) 제품군을 이용해 3D 콘텐츠를 개발하는 다양한 기술을 제시했으며, 몰입형 메타버스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론 및 파트너십도 눈길을 끌었다.
서브스턴스 3D 샘플러(Substance 3D Sampler)는 AI와 사진 측량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3D 캡처 기술이 주목받았다. 다양한 방향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통해 직접 3D 모델과 기본 텍스처를 자동으로 생성하며, 이를 통해 사용자는 물리적 개체를 디지털 에셋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덕분에 3D 콘텐츠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작업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으며, 기존의 모델링 작업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손쉽게 3D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
이렇게 생성된 기본 3D 모델을 보다 현실성 있는 형태로 다듬는 과정인 스컬프팅(sculpting)용 도구인 서브스턴스 3D 모델러(Substance 3D Modeler)의 공식 출시도 발표되었다. 서브스턴스 3D 모델러의 가장 큰 특징은 VR 헤드셋과 컨트롤러를 통해 실제로 매만지듯 3D 모델의 스컬프팅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3D 모델링 도구에 상대적으로 덜 숙련된 사용자도 직관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드웨어 지원폭도 넓다. 서브스턴스 3D 제품군은 기존의 데스크톱 외에 최근 맥 시리즈에 본격적으로 탑재되기 시작한 애플 실리콘(Apple Silicon) M1및 M2시리즈를 지원한다고 어도비는 밝혔다.
이와 더불어 어도비는 서브스턴스 3D 모델러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메타(Meta, 구 페이스북)와의 협업도 발표했다. 메타는 2014년에 VR 시장의 주요 기업 중 하나인 오큘러스(Oculus)를 인수했으며, 외부기기 연결 없이 단독 구동 가능한 ‘스탠드얼론’ 타입의 VR 헤드셋인 퀘스트(Quest) 시리즈의 첫 제품을 2019년에 발표하기도 했다.
어도비는 메타 퀘스트 프로(Meta Quest Pro) 및 퀘스트 2(Quest 2) 장치에 서브스턴스 3D 모델러를 통합한다고 2022 어도비 MAX에서 발표했다. 또한 출시 예정인 공동 검토 앱을 메타 퀘스트 앱에 통합한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를 통해 메타 퀘스트 사용자들은 메타버스 상에서 PDF 문서를 불러오고 코멘트를 다는 등의 협업이 가능하다.
한편, 이번 2022 어도비 MAX에서는 서브스턴스 3D 제품군을 도입해 3D 콘텐츠 개발에 이용하고 있는 고객사들의 존재도 확인되었다. 현재 액티비전(Activison),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유비소프트(Ubisoft) 등을 비롯한 게임회사에서 서브스턴스 3D 제품군을 이용해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에픽 게임즈(Epic Games), 엔비디아(NVIDIA), 로블록스(Roblox) 등 역시 메타버스 기술 개발에 서브스턴스 3D 제품군을 활용하고 있다고 어도비는 밝혔다.
전통적인 3D 콘텐츠 제작용 도구 시장에선 오토데스크(Autodesk)가 사실상 절대강자로 군림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어도비가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이번 2022 어도비 MAX에서 발표된 서브스턴스 3D 제품군은 그 최전선에 있다. 특히 AI와 더불어 VR/AR 등의 몰입형 콘텐츠 기술을 적극 도입해 상대적으로 손쉽게 고품질의 3D 콘텐츠를 개발 가능하다는 점을 어도비는 강조하고 있다. 아직 시장 진출 초반이지만 상당수의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것으로 보아 향후 이 시장의 지각변동도 기대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