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뷰] 입맛 까다로운 반려동물 입맛도 사로잡는 건강 펫푸드 ‘푸티’
[IT동아 권택경 기자]
[편집자주] 수많은 스타트업이 소비자를 위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열정과 노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여건상 좋은 제품, 좋은 서비스임에도 제대로 알리지 못해 이내 사라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IT동아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수 스타트업을 엄선해, 이들의 열정과 도전의 결과를 독자들에게 전하려 합니다. 이들이 꿈꾸는 혁신을 미리 만나 보세요.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고민 ‘기호성’, 대체육 소재 기술로 풀어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먹거리는 항상 큰 고민이다. 간식 하나를 살 때도 따져봐야 할 게 한둘이 아니다. 영양도 중요하지만 기호성도 관건이다. 기껏 사놓은 간식이나 사료를 입에도 대지 않는 것만큼 큰 낭패도 없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언어적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는 반면, 좋고 싫음에 대한 반응은 즉각적이다. 입맛이 까다로운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어떤 먹거리를 좋아하고, 어떤 걸 싫어하는지 경험으로 파악하기 전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결국 내 반려동물의 입맛을 완벽히 파악한 숙련된 집사가 되기 전까지 간식과 사료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요소가 기호성이 된다. 그러다 보면 딱히 몸에 좋지 않은 제품이거나, 저질 재료로 만든 제품도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잦다.
기자 또한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데, 입맛이 까다로워 매번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몸에 좋다는 사료나 간식을 먹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몸에 좋다는 제품보다는 잘 먹고, 좋아하는 제품에 좀 더 손이 가는 편이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할 방안 중 하나가 반려동물용 향미제다. 사람 음식의 조미료처럼 맛과 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펫푸드 스타트업인 PSF는 이 향미제를 핵심 소재로 활용해 펫푸드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PSF는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에서 ‘고기 맛’을 내는 아미노산 복합체를 추출하는 기술을 지닌 대체육 소재 스타트업 HN노바텍의 자회사다. HN노바텍은 이 아미노산 복합체를 대체육의 고기 맛을 내는 소재로, PSF는 펫푸드의 기호성을 높이는 소재로 각각 활용하고 있다. PSF의 반려동물용 아미노산 복합체인 ‘ACOM-P’를 활용한 첫 번째 펫푸드 브랜드가 바로 지난 5월 출범한 ‘푸티’다.
좋은 성분에 기호성까지 챙긴 ‘츄스틱’
현재 푸티는 강아지용 제품인 ‘멍한시간’, 고양이용 제품 ‘묘한시간’ 두 가지 제품군으로 나눠어 있다. 이중에서 ‘묘한시간 츄스틱’을 기자가 키우는 고양이들에게 직접 급여해봤다.
묘한시간 츄스틱은 소위 ‘츄르’로 통칭되는 액상간식형 제품이다. ‘고양이 마약간식’으로 유명한 일본 이나바 식품의 챠오츄르가 대표적이다. 그만큼 기호성이 높지만 츄르도 츄르 나름이라 제조사나 맛 등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개체도 있기 마련이다. 기자의 고양이들도 닭고기맛이나 가다랑어맛 등 특정 맛만 입에 대는 편이다.
묘한시간 츄스틱에 대한 반응은 어떨까.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급여하는 기자 손까지 먹어치울 기세로 달려들 정도였다. 며칠간 하나씩 꾸준히 급여하며 관찰했을 때 먹은 후 구토나 설사 등 이상 반응도 없었다.
아쉽게도 나머지 한 마리는 그렇게까지 열광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다만 평소 생선 맛 간식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호기심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꽤 고무적이었다.
표기된 재료를 보면 정제수, 참치, ACOM-P, 차전자피분말, 비타민미네랄믹스, 타우린, 녹차추출분말, 락토바실러스플란타럼사균체분말 등이 함유되어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불필요한 첨가물은 최소화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유지나 전분 등 민감한 집사들이라면 꺼릴 재료들은 제외한 듯한 점도 인상적이다. 이러한 재료들은 츄르 특유의 점성을 만드는 데 이용되는데, 그래서인지 츄르보다는 다소 묽은 듯한 점성을 지니고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비교적 묽다는 얘기일 뿐, 스틱 채로 급여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점성을 지니고 있다. 해조류에서 추출한 성분인 알긴산나트륨, 차전자피분말 등 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 덕분이다.
차전자피는 질경이과 식물 씨앗 껍질로,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물에 타면 겔화하는 특성이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참고로 PSF 제품에 들어가는 성분들은 사료 전문가인 건국대 동물자원과학과 김수기 교수에게 유해성에 대한 자문을 거치고 있다고 한다.
강아지용 ‘멍한시간’ 역시 기호성 뛰어나
강아지용 제품인 멍한 시간은 PSF 측 협조를 받아 섭외한 강아지들에게 급여 테스트를 진행했다. 멍한시간 제품은 파우치형 간식인 ‘멍한시간 오리지널 연어’와 동결건조 트릿형 간식인 ‘멍한시간 트릿 황태’ 두 가지가 현재 출시돼 있다.
‘멍한시간 오리지널 연어’는 7살 수컷 강아지에게 급여했다. 평소 식이 알레르기가 있어 간식을 제한하고 있는 강아지라고 한다. 제품을 뜯으니 경계하며 한참 냄새를 맡는다. 사람에게는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강아지에겐 오히려 입맛을 돋우는 냄새인 듯하다. 한 번 핥아보더니 계속 섭취하기 시작했다.
제품 물성은 부드러우면서도 쉽게 뭉개지지는 않을 정도의 되직함을 지니고 있다. 그릇 없이 야외에서 포장째 손으로 급여하기 문제가 없었다. 실제 이날 급여 테스트도 야외에서 산책 중 진행됐다.
‘트릿’은 일반적으로 동결건조로 제조한 정육면체 간식을 말한다. ‘멍한시간 트릿 황태’의 경우 명태순살에 ACOM-P를 비롯하여 당근, 양배추, 시금치, 크릴새우 등 재료를 첨가해 만들었다.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작지 않아 먹이기 쉬운 적당한 크기이며, 너무 딱딱하지 않고 손으로 누르면 부스러지는 바삭한 식감을 지니고 있었다. 급여 테스트는 9살 수컷 강아지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황태향이 강한 편이라 포장을 뜯자마자 반응을 보일 정도로 강한 기호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멍한시간 제품의 성분도 묘한시간과 마찬가지로 인공적인 재료나 불필요한 첨가물은 최소화한 모습이다. 각각 연어와 명태순살 등 주요 단백질 급원을 기반으로 ACOM-P로 기호성을 높이고 각종 채소와 비타민, 유산균 등이 첨가됐다.
육류 알레르기가 염려될 때 좋은 대안
PSF 제품은 대체육 펫푸드로 소개되기도 한다. 대체육 펫푸드라고 하면 식물성 펫푸드를 연상할 수도 있는데 이는 오해에 가깝다. 현재 푸티 제품은 육류나 육분(육류 분말)을 사용하지 않고 참치, 연어, 황태 등 생선을 주 재료로 활용하고 있는 동물성 단백질이다. 이렇게 어육을 주 재료로 활용하는 한편, ACOM-P로 육류 맛을 내는 건 생선의 영양적 이점과 기호성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육류는 반려동물의 흔한 알레르기 유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PSF 제품은 육류 맛을 내면서도 육류 알레르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실제로 육류 알레르기 때문에 급여, 간식 선택에 골머리를 앓는 반려동물 보호자를 찾아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안 그래도 제한적인 선택지에서 기호성과 건강한 성분까지 고려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육류 맛을 선호하지만 알레르기 때문에 급여가 제한되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푸티 제품은 가뭄의 단비가 되어줄 수 있을 듯하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