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극장에서 게임하는 느낌? 벤큐 게이밍 프로젝터 X3000i
[IT동아 김영우 기자] 최근 출시되는 IT 기기 중에 ‘게이밍’이라는 수식어가 달린 제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임을 원활히 즐기기 위해 이용하는 제품 중에는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게이밍 디스플레이 제품의 경우, 빠른 반응 속도와 큰 화면, 그리고 선명한 색감과 높은 해상도를 가진 제품의 선호도가 높다.
이번에 소개할 벤큐(BenQ)의 X3000i 프로젝터는 위와 같은 게이밍 디스플레이의 지향점을 한데 모아둔 듯한 제품이다. 100인치 이상의 큰 화면에서 4K UHD급의 초고해상도를 구현하며, 1080p 해상도 모드에선 최대 240Hz의 높은 주사율과 4ms의 낮은 인풋랙을 지원하는 등,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요소를 두루 갖췄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콘텐츠를 자체 재생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TV 기능 및 화면 전반의 표현력을 높이는 HDR 기능, 3차원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treVolo 스피커 등을 품고 있어 홈씨어터용 프로젝터로서도 부족함이 없다. 게이밍 프로젝터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자 하는 벤큐의 의미가 담긴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제품의 외형 및 기본적인 구성
벤큐 X3000i의 전반적인 외형은 기존의 업무용 프로젝터와 완전히 다른 직육면체 형태다. 본체 크기는 272x207x2569mm로 아담해 보이지만 무게가 6.4kg으로 제법 나가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며 이용하기 보다는 거실 한편에 두고 쓰는데 더 잘 어울린다.
제품 바닥면에는 거치형태로 설치했을 때 본체 앞쪽 높이를 조절해 투사 각도를 바꿀 수 있는 발과 더불어 천장 설치를 위한 고정 홀도 마련되었다. 그리고 이용자 뒤쪽의 선반 위 등에 본체를 뒤집어 설치하는 경우를 대비, 본체 후면 높이 조절을 통해 투사 각도 조정을 할 수 있는 탈착식 발 키트 2개도 제공된다.
본체 전면에는 영상 투사용 렌즈가 탑재되어 있다. 구현 가능한 최대 해상도는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하던 풀HD급(1920x1080)의 4배에 달하는 4K UHD급(3840x2160)이라 매우 정교한 이미지를 투사할 수 있다. 또한 명암비가 500,000,000 : 1에 달해 미묘한 명암의 변화를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높은 명암비는 DLP 기술을 적용한 벤큐 프로젝터의 특색이기도 하다.
광원 역시 주목할 만하다. 벤큐 X3000i에 탑재된 4LED광원은 4가지(RGBB) 색상의 LED를 이용해 한층 풍성한 컬러를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일반 모드에서 2만시간, 소비전력을 줄인 ECO 모드에서는 3만 시간의 긴 수명을 갖추고 있어 사실상 프로젝터 본체와 수명을 같이한다. 주기적으로 램프를 교체해야 하는 일반 프로젝터 대비 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
밝기 역시 3000 안시루멘으로, 가정용 프로젝터로서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저가형 프로젝터는 거의 모든 빛을 차단한 상태여야 정상적인 화면을 볼 수 있지만, 벤큐 X3000i의 경우는 전등 2~3개 정도를 켜 둔 상태에서도 화면 감상을 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본체 우측면에는 투사되는 영상의 크기를 조절하는 줌 링과 초점을 조절하는 포커스 링이 달려있다. 이와 더불어 전원/입력전환/커서이동/선택 등 기본적인 제품 제거가 가능한 버튼 인터페이스도 이곳에 위치한다.
반면 본체 좌측면에는 내부의 열을 내보내기 위한 통풍구 외에는 이렇다할 것이 없다. 일반적인 프로젝터라면 램프 교체용 커버가 달려있겠지만 LED 광원을 이용하는 벤큐 X3000i는 램프를 교체할 일이 어지간해선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선 리모컨도 물론 기본 제공된다. 본체에 달린 버튼과 같은 기본 조작 외에도 일그러진 화면을 조정하는 키스톤 기능, 음성 명령을 위한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 어린이용 온라인 콘텐츠를 모아서 보여주는 패밀리랜드(FamiliLand) 등의 기능을 원터치로 쓸 수 있는 버튼을 제공한다. 또한 적외선이 아닌 블루투스 방식의 리모컨이라 본체의 위치나 방향과 상관없이 편하게 제어가 가능하다.
무선 미디어 스트리밍을 위한 HDMI 동글(QS01)도 기본 제공한다. 벤큐 X3000i 본체 상단 커버를 벗기면 내부에 이 HDMI 동글을 장착하기 위한 전용 HDMI 포트 및 전원 공급용 USB 케이블이 있다. 장착 후 커버를 닫으면 깔끔한 외관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의 영상과 음성을 무선으로 스트리밍해 화면으로 출력하는 미러링 기능을 쓸 수 있다. 지원하는 무선 스트리밍 기술은 크롬캐스트(Chromecast), 미라캐스트(Miracast), 그리고 에어플레이(AirPlay)등 다양하다. 덕분에 안드로이드나 iOS, 윈도, 맥 등 다양한 플랫폼의 기기를 무선 연결할 수 있다.
HDMI 2.0b 지원으로 4K/60Hz, FHD/240Hz 화면 즐길 수 있어
본체 후면에는 외부기기 직접 연결을 위한 다수의 인터페이스가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영상 및 음성을 동시에 입력 받을 수 있는 2개의 HDMI 포트다. 두 포트 모두 HDMI 2.0b 규격이라 3840x2160 해상도의 4K UHD급 영상을 60Hz의 주사율(1초당 이미지 전환 수)로 구현할 수 있다. 기존의 HDMI 1.4 포트에서 4K UHD 영상을 입력하면 주사율이 30Hz로 저하되어 움직임이 뚝뚝 끊기곤 했는데 벤큐 X3000i에선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더해, 해상도를 1920x1080의 풀HD급으로 낮출 경우, PC에선 최대 240Hz까지 주사율을 높일 수 있으며, 플레이스테이션5나 엑스박스 시리즈X와 같은 콘솔에선 120Hz 주사율로 구동이 가능하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한층 부드럽고 잔상 없이 움직이는 화면을 감상할 수 있어 FPS나 레이싱처럼 화면 전환이 빠른 게임을 할 때 유리하다.
그리고 2번째 HDMI 포트는 음성의 입력뿐 아니라 출력까지 할 수 있는 ARC(Audio Return Channel) 기능을 지원한다. 이 HDMI 포트, 혹은 SPDIF 광출력 포트를 이용해 입체음향 신호를 외부의 사운드바나 오디오로 전송해 한층 현장감 있는 홈씨어터의 구성이 가능하다.
그 외에 아날로그 음성 출력용 3.5mm 오디오 포트 및 외부 제어용 RS232 포트, 그리고 서비스용 USB 포트를 1개씩 갖추고 있다. 서비스용 USB 포트는 A/S 기사를 위한 것이라 일반인이 그다지 쓸 일은 없겠지만 여기에 모바일 기기를 연결해 충전하는 용도로는 활용할 만하다.
본체의 설치 방법은 다른 프로젝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충분히 큰 화면을 구현하려면 스크린과 본체 사이에 어느정도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100인치 화면을 투사하려면 약 2.5미터, 120인치를 투사하려면 약 3미터의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100인치 구현에 3미터 이상의 거리가 필요한 일반 프로젝터에 비하면 비교적 짧은 거리에서 큰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만약 공간이 좁아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프로젝터 본체를 스크린 정면이 아닌 측면에 두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하다. 벤큐 X3000i는 2D 키스톤 기능을 갖추고 있어 측면에서 투사를 하더라도 찌그러진 이미지를 교정해 네모반듯한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TV 운영체제 통해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즐길 수 있어
제품을 본격적으로 구동하면 내장된 안드로이드TV 운영체제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는 본래 스마트TV를 위한 운영체제지만 프로젝터에도 종종 적용되곤 한다. 와이파이를 연결한 후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앱을 설치할 수 있다. 이를테면 유튜브나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왓차, 웨이브, 티빙 등의 앱을 설치해 외부기기 연결 없이도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만큼 지원 앱이 다양하지는 않기 때문에 일부 앱은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넷플릭스 앱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벤큐 X3000i로 넷플릭스를 감상하려면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연결해 즐기도록 하자.
높은 선명도, 안정적인 색감 인상적
벤큐 X3000i를 통해 각종 콘텐츠를 감상해보니 상당히 느낌이 좋다. 단순히 4K UHD급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것 외에도 최근 영화 산업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는 DCI-P3 컬러 영역을 100% 지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각 주요 색상 포인트의 균형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오토 컬러 캘리브레이션 기능’을 지원하는 것 역시 안정적인 색감을 표현하는데 유리한 조건이다.
이와 더불어 화면 전반의 명암비와 컬러 표현능력을 향상시키는 HDR(High Dynamic Range) 기능 역시 지원한다. 특히 벤큐 X3000i는 업계 표준에 가까운 HDR10과 더불어 최근 적용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는 HLG 규격까지 지원하는 HDR-PRO 사양의 제품이기도 하다.
게임 특화 부가기능 주목할 만
가장 기대되는 건 역시 게임 구동인데, 게이밍 프로젝터를 지향하는 제품 답게 관련 기능이 충실하다. 특히 FPS, RPG, 스포츠 3개 장르에 최적화된 게임 전용 모드를 지원한다. FPS 모드는 암부속 타겟이 좀더 도드라지게 드러나며, 반응 속도 역시 좀 더 빨라지는 느낌이다. 참고로 벤큐 X3000i의 인풋렉은 최고 4.16ms 수준이다. 조작을 한 후, 신호가 화면에 지체없이 전달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RPG 모드는 일반 모드와 큰 차이가 없이 무난한 화면과 더불어 사운드의 현장감이 좀더 보강된다. 벤큐 X3000i에 탑재된 treVolo 스피커는 내장 스피커이면서도 출력(10w)이 상당히 높은데다 가상 서라운드 효과를 갖추고 있어 RPG모드와의 궁합이 좋다.
그리고 스포츠 모드는 선수의 피부나 잔디의 색감 등을 다소 진하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약간 과장된 느낌도 있긴 하지만 특정 장르의 게임에서만 이용한다면 나름 유용할 것 같다.
참고로 레이싱 게임과 같이 화면 전환이 빠른 게임을 즐기고자 한다면 60Hz 주사율로 구동되는 4K UHD 해상도 보다는 콘솔에서 120Hz, PC에서는 240Hz까지 지원되는 풀HD 해상도 모드로 이용하는 것을 고려해보자. 한층 부드럽게 구동되는 화면 덕분에 빠른 움직임 속에서도 상당히 정교한 물체의 움직임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젝터의 게이밍 시장 공략 본격화를 상징하는 제품
벤큐 X3000i는 게이밍 시장으로 프로젝터 시장의 영역을 확대하고자 하는 벤큐의 의도가 잘 드러나는 제품이다. 4K급 고해상도 및 3000 안시루멘의 밝은 화면, 그리고 treVolo 고음질 스피커를 비롯한 기본기가 충실해 홈씨어터용으로 이용하기에도 충분한 제품인데, 여기에 최대 240Hz 고 주사율과 4.16ms의 인풋렉, 그리고 각종 게임 최적화 모드를 통해 게이밍에 최적화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그래픽의 품질이 높고 화면 전환이 빠른 최신의 게임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찾는다면 흔한 게이밍 모니터나 TV에 비해 확연히 높은 만족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8월 온라인 판매가 기준 벤큐 X3000i는 289만원에 팔리고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