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비교 서비스 시장, 주인공은 빅테크가 아니다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지난해 3월부터 전면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은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제공부터 사후관리까지, 금융상품판매업 및 금융상품자문업의 의무를 정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법이다. 금소법 시행 후 온라인 대출비교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다양한 대출비교 서비스가 출시되어 본격적인 (담보/신용)대출비교 시장 경쟁에 돌입했다.

이미 혁신금융 사업자로 선정되어 대출비교 서비스를 제공해 왔던 플랫폼 사업자 외, 금융당국으로부터 온라인 대출 모집법인이 추가로 금융상품 판매중개 대리업자로 등록되어 현재 23개 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그만큼 금융소비자가 여러 대출비교 플랫폼을 비교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대출비교 플랫폼 비교 및 선택에 있어 고민은 늘었다. 플랫폼 업체마다 제공하는 서비스나 협업하는 금융회사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출비교 플랫폼은 신용대출 비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담보대출 비교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확대되고 있다.

SC제일은행 1,2분기 대출비교 플랫폼 중개 실적 (출처=SC제일은행)
SC제일은행 1,2분기 대출비교 플랫폼 중개 실적 (출처=SC제일은행)

최근 SC제일은행에서 1,2분기 온라인 대출모집 법인을 통해 대출이 실행된 공시자료를 보면, 신용대출은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가 323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담보대출은 ‘뱅크몰’의 ㈜뱅크몰이 791억 원으로 가장 많은 대출을 중개했다.

토스의 경우 신용대출 점유율은 71.9%라는 압도적인 성과를 달성했지만, 담보대출에서는 뱅크몰 실적의 절반에 그친 점이 눈에 띈다. 뱅크몰은 금융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핀테크 플랫폼 기업이며, 현재 ‘슈퍼 앱/서비스’가 된 토스나 카카오페이보다 담보대출 비교 플랫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뱅크몰은 이에 관해,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자사만의 담보대출 비교 알고리즘으로 인한 정확도와 특화된 서비스에 대한 차이 때문이라 분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국내 영업점포 수(올 3월 말 기준)는 KB국민은행 874개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740개), 우리은행(768개), 하나은행(607개), SC제일은행(189개) 순으로 영업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영업점포 수가 가장 적음에도 담보대출 비교 플랫폼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인력 및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있고, 대면 영업점포도 최소한으로 운영하며 실리를 찾고 있다. 이로써 전년도 같은 분기의 온라인 대출 모집법인 대출 취급금액 공시자료를 기준으로 무려 2,511%가 성장했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현재 SC제일은행은 지방은행을 제외한 1금융권 은행 중에서 가장 많은 플랫폼 업체와 업무 제휴를 맺고 있으며, 이 같은 공시자료는 현재 대출비교 플랫폼 시장의 객관적 지표로 참고할만하다.

이후로도 대출비교 플랫폼의 성장과 시장경쟁은 점차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까지 국내 주요 은행들의 대출비교 플랫폼 참여는 저조한 편이나, 금융소비자의 높아진 안목을 맞추기 위해서는 이들 플랫폼 업체와의 협업이 불가피해보인다.

금융회사에게도 대출비교 서비스 협업은 영업 및 마케팅 비용을 절감해 소비자에게 금리 혜택 등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소비자는 대출 서비스에서 편의성과 경제성을 모두 얻게 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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